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귀국했다' 전쟁 안나겠다고?
'이건희 회장 귀국했다' 전쟁 안나겠다고?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4-15 11:15
  • 승인 2013.04.15 11:15
  • 호수 989
  • 30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일 대북위협, 국내경제 문제없나

▲ 사진설명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자료 = 뉴시스>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연일 북한관련 이슈가 언론 및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린 가운데 주식시장까지 그 영향이 전해졌다. 개성공단 중단 소식에 방산주와 경협주의 희비가 엇갈리는가 하면 기업발 악재까지 맞물리며 시장경제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크게 증가하기도 해 혼란의 상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노력이 시급할 전망이다.

김정은 한마디 한마디에 ‘좌지우지’
예측불가 북한에 경제는 미궁 속으로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 3일 기준 21만 원선에 거래됐지만 이틀 후인 5일에는 19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5만5000원 선에서 5만800원까지 하락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대규모 리콜 사태로 자동차업계가 영향을 받은 까닭에 그 영향을 현대·기아차에서도 받고 있는 것이라 입을 모으지만, 일각에서는 대북관계에서 미치는 영향도 없지 않다고 내다본다.

사실 북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 현대이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진행했던 금강산 관광이 막을 내렸으며, 창업주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개성공단의 문을 열기 위해서 1001마리의 소떼를 몰고 휴전선을 허물었다. 이처럼 ‘현대家=북한’이라는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에 이번 북한발 악재의 영향 역시 불가피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처럼 연이어 발생한 기업발 악재는 대북정책과 맞물려 한국 경제를 크게 뒤흔들었다. 전날에 비해 코스피 지수가 1.20%까지 떨어졌던 지난 4일에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4개 종목 중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전 종목이 모두 하락세를 기록할 정도였다.

시장경제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잇따라 불거진 북한 관련 이슈에도 꿈쩍 않던 증시가 최근 들어 영향을 받고 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전쟁도발 위협이 심심찮은 상황에서 북한이 강경한 입장을 표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는 코스피 지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북한의 강경한 입장이 표해지기 전인 지난달 29일까지만 하더라도 2004.89p로 장이 마감됐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 발표 이후인 지난 1일 1995.99p로 0.44%가량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개성공단 중단을 발표한 지난 8일에는 1918.69p까지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철희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등이 기대했던 것만큼 이뤄지지 않은 데다가 중국의 긴축정책과 성장둔화문제까지 겹쳐 시장이 영향을 받은 듯 싶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로 북한이 극적인 전환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 대북문제의 영향은 오래 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승경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역시 외국인 매도세가 증가한 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인의 불감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대응을 완화하며 시장이 차츰 안정을 되찾고 있다”며 “이제는 수습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른 경제적 요인이 없다면 회복기로 돌아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내비쳤다.

북한의 거듭된 협박
‘제발 농담이길…’

이번 사태를 우스갯소리로 넘기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려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인다.

단적인 예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전쟁 발생 가능성으로 한반도가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이건희 회장의 귀국소식에 네티즌들이 이색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올 초 하와이로 출국했던 이 회장은 지난 6일 전용기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삼성그룹의 총수이자 일명 ‘최강 정보력’을 자랑하는 이 회장의 귀국 소식은 북한의 도발에 가슴 졸이던 국민들에게 안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듯 보였다.

다수의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건희 귀국 뉴스가 나오는 순간 전쟁 걱정은 물밀듯 사라졌다”, “전쟁이 일어날까봐 전전긍긍하던 친구가 평온을 되찾았다”, “북한의 도발, 삼성가 근황을 보면 답이 나온다” 등의 마냥 웃지만은 못 할 말들이 쏟아졌다. 향후 며칠 내로 전쟁이 날 상황에 이 회장이 귀국할 리 만무하다는 추측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이 회장이 핵전쟁이나 진도 7 이상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지하벙커를 가지고 있다거나, ‘제12차 보아오포럼’ 참석차 중국으로 출국한 이재용까지 한국에 들어와야 완벽하게 안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재 이 부회장은 귀국했다.

이밖에도 분단 50여년 만에 어렵게 열었던 남과 북의 통로인 개성공단이 막힌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소가 웃을 일’이라며 씁쓸한 웃음까지 짓고 있다는 후문이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