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신소 4·24 재보궐 선거 뒷조사까지
흥신소 4·24 재보궐 선거 뒷조사까지
  • 이광수 기자
  • 입력 2013-04-22 10:25
  • 승인 2013.04.22 10:25
  • 호수 990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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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행위 조장하고 선거 파파라치로 둔갑
▲ 정대웅 기자

 “와인부터 돈 뿌리는 장면까지 잡아달라”
  불법선거로 낙마된 후보 다시 출마해

[일요서울ㅣ이광수 기자]4월 24일 재보궐 선거를 앞둔 현재. 상대 후보 진영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는 불법선거를 막기 위해 흥신소를 이용하는 일들이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가 5년 전 불법선거로 당선 후 낙마 되었던 사실이 있기 때문에, 상대진영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실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의뢰를 받은 흥신소는 선거 파파라치로 위장하여 뒷조사를 감행하고 있어.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 간에 서로 다른 방식의 불법적 행위가 계속 되고 있어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일요서울]은 제보자를 만나 그 내막을 들춰봤다.

재보궐 선거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 의원 등이 임기 중 사퇴, 사망, 실형 선고 등으로 인해 그 직위를 잃어 공석 상태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궐위(闕位)라고 한다. 보궐 선거는 궐위를 메우기 위해 치러지며 재선거와 달리 법원으로부터의 당선무효 판결이 없이 의원이 사퇴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깨끗한 선거를 위한 명분 달콤한 제의
자신이 흥신소 업자일 수도 해당 고용인에 선거 파파라치일 수도 있다던 K씨는 현재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 지방에서 4·24 재보궐 선거의 대한 의뢰를 받았다. 인터넷을 통해 흥신소를 찾던 의뢰인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주소를 따라서 연락도 없이 우리를 찾아왔다. 일차적으로 미팅을 끝내고, 지방에서 담당자가 올라와서 세부적인 사항을 전달 받고, 일에 착수했다”며 의뢰인은 철저하게 하수인들만을 보내 일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의뢰에 대한 내용은 이렇다. 4·24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자가 불법선거를 자행하고 있어, 돈을 뿌리는 장면을 포착해달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흥신소로써 뒷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 파파라치’가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불법선거를 막는 일이기 때문에 흔쾌히 제의를 받아드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의뢰인 쪽에서는 본인 후보자가 유력한 당선 후본데, 상대가 돈을 뿌리고 다녀 우리에게 의뢰를 한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 뒷조사를 하는 후보는 5년 전에도 불법선거를 해. 당선 후 낙마한 사실이 있어 상대진영에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 같다”며 선거철 불법선거에 대한 의혹을 가시화 시켰다.

K씨는“이전에 당선자는 택시기사를 이용해 돈을 전달했다고 한다. 쉽게 말해 택시기사가 당선자의 연결책인 셈이다. 택시기사는 운전을 하면서 중간, 중간 마을 대표자들이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전달하고, 돈을 받은 자들은 마을에 가 주민들에게 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와인병도 돌린다”며 뇌물을 전달하는 노선을 설명했다.  

같은 지역 소문날까 타 지역 흥신소 의뢰해
의뢰인은 오로지 상대진영에 불법선거 운동을 막기 위해 자신(흥신소)들을 고용했다는 K씨는 “지방에 내려가 열흘 정도 후보자의 배우자와 수행비서 뒤를 쫓아 다녔다. 후보자 본인이 직접 돈을 전달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또 돈을 전달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에 후보자의 이름이나 지역을 말하기 조심스러운 것이다” 직접증거가 포착될 시 선관위와 언론에 공개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전국에 흥신소가 2000여 개에 달한다. 굳이 해당지역 흥신소를 찾지 않고, 수도권 흥신소를 찾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K씨는 “간단하다. 해당 지역의 흥신소에 의뢰를 하면 소문이 돌기 쉬워 선거에 지장이 될 것을 염려하여 타 지역 흥신소를 찾는 것이다”며 “의뢰인은 이전 선거 때 상대 후보자를 미행해봤지만, 직접증거를 찾을 수 없어 선거에서 패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의뢰를 한 것이다.

또 의뢰인은 우리(흥신소)와 연결고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 부득이하게 걸렸을 시에 선거 파파라치라고 하라고 했다”며 “우리 또한 뒷조사가 아닌 불법선거 근절을 위해 일을 착수 한 것이라 경찰에 걸려도 선거 파파라치라고 하면 무방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선거 파파라치는 표파라치와 선파라치로 나뉜다. 이들은 선거 철 위반 장면을 고발하는 일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 것이다.

선거철 미행, 뒷조사 비일비재
흥신소를 운영하기 전 경호업체를 운영했다는 K씨는 “예전에는 선거철 미행, 뒷조사는 경호업체에 많이 의뢰가 들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흥신소를 찾아 의뢰를 많이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상대후보 헐뜯기 식 선거방식이 성행함을 입증시켰다.

의뢰금은 얼마나 받느냐고 묻자 K씨는 “이번 건과 같은 경우에는 일당 50만 원을 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선거 파파라치로 위장했기 때문에 돈을 받지 않고 움직인다”며 “대신에 불법선거 고발자에 대해 포상금이 나온다. 최대 5억까지 포상금이 나온다고 들었다”며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어떤 식으로 돈을 전달하는 광경을 포착하느냐고 묻자 K씨는 “현실적으로 돈을 주고, 받는 광경을 포착하기란 힘들다. 때문에 의뢰인 쪽에서는 누가 누구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들의 차번호, 활동범위를 우리에게 말해준다. 그러면 우리가 그들의 뒤를 밟는 형태이다.”

또 그는“선거를 앞두고 3~4일은 대놓고 따라 다닌다. 불법선거를 자행하는 후보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그렇게 되면 돈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돈을)‘뿌릴테면 뿌려봐라’는 식으로 대놓고 따라다닌다. 돈을 전달하는 광경을 포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리가 쫓아다니는 낌새를 느끼면 상대 진영에선 돈을 전달하지 못하니 의뢰인 쪽에서는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흥신소를 찾는 의뢰인들이 다양해지면서 흥신소 자체가 불법이지만 합법적 형태로 보이게끔 위장하여 단속망을 피해가고 있다. 또한 이를 악용하여 선거를 자신의 진영에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악한 자를 바라보고 귀 기울이는 것이 악의 시작이다.” 라는 공자의 말처럼 악을 막기 위한 그들의 정당하다는 악은 자신의 실리만을 위한, 서로 다른 방식의 불법선거의 행태가 아닐까.
 

이광수 기자 pizacu@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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