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손연재 세계를 매혹하다
블랙스완 손연재 세계를 매혹하다
  • 김종현 기자
  • 입력 2013-05-06 11:26
  • 승인 2013.05.06 11:26
  • 호수 992
  • 50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여신들 세계 속에서 빛나다

전문가들 “이제 손연재는 모두가 경계하는 선수”
피겨여왕 김연아 26년 만에 올림픽 2연패 도전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여신이 감미로운 음악에 맞춰 환상적인 몸짓으로 세계인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피겨여왕 김연아(23)가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부담감을 극복하고 화려한 복귀를 신고했다. 또 국민요정 손연재(19)가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내면서 리듬체조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세계를 감동시킨 두 여신을 만나본다.

대한민국 리듬체조 대표주자 국민요정 손연재가 지난달 28일 페사로 월드컵대회 리본종목에서 은메달을 손에 넣으며 대한민국 리듬체조에 새 역사를 장식했다.

▲ 국민요정 손연재 선수 <뉴시스>
국민요정 대한민국 최초
리듬체조 월드컵 은메달

손연재는 이날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대회 개인 종목별 결선 리본 종목에서 17.483점을 획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위는 멜리티나 스타니우타(17.850점·벨라루스)가 차지했다. 이처럼 한국 선수가 FIG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곤봉에선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한 차례 범해 5위(17.067점)에 머물렀다.

이번 리본 종목 결선에서 손연재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악녀인 오딜을 선택해 아름다운 ‘흑조’로 변신했다. 특히 자신의 장기인 9회전 포에테 피봇을 완벽히 소화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포에테 피봇’은 한쪽다리를 들고 재빨리 턴을 하는 동작을 말한다.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는 포에테 피봇을 한 뒤의 후속 동작에 주력했다.

지난 대회에서 그가 포에테 피봇 후 동작에서 회전이 많아 집중이 잘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와 함께 회전을 줄여 좀 더 안정적인 연기로 수정했다. 실제 손연재는 포에테 피봇을 한 뒤에는 점프를 한 뒤 리본을 토스하는 동작을 간결하게 바꾸면서 음악과 동작의 조화로움을 연출해 냈다.

매년 격차 줄이며 진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청신호

이처럼 대회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손연재는 2010년 시니어 무대에 등장할 때만 해도 세계 정상권과의 현격한 실력차이를 보였지만 매년 그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그는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3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서 11위로 뛰어오르며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5위에 오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손연재의 안무를 담당했던 루시 드미트로바 전 불가리아 심판은 “이제 손연재는 모두가 경계하는 선수”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들어 손연재는 볼·후프·리본·곤봉 네 종목 프로그램을 바꿨다. 올림픽 5위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는 것. 이에 지난달 3일 러시아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자신의 가장 취약한 종목인 곤봉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달 초에는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 리스본 월드컵에서도 볼 종목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쾌조를 보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손연재의 정신력도 한층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26일 예선 볼 종목에서 음악이 끊겨 다시 연기를 해야 하는 탓에 17위에 그치는 악재를 만났지만 다음날 열린 리본과 곤봉에서 완성도 높은 연기로 개인 종합 순위를 13위에서 9위로 끌어 올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는 “손연재는 당장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표현력과 스텝, 포에테 피봇 등은 짧게는 8월 말 세계선수권, 그 다음 2014 인천아시안게임까지 내다볼 수 있는 희망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손연재는 경기 후 “한국 선수로서 월드컵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리본으로 메달을 획득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으니 계속 보완해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내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 리듬체조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후 그의 행보는 더욱 바쁘다. 휴식 없이 곧바로 4일 개막하는 불가리아 소피아 월드컵에 출전한다. 또 10일에는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한다. 이와 함께 6월 갈라쇼를 통해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손연재는 6월 15~16일 고양체육관에서 국내유일 리듬체조 갈라쇼인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3’을 개최할 계획이다.

2014 소피동계올림픽서
파이널 장식

▲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 <뉴시스>
세계 피겨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피겨여왕 김연아는 지난 3월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대회에서 총점 218.31점으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1년 8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그는 지난해 말 NRW 트로피, 올해 1월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석권하며 전혀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김연아에 대해 세계최고 여자 피겨 스케이터이자 20세기 전설인 카타리나 비트는 최근 美 스포츠일러스레이트 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연아는 아름답고 매우 뛰어난 선수다. 게다가 그녀는 운동에 열정을 담아낸다”고 극찬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카롤리나 코스트너(26·이탈리아)도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연아는 현재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고 김연아의 월등한 기량을 인정한 바 있다.

이처럼 세계 피겨여왕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김연아는 지난달 16일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과 직접 만나 다음 시즌 프로그램 구상을 위해 캐나다로 떠났다.

김연아는 오는 6월 말 프로그램에 사용할 곡과 안무를 결정한 뒤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빛 사냥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직후 김연아는 “‘레미제라블’이 너무 좋은 평가를 받아 이를 뛰어넘을 프로그램이 있을지 걱정”이라고 고충을 털어 놓기도 했다.

하지만 피겨여왕 김연아에 대한 전망은 쾌청하다. 전문가들은 올림픽 직전 해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가 금메달을 딴 확률은 무려 77%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피겨스케이팅계는 김연아가 독일 카타리나 비트 이후 26년 만에 올림픽 2연패 달성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상금 전액을 기부해 또 다른 감동을 전했다. 지난달 29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김연아는 2013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우승상금인 4만5000달러(약 5000만 원)를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김연아는 “장애를 가진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 돕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기부 외에도 그는 지금까지 무려 25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기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연아는 오는 6월 21~23일까지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3’을 통해 국내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