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노래방에 가는 남성들
혼자서 노래방에 가는 남성들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3-04-08 14:50
  • 승인 2013.04.08 14:50
  • 호수 988
  • 4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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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 서준 프리랜서] 혼자서 노래방에 가는 남성들은 대개 두 부류다. 어쩔 수 없이 혼자서 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과 혼자서 가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전자는 대개 돈의 압박이나 함께 노래방을 갈 수 있는 마음 맞는 처지의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자는 좀 다르다. 돈도 있고 함께 갈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혼자 가서 여성과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부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노래방에 혼자 오는 사람들에 대한 노래방과 노래방 도우미 아가씨의 반응은 사뭇 냉랭하다. 한 노래방 도우미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노래방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겁부터 난다. 사회적으로 왕따인 사람들은 나름 마음 속에 콤플렉스를 품고 있는 경우가 많고, 그것이 언제 어떻게 표출될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솔직히 ‘묻지마 살인’ 같은 경우도 모두 그러한 사회적 왕따인 사람들이 저지르는 것이 아닌가. 일단 노래방에 혼자 왔다고 하면 ‘그 방에는 안 들어가겠다’고 하는 것이 대부분 여성들의 반응일 것이다. 이는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돈을 벌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나의 안전이 우선이 아닌가?”
노래방 주인들도 대개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혼자 와서 술을 먹다가 무슨 난동을 부릴지 몰라 그러한 사람들을 받기가 난감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문제가 생기면 경찰을 부르면 될 일이지만, 대부분의 노래방에서 술을 팔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상황에서, 경찰을 부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그런 점에서 아예 혼자오는 손님들에 대해서는 아주 정중한 사과의 말을 하거나 아예 다른 핑계를 대서 그들을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경우도 있다. 아직 혼자 온 사람들에 의한 ‘진상’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특히 그들은 혼자 온다는 사실 자체에 측은한 감정을 보이며 그들에게 더 살갑게 대해주는 경우도 있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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