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시내티 레즈 우승 청부사…꿈의 4할 타율 눈앞
시즌 후 FA자격 획득…생애최고 향해 ‘고군분투’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최근 신시내티 레즈로 옮긴 추추트레인 추신수(31)가 맹타를 휘두르며 메이저리그 시즌 초반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그는 12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34경기 연속 출루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타율을 3할9푼2리로 끌어올려 꿈의 타율 4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25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3할9푼2리로 끌어 올렸다.
그는 지난해 막판 13경기를 포함해 34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가며 출루율 5할3푼4리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팀 동료인 조이 보토(30) 마저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안타도 31개로 현재까지 1위에 랭크됐다.
추신수는 이날 1회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원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인 오른손 투수 제푸 사마르자가 던진 시속 151㎞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때려 사마르자의 오른손을 맞추고 뒤편 유격수 2루수 쪽으로 향하는 안타를 날렸다. 하지만 후속 타자의 병살 때 2루에서 잡혔다. 3회 1, 2루의 기회에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추신수는 5회 1사 주자 없을 때도 유격수 땅볼로 잡혔다. 7회 1사 이후 타석에 들어서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후속 타자의 병살타로 득점을 올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날 신시내티는 6회 말 터진 토드 프래지어의 솔로포로 1-0으로 승리했다. 13승9패를 기록한 신시내티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0.5경기차 뒤진 2위를 기록했다.
추신수 더 이상의 평가절하 사절
이처럼 추신수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통합 타율 4위, 출루율 1위, OPS(출루율+장타율) 4위, 안타 1위, 득점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국내외 언론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계약 금액과 관련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생애 첫 올스타전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항간에는 시장 추세를 봤을 때 FA 계약 총액이 1억 달러 이상의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추신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지난 24일까지의 성적을 기준으로 발표된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의 선수평가에서 인사이드 엣지 레이팅에서 1위에 선정됐다.
또 레이팅에서는 3위, 엘리아스 레이팅에서도 4위, 베이스볼 앤상클로피디어에서는 2위를 차지해 4곳 평균 랭킹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전부터 정상급 선수의 기량을 보여 왔다. 2012시즌까지 그의 통산 조정 OPS(파크팩터를 고려한 OPS 수치)는 132인데 1933년 첫 올스타전이 시작된 이후 올스타에 선정되지 않은 선수 역대 4위의 기록이다. 여기에 추신수는 2009시즌과 2010시즌에는 2년 연속 타율 3할에 20홈런-20도루도 달성한 바 있다. 특히 2010시즌에는 팀에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찍고 20홈런 이상을 올렸다.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서도 14위에 올랐다.
이 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속팀의 부진으로 인해 평가 절하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추신수는 2006년 시애틀에서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 됐는데 이때부터 클리블랜드의 팀 성적은 추신수 개인성적을 따라 주지 않았다.
2007시즌까지 황금기를 누렸던 클리블랜드는 당시 C.C.사바시아와 로베르토 에르난데스가 각각 19승을 올렸고 빅터 마르티네스와 트래비스 헤프너 등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도 5명에 달했지만 이후 구단 운용 방향을 선회해 2008시즌 도중 에이스 C.C.사바시아를 밀워키로, 2009년에는 2008시즌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클리프 리도 필라델피아로 보내는 등 갈수록 추신수의 지원군은 미비해져 갔다.
결국 추신수의 개인성적이 좋아도 팀 성적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현지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버렸다.
그러나 신시내티가 지난해 12월 리드오프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추신수를 영입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유망주 빌리 해밀턴을 의식한 1년짜리 카드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추신수는 구단의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시키고 있다. 지난해 신시내티 1번 타자들의 성적 총합은 타율 2할8리와 출루율 2할5푼4리로 극히 저조했다. 이점을 감안할 때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추신수의 타율과 출루율은 지난해 신시내티의 약점이었던 리드오프 문제를 말끔히 해소했다는 평가다.
미국 CBS스포츠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지난 23일 ‘스톡워치’라는 연재물을 통해 추신수를 ‘불 마켓’으로 분류했다. ‘불 마켓’이란 앞으로 강세가 예상되는 시장을 뜻하는 주식 용어다.
헤이먼은 “신시내티가 지난겨울 낸 획기적인 아이디어 중 한 가지는 주 라이벌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부터 추신수를 영입한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또 올 시즌 추신수의 타율과 홈런, 타점을 소개하며 “추신수의 활약으로 신시내티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추신수와 신시내티 구단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스티 베이커(64) 감독 역시 추신수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베이커 감독은 이날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등 지역 취재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올해 전체를 통틀어 추신수에게 큰 인상을 받고 있다”면서 “그는 최근 매우 뜨거웠다. 리드오프 자리에서 그의 최근 활약 이상을 하기는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기에 해밀턴이 올해 첫 트리플A 무대서 타율 2할3푼, OPS 5할9푼4리로 부진하면서 추신수와 신시내티의 인연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완전체 추신수 왼손 투수 약점 과제
그러나 타격의 정확성과 파워, 주루플레이, 수비 등 완전체로 진화하고 있는 추신수에게도 왼손 투수 극복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추신수는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줄곧 왼손 투수에게 발목을 잡혔다. 통산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2할5푼에 머물러 있다. 반면 오른손 투수 상대 통산 타율은 3할1푼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통산 타율(2할9푼1리)을 까먹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는 이번 시즌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폭발적인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추신수는 왼손 투수 상대 전적이 여전히 부진하다. 시즌 초반이여서 표본이 많지 않지만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22타수 6안타 타율 2할7푼3리에 그친 반면 오른손 투수 상대 타율은 4할3푼5리를 기록하고 있다.
추신수가 이번 시즌에서 왼손 투수의 약점을 해결한다면 꿈의 타율인 4할을 넘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추신수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시즌초반부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생애 최고 시즌을 행해 달려가고 있는 만큼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는 완전체로 진화된 모습을 기대해 본다.
todida@ilyoseoul.co.k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