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남경필 회동설 전모
안철수-남경필 회동설 전모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3-05-13 10:03
  • 승인 2013.05.13 10:03
  • 호수 99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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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개혁 모임 제안 소문…의구심 증폭
▲ 정대웅 기자

‘서로 손해 볼 장사는 아니다’ 평가
양측 “모임제안, 회동 등 다 사실무근”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5선의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과연 만났을까. 아니면 만나지 않았을까. 4월 재보선 이틀 전인 22일, ‘안철수-남경필 회동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그 진위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은 신당 창당, 남 의원은 대중적 주목을 통한 경기도지사 출마’로 보는 분위기다. 더 나아가 양측이 만났다면 ‘서로 손해 볼 장사는 아니다’라는 평이다. 하지만 양측은 “사실무근”이라며 회동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각종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안 의원 측 인사들이 소장파 인사들을 영입대상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철수-남경필 회동설이 불거진 배경을 추적했다.

대한민국 정치사엔 늘 소장파가 존재해왔다. 소장파의 ‘소장'에는 어리고 씩씩하다는 뜻과 함께 정력적이고 원기 왕성하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결국 어떤 조직이나 단체 안에서 주로 젊은 층이 모여 하나의 세력을 이루고 있는 파를 의미한다.

40대 기수론을 일으킨 ‘DJ-YS’ 이후 소장파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가 바로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다. 그는 16대 국회 당시 소장파 의원들로 구성된 ‘미래연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소속 의원 상당수가 낙선하면서 미래연대가 자연스레 해체되자, 17대에서 ‘새정치수요모임’을 만들었다. ‘수요모임’ 대표를 역임하면서 당 개혁을 주창, 원희룡·정병국 의원과 함께 ‘남원정’이란 신조어를 낳는 등 개혁그룹의 간판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권력 확보에만 치중하면서 실패한 모임으로 전락했다.

당내 입지도 좁아졌다. 남 의원은 재기를 위해 원내대표에 출마하려 했으나 ‘짜여진 판에 뛰지 않겠다’며 출마를 포기한 뒤 경기도지사 출마를 내심 노리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5선, 당내 중진으로서 이렇다 할 역할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남 의원의 정치환경이 쉽지 않음을 지적했다.

김성식 전 의원이 연결고리?

이런 가운데 ‘안철수-남경필 회동설' 관련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면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흠집내고, 남 의원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안 의원과 남 의원의 정치 생명에 민감한 소문이 돌면서 두 진영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것.

소문의 골자는 지난달 22일 안 의원 캠프에서 활동했던 김성식 전 의원이 가교 역할을 해 안 의원과 남 의원이 회동을 가졌다는 것. 이 자리에서 남 의원은 안 의원에게 ‘새정치개혁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안 의원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두 의원이 추구하려는 정치개혁에 교집합이 형성돼 있다는 배경 때문에 이러한 소문이 신빙성 있게 나돌고 있다.

실제로 남 의원은 “스스로 정치개혁이 안 되는 우리 정치구조를 바꿔야 할 때가 됐다.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고 국회 권위를 낮춰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그래서 국민 눈치를 보는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개혁은 자기희생만 각오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안 의원도 남 의원의 제안이 나쁘지는 않은 상황. 새 정치 실현을 위해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을 규합해 ‘의원모임’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무소속 의원으로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선 최소 1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은 회동 사실을 부인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재보선 이틀전 만나지도 않았다”며 회동사실을 부인했고, 남 의원 측 관계자 역시 “사실이 아니다”며 “음모”라고 주장했다. 양측이 회동 사실을 부인하면서 결국 소문은 소문으로만 끝난 셈이다.

그러나 양측이 부인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안철수-남경필 회동’이 설로 나도는 것만으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양측이 만났음에도 아닌 척 부인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또 일부에선 남 의원이 안 의원과 함께 모임을 만들어 대중적 주목을 받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란 말이 나돌고 있고,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위해 여권 인사들에게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는 의혹어린 시선도 쏟아지고 있다.

실제 남 의원의 경우 유정복 장관, 원유철 의원, 홍문종 의원 등과 함께 경기도지사 공천권을 놓고 친박진영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공천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입지를 넓히기 위한 행보라는 게 일각의 중론이다. 안 의원 입장에선 신당창당에 여권 인사들의 합류는 천군 만마를 얻는 것과 같다. 또한 신당 창당을 할 시 여권인사들의 합류는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安, 여권 영입 나서나

상황이 이런 가운데 안 의원 측 인사들 사이에서 여권 인사들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정욱 전 의원이 세운 연구소에서 활동했던 주준형 비서관을 영입한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홍 전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소장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홍 전 의원 측에서는 안철수 신당 참여 가능성에서 대해 일단 부정하기보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새누리당에선 과거 민본21 등 소장파 인사들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안 의원 측과 얼마든지 교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안 의원 측에서는 민주당 인사들을 먼저 영입한 뒤 여권 인사들을 향후 영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여권 인사들이 대거 움직여야만 안철수 신당이 더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여권 인사들이 움직일 수는 없지만 향후 정계개편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넘어 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은 공천 여부가 중요하다”며 “당내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얼마든지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 의원은 상임위 배정 문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정무위로 옮겨가고, 안 의원이 복지위로 들어가는 방안에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다. 그러나 강창희 국회의장이 “국회법을 무시했다”며 제동을 걸었다. 국회 사무처 의사국도 안 의원이 제출한 ‘복지위 희망 신청서’에 대해 상임위에는 공석이 없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안 의원의 상임위 문제는 6월 임시국회가 열려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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