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진과 프로필 게재…적나라한 후기도 남겨
[일요서울ㅣ최은서 기자]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공략한 성매매 업소가 서울 강남 일대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단속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변종 성매매업소들이 전통적 집창촌이 주춤하는 사이를 틈 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 특히 은밀한 영업을 위해 오피스텔에서 소규모로 이뤄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들 업소들은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짧은 시간에 성매매가 가능하고 보다 싼 가격으로 직장인 남성을 ‘유혹’한다. 이들 업소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 여성들의 프로필 사진을 게시하고 적나라한 후기를 남길 수 있는 게시판까지 마련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이들 업소에 현황파악 조차 쉽지 않아 경찰은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가 성매매로 얼룩지고 있다. 서울 강남의 논현역, 선릉역, 역삼역, 삼성역 등 사무실이 몰려 있는 강남 일대 주요 역 주변 오피스텔에 신·변종 업소들이 속속 자리 잡고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대낮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공략한 ‘퀵 성매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사무실 인근 오피스텔서 성매매
‘퀵 성매매’는 경찰 단속이 주로 밤에만 이뤄지는 점을 악용해 직장인의 점심시간을 공략하고 있다. 일반적인 성매매 가격의 30~50% 가량을 할인해준다는 ‘주간 할인’을 내세우며 남성 직장인들을 손짓하고 있다.
화대는 보통 오피스텔 성매매의 절반 가격인 10만 원 미만 수준이다. 사이트를 통해 예약하거나 11시 이전에 갈 경우 1만~2만 원 정도를 더 할인 받을 수 있다. 유사성행위만 가능한 곳이 더 많은데 이 경우도 30% 정도의 주간 할인이 이뤄진다.
‘퀵 성매매’는 유사성행위의 경우 15분, 직접적 성매매는 30분 안팎에서 이뤄진다. 회전율이 이른바 ‘퀵서비스’ 수준으로 빠르기 때문에 성매매 업소들이 점점 신·변종 업소로 전환되는 추세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들 오피스 퀵 성매매의 경우 유사성행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유사성행위만 할 경우 점심시간 때는 2만 원 후반, 저녁시간에는 3만 원 중반 정도의 가격이라 비용에 부담이 없어 이들 업소들이 성황을 이루는 것 같다. 직접적 성매매가 이뤄진다고 해도 일반 성매매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가격이 싸고 회사 사무실 인근 오피스텔에 자리 잡고 있어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도 직장인들의 이용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업소들은 “단속은 주로 밤에만 이뤄지니 안심하라” “차량 이용시 1시간 무료주차 제공” “장부 및 전화번호를 절대 저장하지 않고 회원의 안전을 위해 매달 전화번호를 변경하고 있으니 안심하라”며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었다.
주로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주거용 오피스텔을 임대해 놓고 직장인을 상대로 영업을 한다. 이렇게 임대한 오피스텔에서는 소규모로 성매매가 이뤄진다. 3개~10개 미만의 방을 임대해 주간조 야간조로 나눠 성매매를 한다.
이들의 주요 고객은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성매매를 하고자 하는 직장인, 외근을 나온 직장인, 외근 업무가 잦은 영업사원, 영업사원으로부터 점심 접대를 받는 직장인들이다. 이들 업소는 선정적 사진과 연락처가 인쇄된 전단지를 거리에 뿌리거나 외국에 서버를 둔 인터넷 사이트에 가게를 홍보하고 성매매 여성들의 프로필을 게재하는 방법으로 호객행위를 한다.
성매매 업소 홍보사이트
경찰에 따르면 고등학생들이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성매매 정보를 얻어 5~6명 규모로 계를 구성해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를 드나드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또 미성년자들이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성매매에 뛰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오피스텔 성매매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경찰이 성매매 미성년자를 적발하기도 했다.
기자가 발견한 오피스텔 성매매 사이트의 정보란에는 ‘강남 안마’ ‘비강남 안마’ ‘강남 오피’ ‘비강남 오피’로 나눠져 수십여 개의 신·변종 업소를 홍보하고 있었다.
이들 사이트에는 성매매 여성은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서 운영되고 있었으며 성매매 여성들의 프로필과 프로필 사진이 게재돼 있다. 속옷 차림의 프로필 사진 밑으로 예명, 나이, 키, 몸무게, 가슴사이즈, 근무시간, 가능한 콘셉트, 몸매, 서비스 마인드, 애인 모드 가능 여부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이는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골라 업소에 연락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 홍보란에 카카오톡 ID를 적어놓아 카카오톡으로 손쉽게 성매매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점심시간 이용 고객을 위해 주간 조조할인도 명시해 놓았고 입소문 홍보를 염두한 탓인지 후기를 남기는 사람에게 1~2만 원 할인 또는 50% 쿠폰을 지급하는 곳도 있었다.
해당 글 밑에는 이용 문의를 묻는 댓글이 수십여 개가 달려 있었다. 손님들은 적나라한 후기를 올려 또 다른 방문자들의 성매매를 부추기고 있다. 해당 업소명과 성매매 여성의 예명을 제목으로 올린 후 성매매 여성에 대한 평가와 후기가 즐비했다.
성매매 업소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경찰의 단속은 업소 현황을 파악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곳들은 휴대전화나 카카오톡 등으로 예약을 받은 뒤 은밀하게 영업을 해 현장 적발이 과거보다 더 어려워졌다. 현장에 도착하더라도 성행위 장면을 경찰이 직접 목격해야해 적발도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업주들끼리 경찰이 단속을 위해 이용한 번호를 공유하는 등의 방법으로 단속망을 피하고 있다”며 “회원만 상대하는 등 은밀하게 영업해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라고 전했다.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