KIA-SK 대형 빅딜…우승과 미래를 동시에 노림수 성공할까
KIA-SK 대형 빅딜…우승과 미래를 동시에 노림수 성공할까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3-05-14 08:50
  • 승인 2013.05.14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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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 앤서니 앞 등판 셋업맨 역할 
4번타자 김상현 첫날부터 홈런포 발동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모처럼 만에 KIA와 SK가 시즌초반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해 그 효과를 두고 관심사가 뜨겁다.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김상현을 내놨고 SK역시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송은범을 맞바꿨다. 특히 KIA는 불펜을 확보하게 돼 이번 트레이드에서 승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김상현이 SK 유니폼을 입자마자 홈런포를 터트리면서 양팀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게 됐다. 다만 양측이 윈윈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흐름에 미칠 파장을 놓고 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일 KIA와 SK는 거포 김상현, 좌완 진해수를 내주고 우완 송은범과 신승현을 받는 2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KIA는 불펜문제를 해결했고 SK역시 오른손 거포를 보강했다. 모두 우승을 위한 과감한 베팅이었다.

그간 KIA 불펜에는 강한 투수가 없었다. 선발투수에서 앤서니까지 이어주는 2이닝을 담당할 수 있는 불펜이 절대적으로 허약했다. 최근까지 노장 최향남이 버텼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2군으로 물러났고 유동훈도 기복이 심했다. 진해수와 박경태의 좌투라인도 극심한 부진을 보였고 박지훈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신인 박준표는 프로의 벽을 실감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되자 선동렬 KIA 감독과 구단은 우승을 향한 불펜강화를 위해 전방위적인 트레이드에 나섰고 SK와 합의에 이르면서 송은범과 신승현을 받아드리게 됐다.

선 감독은 “SK와 KIA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 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마운드 안정이 필요한 우리 팀과 타선보강이 시급한 SK 모두 필요충분조건을 맞췄다”면서 “김상현을 보낸 것은 아깝지만 SK입장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투수를 출혈했기 때문에 윈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반면 이번 트레이드에서 오른손 거포 김상현과 진해수를 데려온 SK 역시 올 들어 급감한 득점력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는 현재 최정이 나홀로 맹타를 터트리고 있지만 중심타자 부족으로 득점력이 빈약하다. 박정권은 1할9푼2리로 부진했고 조인성과 정상호도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김상현의 영입으로 한층 강화된 타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만수 SK 감독은 “이호준이 빠져나간 공백을 채워줄 4번 타자가 필요했다”면서 “팀 구성상 좌타자 위주라 오른손타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단행한 트레이드다. 김상현이 가세해 젊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아 우세 평가 속 SK 먼저 웃다

이번 트레이드를 놓고 KIA가 우세하다는 평가 속에 거포 김상현이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자마자 홈런포를 날리며 SK에 화답했다.

SK는 지난 7일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에서 두산을 상대로 8대 3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에이스 김광현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과 함께 이적생 김상현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더욱 빛났다. 특히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던 김상현이 ‘Again 2009’를 연상시킬 정도로 맹타를 날리면서 SK 타선 역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무서움을 보여줬다. 이는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해 득점기회를 모색해오던 무기력한 공격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 김상현 선수 <뉴시스>
이날 이재우가 팔꿈치 통증으로 일찌감치 내려가면서 두산 마운드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김상현의 합류가 SK 선수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자극제가 된 모양새다. 이에 전문가들은 침묵하던 SK 타선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평가했다.

SK로 넘어온 진해수도 불펜 강화를 위해 투입돼 지난 8일 데뷔전을 치렀다. 물론 이날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사사구 1실점을 기록하며 다소 불안한 제구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 감독은 앞서 “그동안 송은범 없이 했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면서 “진해수는 심성이 착하다. 더 담력이 있어야 하는데 긍정의 마인드를 갖기를 바란다. 145km 이상의 빠른 공을 지녔는데 그 강점을 잘 살려야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SK는 최근 박희수가 복귀해 마무리 고정을 맡으면서 불펜이 안정감을 찾고 중간 계투가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왼손’ 진해수가 연착륙을 할 경우 SK로는 더욱 단단해진 허리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KIA 송은범으로 우승 퍼즐완성

이번 트레이드의 최대 수혜자인 KIA는 약점을 보강했을 뿐만 아니라 고민거리였던 외야 교통정리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평가다.

올 시즌 KIA는 이용규와 김주찬이 외야 두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김상현, 나지완, 김원섭, 신종길 등 4명의 선수들이 포지션 경쟁을 벌였다. 이중 신종길은 올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나지완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거포로, 김원섭은 지난 겨울 FA계약을 맺으며 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백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반해 김상현은 2009년 KIA로 이적한 뒤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까지 수상했지만 잦은 부상이 문제가 됐다. 결국 KIA는 김상현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면서 외야 자원 정리를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KIA는 SK로부터 송은범을 받아오면서 헐거워진 불펜을 강화하는 큰 소득을 얻었다. 송은범은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투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 역시 부상이 잦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만 2007년 이후 매년 70이닝 이상으로 소화하고 있어 KIA의 고민을 말끔히 해소했다.

▲ 송은범 선수 <뉴시스>
송은범과 함께 KIA에 새 둥지를 튼 신승현 역시 사이드암스로 투수라는 점에서 선 감독의 기대가 크다. 보통 ‘옆구리 투수’라고도 하는 사이드암스로 투수는 좌완 투수 못지 않게 희소성을 갖고 있다. 특이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변형된 궤적의 공은 타자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신승현은 지난 6년 동안 큰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투수로서 한창 물이 오를 시기인 30세 밖에 되지 않은 데다 최근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현재 경력차이를 보이고 있는 KIA 사이드암스로 투수인 베테랑 유동훈(36)과 신인 박준표(21) 사이에서 허리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빅딜의 최대 관심사였던 김상현과 송은범은 모두 올 시즌 후 FA자격을 얻게 된다. 한국 프로야구의 FA제도는 개방형이 아닌 원 소속팀 우선 협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에 송은범을 얻은 KIA와 김상현을 확보한 SK 역시 미래를 위해 이들을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래를 위해 FA시장 선점

KIA는 송은범과의 협상이 틀어지더라도 최소한 그의 올 시즌 연봉(4억8000만 원)의 2배와 선수 1명이라는 수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김주찬을 4년간 50억 원에 영입한 KIA로 볼 때 송은범은 내년 시즌에도 KIA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시즌 후 FA 윤석민을 잃더라도 보험용으로 송은범을 잡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SK도 김상현이 5년 이상 뛸 수 있다고 밝혀 FA 이후에도 김상현을 장기적으로 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양팀은 빅딜을 끝내고 시즌 우승을 향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아직 손익계산을 따져보기에는 이르지만 충분히 서로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점과 예비 FA를 트레이드해 미리 대체 전력을 확보한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이에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SK와 만년 우승후보로써 뚜렷한 결과를 만들지 못한 KIA가 우승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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