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창당 개봉 박두
안철수 신당창당 개봉 박두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3-05-06 10:29
  • 승인 2013.05.06 10:29
  • 호수 992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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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컨트롤 타워’ 3대 라인이 뛴다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변호사 1그룹…금태섭 조광희 정연순 강인철
선거전문가 2그룹…민주당 출신 인사 ‘주축’
정치인 3그룹…새누리·민주·무소속 전현직 6명

[일요서울 | 박형남 기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 국회에서 인사도 잘 못한다고 놀림을 받고 있지만 야권발 정계개편 정국에선 핵뇌관으로 급부상했다. 그 정치권 반응도 지난해 대선 때와는 완전 다른 양상이다. 안 의원이 대선 불출마 했을 때만해도 ‘새정치는 끝났다’는 여론이 대세였으나 이제는 ‘새정치 막이 올랐다’는 분위기로 급반전됐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국회 입성을 선택한 것을 두고 ‘본격적으로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말들이 신빙성 있게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신당 창당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일요서울] 취재 결과 신당 창당을 목적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기 대권 1순위로 거론되는 안 의원의 신당 창당 밑그림을 어떻게 누가 진행하고 있는지를 알아봤다.

“안철수 신당 창당 멤버들이 따로 있는 듯하다”
안 의원 측의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신당 창당 물밑 움직임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민주통합당 입당이 아닌 신당 창당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현재 3개 그룹이 각자 뛰고 있으며, 아직까지 가시적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인사들도 ‘신당 창당하면 들어갈 것이냐’는 말들을 서로 주고받으며 창당에 방점을 뒀다. 창당 시기를 놓고 서로 의견이 엇갈릴 뿐 신당 창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철수측 신당 창당 가닥

실제로 정치권 주변에선 안철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안철수’가 없으면 민주당에 희망은 없는 상태다. 민주당의 혁신이 미흡한데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봤을 때 (민주당에는) 불행하게도 안 의원은 일단 신당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안 의원 간) 피 말리는 개혁 전쟁이 시작됐고, 민주당의 독과점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면서 “현재 그 격전지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의 호남(민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인사들도 ‘민주당 합류 가능성 보다는 신당 창당’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민주당 복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안 의원은 민주당 입당에 관심이 없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정치에 들어올 때부터 새 정치를 한다고 내걸었었고,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새 정치를 이야기 했다. 새 정치를 하려면 새롭게 출발해야한다”고 말했다.
노원병에서 안 의원을 도왔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새 정치를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며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은 세력과 구태 정치인들과 함께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과적으로 정치 상황이 신당 창당 방향으로 만들어져 가고 있다”고 밝혔다.
신당 창당 움직임은 안 의원의 의중과는 관계없이 여러 채널을 통해 물밑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원병 선거 이후 신당 창당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안 의원측 인사들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흘리는 것 뿐 아니라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기자와 만난 정치권 한 인사는 “신당 창당 작업을 같이 하자”며 안철수측 인사로부터 제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신당 창당을 위해 인재 영입에 나선 셈이다.

정책연구소, 신당 구심점

정치권에선 안철수 신당 창당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진보정의당 강동원 의원(전북 남원·순창)이 진보정의당을 탈당하면서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호남발 정계개편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뿐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가시화돼, 정치권에 큰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스기사 참조>
이와 반대로 신당 창당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총선이 코앞에 있다면 뱃지들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의사를 내비치겠지만 현재로서는 움직이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대선 과정에서 보여줬던 모습들을 봤을 때는 여전히 안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강하다는 것.
이러한 논쟁과는 별개로 안 의원 측 내부에서는 신당 창당 작업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한창 진행 중이라는 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안 의원 측 한 관계자는 “10월 재보선 지역이현재로선 수도권과 영남, 충청권이 각각 4곳, 호남이 2곳으로 모두 형이 확정되면 14군데로 늘어난다. 정확한 지역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안 의원 측 ‘출마조’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은 수도권과 호남을 중심으로 출마할 것이다. 박선숙 전 의원, 김성식 전 의원, 하승창 전 실장, 김경록 전 팀장 등이 10월 재보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석형 전 군수 등도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지방선거에 방점을 두고 있다.
또 5월 중 정책 연구소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정당 기반이 없는 안 의원은 연구소를 통해 정책적, 인적 네트워크를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소가 출범한다면 정치혁신, 민생현안 등 정책 중심이 될 것이고 인재 영입 및 양성을 통한 신당 창당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책연구소는 대선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 본부장과 간사를 지낸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홍종호 서울대 교수가 주축이 돼 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노원병 캠프에서 뛰었던 인사들도 대거 연구소로 가거나 외곽조직을 결성하느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결국 정책은 정책연구소에서 제시하고, 조직은 안 의원 측 인사들이 개인적으로 외곽조직을 결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하성 중심 3그룹 밑그림

하지만 안 의원 주변에 신당 창당 밑그림을 그리는데 주축 역할을 하는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안 의원 측 한 관계자에 따르면 세 그룹이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으며, 정하성 고려대 교수가 세 그룹을 컨트롤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장 교수가 신당 창당 작업에 핵심적 역할을 하면서 세 그룹에 오더를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대선 캠프 때부터 손발을 맞춰왔던 변호사 그룹이 신당 창당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금태섭, 조광희, 정연순, 강인철 변호사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대선 때부터 안철수 캠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정치인 그룹으로부터 견제를 받기도 했다. 특히 언론에 안철수 신당 가능성을 흘리며 여론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금태섭 변호사는 한 방송에 출연해 “신당 창당이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 정치라면 정당을 떠나 생각할 수 없으므로 (신당 창당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저희로서는 신당 창당을 한다, 안 한다 하기엔 너무나 가진 것이 부족하고 준비를 더 해야 한다. 때문에 한발자국씩 나가면서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인 그룹도 신당 창당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 의원이 작년 대선 출마선언 전 조언을 구했던 김부겸 전 의원을 비롯해 정장선 김영춘 정태근 홍정욱 전 의원 등이다. 이들은 중도 개혁 성향 정치인 모임이었던 ‘6인회' 멤버들로 안 의원과 각별하다. 이들은 대선 때 안 의원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대선 때 안 의원 캠프에서 활약했던 김성식 전 의원도 6인회 멤버다. 이 외에도 민주당 J 의원 등도 신당 창당 밑그림에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들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선거전문가 그룹도 관여하고 있다. 민주당 출신의 선거전문가들이 대거 모여 선거 전략을 짜고 있다. 이 그룹은 안 의원 노원병 출마 결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이 그룹은 외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비밀리에 움직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호남발 정계개편’ 막 오르나?
강동원 진보정의당 탈당…안철수 신당 탄력받을 수도

진보정의당 강동원 의원이 지난 2일 탈당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설이 나도는 시점이라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북 남원·순창 지역구인 강 의원이 탈당함에 따라 ‘호남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강 의원은 “당분간 무소속으로 활동하겠다”며 안철수 신당 합류설에 선을 그었다. 특히 그는 지역구에 당원이 없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후보를 내세울 수 없는 점과 탈당을 권유하는 지역 민심을 탈당 이유로 손꼽았다.
‘안철수 신당 창달설이 나오는 시점에 탈당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지난해 말 탈당 시기를 ‘총선 1년’이 되는 4월로 예정해놓고 있었지만 4·24 재·보궐선거가 있어 탈당하면 우리 당 소속 후보의 선거에 굉장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재·보선 이후로 미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호남 민심은 ‘민주당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 하는 것”이라며 “어느 정당이 됐건 견제세력이 양립해야 지역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당분간 무소속으로 있다가 안철수 신당이 모습을 갖추게 되면 합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강 의원의 탈당이 당내 의원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고별 간담회에서 “안 의원이 당(신당)을 만들어 민주당을 뿌리째 가져가면 공멸이다. 새 정치에 가장 반(反)하는 ‘의원 빼가기’를 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순간 50점 감점”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상민 의원은 “안철수 신당은 떠도는 소문이며 의원 이탈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의 탈당을 호남발 야권재편과 연결 짓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도 “강 의원의 탈당과 향후 안 의원의 행보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박>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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