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개혁인가 모략인가
불교 개혁인가 모략인가
  • 이광수 기자
  • 입력 2013-05-06 10:05
  • 승인 2013.05.06 10:05
  • 호수 992
  • 2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호스님 vs 조계종 옥신각신

폭언 폭행 난무…조롱거리로 전락

[일요서울ㅣ이광수 기자]지난달 1일 조계종 승려 8명의 억대 도박 의혹을 폭로했던 성호 스님은 자승 스님에 대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과 상습도박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성호스님은 해당 스님들을 퇴출하라고 1인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항간에선 성호스님의 폭언과 폭행을 두고 자질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요서울]은 성호스님과 조계종 입장을 들어 봤다.

지난 1일 오전 11시. 성호스님이 조계사 정문을 거쳐 반대편으로 걸어오면서 1인 시위 열흘째를 알렸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던 조계사 승려들이 제재했고, 이와중에 A 스님이 “군대나 가라. 군대도 안간 X이 무슨 애국타령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군대 기피와 관련해 기자가 묻자 성호 스님은 “기피한 사실이 없다. 나는 김일성을 척결하기 위해 갔다 온 사람이다. 더 이상 묻지 마라. 국방부에 조사해보면 나올 것 아니냐. 기피했는지 안했는지. 이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비쳤다. 재차 군대를 다녀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 그럼, 내가 말을 하잖아”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그는 “내가 소설을 쓰니 뭐니 비방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무고죄로 잡혀가지 않았겠는가”라며 당당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거짓이면 무고죄로 잡혀”

“나는 조계종 종단 전체를 욕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불자들을 욕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비리에 연루된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퇴출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자기네들이 앞장서서 1인 시위를 막는지 모르겠다. 1인 시위는 헌법에 보장한 표현의 자유다. 아무리 자기네들이 내 입을 막는다 하더라도 가려지겠는가? 하물며 내가 내 입을 가려도 소리가 나는데”라며 자신의 시위는 일부 스님들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시위하는 것은 불교가 목탁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그는“지금 사태는 종북불교와 사회 지도층이 과거 룸살롱에 가 성매수 했다는 것이 쟁점이다.  이런 행위는 불교에 대한 모독이고, 부처님에 대한 모독이니 빨리 퇴출하라고 시위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불자들과 더불어 국민들의 조롱거리가 되는 불교계를 지켜만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불교계가 선거 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보였다. 종교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 특정 정당만을 지적하고, 다른 정당은 옹호하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치우치지 말고 잘못한 것이 있으면 경고의 메시지도 보내고, 잘한 것이 있다면 칭찬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라며 당부했다.

 1700년 역사 전통 무시
“제적당해 스님 아니다”

이에 시위를 지켜보던 A 스님은 “성호 스님이 내세우는 종북불교는 극우단체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 모으기 위함이다. 병역을 기피한 인물이 애국을 논하는 것이 화가 난다”고 주장했다.

시위를 지켜보던 B 스님은 “우리 불교는 1700년이나 되는 역사를 지니고 있어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성호스님은 조계종 종단으로부터 제적을 당해 이미 스님 신분도 아니다.

그런데도 승복을 입고 스님인 것 마냥 사찰 내까지 들어와 소동을 벌인 적도 많다. 이것은 불교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 성호스님이 내뱉은 언행이나 행동이 스님들 전체를 표상할까 걱정이다.

이로 인해 불자들이나 국민들에게 좋지 못한 인식을 실제로 심어줘 불교계가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A 스님은 “같은 스님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시위가 계속 되도 민주국가에서 어떤 조치를 할 수 있겠는가.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렇게 안한다. 설득할 수도 없다”고 말해 조계종과 성호스님간의 갈등이 지속될 것을 예고했다.
 

이광수 기자 pizacu@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