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감’을 느끼려 하지만…
‘해방감’을 느끼려 하지만…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3-04-08 14:48
  • 승인 2013.04.08 14:48
  • 호수 988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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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핑’의 비밀

[일요서울 ㅣ 서준 프리랜서] 최근 호화별장 성 접대 사건으로 정치권이 떠들썩하다. 일부에서는 ‘포르노 동영상 수준이다’, ‘집단 난교에 버금 간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부분의 사회 지도층들이라는 점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룹 성매매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수년 전 불거진 이른바 ‘스와핑 사건’이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 당시에는 많은 이들에게 낯선 ‘스와핑’이라는 단어는 결국 ‘그룹 성매매’에 다름 아니다. 그 이후 그룹 성매매는 꾸준히 음지의 인터넷 카페들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이에 대한 인식이 약해지고, 소위 ‘사회지도층’들까지도 이러한 변태적인 성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인 것. 도대체 그룹 성매매는 왜 일어나는 것이며, 그곳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그룹 성매매를 체험해봤다는 일부 남성들의 진술을 토대로 요지경 속 세상을 집중 취재했다.

성행위는 인간이 할 수 있는 행위 중에서 가장 은밀한 행위에 속한다. 오로지 단 둘이 밀폐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남자든 여자든 이러한 자신들의 성행위 사실 자체를 잘 드러내지 않으려고 할 뿐만 아니라 특히 이러한 행위를 타인들과 함께 공개적으로 한다는 것 자체를 극히 꺼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룹 섹스의 경우는 이러한 일반적인 사람들의 성향에 정반대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그렇게 타인들과 함께 하는 섹스를 통해서 더욱 쾌감을 느낀다는 것. 도대체 왜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그룹 섹스에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것일까.

그룹섹스 쾌감 느끼는 사람들

수년전까지만 해도 스와핑 모임에 참여했다는 영업자 김모씨는 이를 ‘해방감’이라고 표현한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사실 스와핑의 원래 의미는 아내를 바꿔서 섹스를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실제 자신의 아내를 데리고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섹스 파트너를 데리고 나와 교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들은 이를 받아들여도 실제 아내들은 이를 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렇게 상대의 처음 보는 여성과 섹스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해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사실 남자들은 여자들과는 다르게 처음 보는 여자와도 섹스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회생활에서는 그러한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런 스와핑 모임에서는 오히려 그것을 목적으로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는 것이다. 처음 보는 여자와도 거침없이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평소에 억압되어 있는 마음에 해방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그룹 섹스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 다른 장점은 ‘그룹’이라는 것에 있다. 현장에 있는 여성들 중의 누구와도 섹스가 가능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 여자, 저 여자와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그들만의 장점(?)도 있다.
이 역시도 큰 맥락에서 보자면 사회적인 금기와 연관이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섹스는 한 번에 한명의 이성과 가능하다. 여자들의 질투심이 여러 명과 한꺼번에 하는 섹스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섹스의 현장에서는 이러한 금기마저도 뛰어넘을 수 있다.
김모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룹섹스 현장에서는 자신의 정력만 허락한다면 몇 번이고 다른 여성들과 섹스가 가능하다. 이 여자와 했다가, 저 여자와 하는 일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현실에서 동시에 이렇게 섹스를 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는가. 하지만 그룹 섹스 현장에서는 얼마든지 여성을 바꾸어도 되고, 심지어 두 명의 남성이 한 여성과 즐기는 것도 가능하고 그 반대로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쾌락의 천국’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실제 이를 경험해보지 않아서 그렇지 가능하기만 하다면 이러한 쾌락을 마다할 남성들이 얼마나 될까.”

여성들 특정한 이익 있어야 참여

물론 이러한 그룹섹스의 현장에 참여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아주 가까운 지인들끼리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인터넷 카페를 통한 폐쇄적인 정보교환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 역시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곤 한다. 서로를 검증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여성이 준비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카페에 따라 실제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검증을 하는 경우까지 있다. 물론 대외적으로 명확한 ‘검증’이 아니라 ‘한번 만나보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이러한 과정들이 검증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그룹 섹스의 치명적인 중독성은 어느 정도일까. 또 다른 그룹섹스 경험자인 이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룹섹스의 중독성은 마약에 비슷하다. 물론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이상증세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만큼 중독성은 강하다는 이야기다. 일반 한번 그런 경험을 하게 되면 섹스에 대한 선호도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한 명의 여자로만은 더 이상 만족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명의 여자와 섹스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그룹섹스에 대한 생각이 나게 되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아마도 이번에 고위 공직자 성접대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한번 경험하게 되면 결코 쉽게 잊을 수 없는 게 그룹섹스의 매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그룹섹스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어떤 부류일까.
남성들의 경우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일반적인 남성들인 반면, 여성들은 대개 특정한 이익 때문에 그 자리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것이 사업상의 이익이든, 직접 경제적인 이득이든 간에 섹스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여성들의 경우에는 그러한 공개된 그룹 섹스에 심각할 정도로 중독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다. 그 자리에 참석한 남성들조차 이에 대한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이모씨는 “여성들은 그룹 섹스를 한 후에도 후회를 하는 경우가 있고, 일반적으로는 자주 참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다만 자신들이 꼭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그룹섹스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것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룹 섹스 자체는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보면 지극히 비도덕적인 행위이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성인들 간에 아무런 대가없이 행해지면 이를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특히 그것이 은밀한 공간에서 이뤄지고,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으면 법적인 기준 자체가 없어지게 된다. 모두가 ‘합의’하고 흔쾌하게 그 자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아무런 대가가 없다면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그룹 섹스에 중독된 남성들의 경우에는 향후에는 은밀한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이러한 그룹 섹스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러한 그룹 섹스에 대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건전하고 건강한 성의식을 갖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결국 과도한 음란물에 노출되지 않고, 건강한 성의식을 가지게 되면 이러한 그룹섹스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될 것이고, 설사 그러한 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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