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 지원, 문재인·이해찬 운명 걸렸다
4·24 재보선 지원, 문재인·이해찬 운명 걸렸다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3-04-08 10:33
  • 승인 2013.04.08 10:33
  • 호수 988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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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방 신세냐? 화려한 귀환이냐?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비주류 “선거 지원 당연한 의무”라고 말하지만…
친노 등장 ‘시즌2 대권전쟁’…책임론 벗어나기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요즘 여의도 정가에 친노 주축인 문재인 의원과 이해찬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사격을 두고 많은 말이 떠돈다. 화려한 귀환이냐, 영원한 뒷방신세냐 등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의 승패는 이미 나와 있지만 득표율이 친노의 운명을 가늠할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재보선이 대선 패배 주역들의 복귀 무대로 귀결된다. 여전히 비주류 내에선 “영향력은 없으나 대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친노 주류의 반응은 싸늘하다. 그러나 혹자는 “두 지역은 문 의원과 이 전 대표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무조건 도와야 한다”며 재보선을 두고 ‘친노 재평가’라는 말까지 한다. 결과적으로 4·24 재보선은 친노에게 재기의 기회인 동시에 뒷방 노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

친노의 대표격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과 이해찬 전 대표가 4·24 재보궐 선거를 통해 전면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당초 문 의원과 이 전 대표의 복귀에 비관적이었던 민주통합당 비주류도 “당연한 의무”라며 길을 터줬다.

비주류 대표주자인 김한길 의원은 “영도 선거를 돕는 것이 맞다”며 “내부에서 세력 간 입장이 다른 무리들이 있다고 해도 대외적인 다른 세력과의 선거에서 경쟁할 때는 우리 안의 모든 사람들이 돕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 이면에는 선거 지원까지 비난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더구나 친노를 뒷방신세로 전락시킬 수 있는 분위기도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판단으로 당초 주장했던 2선 후퇴론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친노 재보선은 ‘독배’?

또 민주통합당은 서울 노원병 ‘무공천’을 결정함에 따라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 선거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안철수 전 후보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민주통합당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상실할 위기에 몰렸다는 것. 이 때문에 비주류에서는 두 지역에 연고가 있는 친노 대표주자인 문 의원, 이 전 대표의 ‘전면등장’을 용인했다.

실제 부산 영도는 문 의원이 유년시절을 보냈고, 어머니가 현재 살고 있을 정도로 연고가 깊다. 충남 부여·청양은 이 전 대표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친노 역할론’이 대두됐다. 이런 까닭에 비주류 측에선 대선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문 의원, 이 전 대표를 통해 재보선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문 의원과 이 전 대표 측도 긍정적이다. 문 의원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부산 영도는 새누리당 당세가 막강한 반면 야권은 세력이 약해 어려운 지역”이라며 “야권이 힘을 모으는 게 필요한데 그것도 잘 안 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저도 나름대로 돕기는 해야 하는데 어떻게 도울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 측도 충남 부여·청양 선거 지원을 위해 충남도당과 일정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인석 후보 측 관계자는 “도당에서 이 전 대표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 전 대표가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친노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다. 2곳 모두 열세 지역이기 때문이다. 야권연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패한 곳이다. 민주통합당이 부산 영도에 김비오 후보, 부여·청양에 황인석 후보를 공천했지만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맞대결에서 승산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무성 53.7%, 민주당 김비오 16.9%로 김 후보가 크게 앞섰다. 충남 부여·청양에서도 새누리당 이완구 61.6%, 민주당 황인석 22.1%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통합당은 정당 대결이나 인물 대결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 박근혜 대통령과 친노 맞대결을 구상중이다. 이와 관련 박용진 대변인은 “소속 의원 127명이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의 골목골목에 서 있을 것이고 문 의원도 예외가 아니다”며 “새누리당 김 전 의원의 낙승지역으로 분류되는 영도는 최대접전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결국 지난 대권의 연장선상인 ‘시즌2 대권전쟁’으로 부각시킬 태세다. 이에 따라 친노의 주축인사들이 투입됨에 따라 이로 인해 정치적 상처도 감당해야 될 위기에 놓여 있다. 문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 사격은 그의 앞날을 검증하는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리인 대 문재인 대리인’ 구도가 되기 때문이다.

충남 부여·청양 결과 역시 이 전 대표 의원직 사퇴 등을 요구하는 비주류계의 반격을 차단할 수 있지만 패배할 시 그 충격은 상당하다. 이처럼 불리한 여건에도 문 의원과 이 전 대표는 부산 영도, 충남 청양·부여에서 선전해 반드시 친노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해야하는 절박한 시험대에 서 있다. 4·24 재보선 10일 후에 있을 5·4 전당대회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4·24 재보선의 선전 여부가 5·4 전당대회 판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시 친노는 비주류로부터 대선 패배에 대한 탈당요구는 물론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보선에서 선전을 하면 비주류에서 주장하는 ‘대선패배 책임론’에서 한 발 자유로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내 최대 계파로서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다. 5·4 전당대회에서 친노가 결집을 해 전면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때문에 친노로선 4·24 재보선이 갖는 당내 의미가 상당하다.

비주류, 친노 경계 여전

비주류 일각에서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문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 사격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우려감을 표출하고 있다. 재보선을 통해 친노가 전면에 등장할 시 5·4 전당대회에서 문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친노가 전당대회 분위기를 확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주류인 4선 김영환 의원이 “지난번에 우리가 문재인 후보를 부산 후보로 내세웠지만 패하지 않았나”라며 “(민주통합당)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해보면 아시겠지만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본다”고 비관적으로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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