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이면 얼굴이 바뀐다
2~3일이면 얼굴이 바뀐다
  • 박경민 프리라이터 
  • 입력 2003-09-18 09:00
  • 승인 2003.09.1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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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적게 들고 ‘포인트’만 살짝 시술 … 큰 티 나지 않아 일석이조일정 기간 지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 … 외모지상주의 강화 우려직장인들 사이에서 초단기 성형시술인 일명 ‘쁘띠성형’이 유행하고 있다. 수술하지 않고 코를 높이는 주사를 맞는다든가, 2~3일만에 턱을 갸름하게 보이게 하는 부분성형이 크게 번지고 있는 것. 짧은 시간 안에 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여성들이나 미시 캐리어 우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성형수술이 대중화됨에 따라 ‘단체로 할테니 할인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새로운 풍속도가 빚어지고 있다. 달라지는 성형문화, 그 이면을 취재했다. ‘쁘띠(petit)’란 불어로 ‘작은’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견적’과 ‘공사’로 불리던 비교적 규모가 큰(?) 성형수술과는 달리 작은 부분을 빠르게 성형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쁘띠성형은 시간이 적게 들 뿐만 아니라 주요 ‘포인트’만을 살짝 시술하기 때문에 큰 티가 나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가장 대표적인 쁘띠성형은 코 높이기와 입술성형, 그리고 쌍꺼풀이다. ‘칼을 대지 않고 어떻게 성형을 하나?’라고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성형술의 눈부신 발전 덕에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일명 ‘펠레인’이라고 불리는 물질이 콧대를 높이는데 사용된다. 마취 테이브를 붙여 마취를 한 뒤 이 물질을 주사하면 약 10분 안에 자연스럽게 콧대가 높아진다. 흉터도 없고 시간도 짧기 때문에 직장 여성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시술을 받기도 한다는 것. 다만 2~3일간 코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안경의 착용이 금지된다. 특히 펠레인은 시간이 흐르면 몸 속으로 흡수되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인기가 매우 높다. 흔히 주름을 없앨 때 사용되는 보톡스는 종아리의 근육을 줄이거나 턱을 교정하는데도 많이 사용된다. 얇고 갸름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입술을 보다 두툼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레스틸렌’을 사용한다.

쌍꺼풀도 쁘띠 성형이 가능하다. 눈꺼풀에 선을 따라 미세한 바늘구멍을 내고 이곳을 실로 묶어주면 자연스럽게 쌍꺼풀이 생기는 원리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박모(여·27)씨는 최근 눈과 입술, 코를 순차적으로 시술받아 일주일만에 ‘재탄생’ 한 경우. “학생들처럼 방학이 있는 것도 아닌 직장인들이 성형수술을 많이 받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또 조직 생활을 하면서 지나치게 외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상사로부터 ‘업무에 방해가 된다’며 눈총을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쁘띠 성형은 이런 염려가 없어 좋다.”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최모(23)양은 유난히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수술 후의 모습에 대해 타인들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에 무척 스트레스를 받을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쁘띠성형. 최양은 “보일 듯 말 듯 살짝 성형을 할 수 있고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쁘띠성형을 선택하게 됐다”며 “수술 후 남자 사원들이 가끔씩 고개를 갸우뚱하긴 하지만 ‘수술했냐’는 말을 듣지는 못했다”며 즐거워했다. 또 이런 쁘띠성형은 연예인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의 성형 사실은 늘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마련이며 때로는 스포츠 신문을 장식하기도 해 여간 민망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자연스레 쁘띠성형으로 몰리게 마련. 매우 짧은 시간안에 시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설사 성형 사실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다고 하더라도 시간적 ‘알리바이’를 구성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어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강남 L성형외과 원장 이모씨는 “연예인들 사이에서 소리소문 없이 번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쁘띠성형”이라며 “향후 더욱 많은 사람들이 간편하고 빠른 시술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대부분의 성형시술이 적게는 60만원, 많아야 120만원 정도 수준. 연예인들은 물론이고 직장인들에게도 크게 부담되는 비용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쁘띠성형은 장점이 많은 반면 단점도 있다. 다름 아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주사를 맞거나 시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투입된 주사액이 몸 속으로 흡수되면 자연스럽게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칼을 대는 수술을 받았을 때의 고통과 수술 후 불만족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높은 비용을 따지면 오히려 쁘띠성형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또한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선뜻 큰 돈을 들이지 못하는 여성들이 ‘적은 돈’으로 ‘큰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상담 전화는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쁘띠성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의사들도 없지 않다. ‘외모를 고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것. 결국 쁘띠성형이 외모 지상주의를 더욱 강화하는데 일조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쁘띠성형 열풍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경민 프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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