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로 배 불린 GS
일감 몰아주기로 배 불린 GS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4-29 10:12
  • 승인 2013.04.29 10:12
  • 호수 991
  • 2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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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로 북치고 장구치고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GS그룹(회장 허창수)이 부당한 거래를 통해 오너일가의 배를 불린 것으로 드러나 사정당국의 조사가 실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GS와 내부거래를 해온 20개 계열사의 지분 중 30% 이상이 오너일가의 소유인 것은 물론 이중 8개 업체의 지분을 모두 오너 일가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결국 GS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로 이들은 연간 20억 원의 배당수익을 올리는가 하면 투자액 대비 10배가 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나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계열사 지분 100% GS家 소유
부당거래로 수십억 원 배당금 챙겨…

허 회장의 동생 회사로 알려진 GS네오텍(회장 허정수)의 지난해 매출액 6047억 원 중 3922억 원이 GS건설 등 계열사와의 거래로 이뤄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보통신·기계·전기 설비·환경 분야 서비스 업체인 GS네오텍은 지난 4년간 매출이 50%이상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는데 이면에는 대기업인 GS그룹의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GS네오텍의 내부거래 금액은 2009년 2078억 원에서 2010년 2224억 원, 2011년 3016억 원, 2012년 3922억 원으로 급속도로 물살을 탔다. 특히 지난해에는 2011년에 비해 7%나 높아진 수치로 내부거래비율이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은 최근 4년간 연간 1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그는 GS네오텍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까닭에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191억 원 가운데 60%가 넘는 120억 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GS ITM(대표이사 정연귀) 역시 GS그룹 계열사 거래 비중이 매출액의 80% 이상에 달한다. IT계열의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GS ITM은 설립년도인 2006년부터 그룹 계열사 매출액 비중이 77%에 육박했으며 2008년에는 최대 91%까지 기록했다. 이들은 GS그룹 계열사의 소프트웨어 공급 및 시스템 구축을 모두 도맡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006년 설립 당시 자산 182억 원, 매출액 292억 원, 당기순이익 10억 원 이었던 수치가 2011년에는 각각 408억 원, 1201억 원, 54억 원을 기록했다.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로 매출과 순이익이 급속도로 증가한 까닭에 GS ITM의 대주주들은 연간 20억 원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방계 4세들 놀이터

더욱 큰 문제는 GS ITM의 대주주가 모두 GS그룹 오너일가라는 것이다. 직·방계 4세들의 놀이터로 알려진 만큼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더욱 가관이라는 지적이다.

GS ITM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이자 허창수 회장과 오촌 관계에 있는 허서홍씨가 지분률 22.7%로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허 회장과 또 다른 오촌 관계에 놓인 허선홍씨가 지분률 12.7%를 지녔다. 나머지 지분 역시 허 회장의 아들 허윤홍 GS건설 상무를 비롯해 친인척들이 모두 소유하고 있다. 즉 GS ITM의 지분은 오너일가가 100% 보유하고 있다.

결국 GS그룹 4세들과 친인척들은 배당금과 주식가치 상승으로 투자액 대비 10배가 넘는 배당금을 챙겼다. 허서홍씨의 경우 6억8000만 원을 투자해 85억 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허윤홍 상무는 2억5000만 원을 투자해 31억 원의 수익금을 챙겼다. 하지만 해당 수익에 대한 증여세는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논란에 GS ITM 측은 “대기업인 GS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는 생각해 왔다”며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서는 정부시책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S그룹은 내부거래 논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GS그룹 관계자는 “공정위 발표 자료를 보면 내부거래로 표현되는 비중이 다른 그룹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전체 비중의 3.3% 가량밖에 안되는데 GS가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말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점차적으로 내부거래 비중을 더욱 줄이고 경쟁 입찰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GS는 허창수 회장과 가족들의 지분이 43.22%를 차지하고 있으며, GS 오너일가는 총 20개 계열사 지분을 30%이상씩 가지고 있다. 특히 GS네오텍과 보헌개발, 승산, 코스모정밀화학 등 8개 사의 경우 지분의 100%를 모두 오너일가가 소유했다.

이에 따라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세웠던 ‘재벌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넘는 계열사의 부당한 거래 여부에 따른 처벌 강화 법안’이 통과됐을 경우 GS그룹은 안팎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24일 공정위가 과다한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판단, 해당 규제를 제외키로 해 GS가 한시름 놓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기존대로라면 GS그룹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겠지만 30% 이상 부당 내부거래 관여를 추정하는 개정안이 과잉규제 논란으로 삭제되며 GS는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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