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국 전 문경시장 자서전 25
신현국 전 문경시장 자서전 25
  • 신현국
  • 입력 2013-04-08 09:12
  • 승인 2013.04.08 09:12
  • 호수 988
  • 2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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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대강 사업
 
- L팀장 : 4대강 사업은 MB정부의 대표사업입니다. 처음에는 운하까지 계획했다가 수정해 추진했지요. 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는 어떠신지요?
▲ 신 : 결론적으로 잘한 사업이라 판단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4대강을 살리는데 역할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22조 원의 예산이 투자됐습니다. 이는 엄청난 예산입니다. 지난번 대선에서 어떤 후보는 잘못된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보(洑)를 부숴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4대강 사업은 4대강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었지요. 역대 정부에서는 4대강을 방치했습니다. 4대강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해방 이후 역대 정부에서 4대강에 투자한 돈이 30조 원도 안됩니다. 그것도 하수종말처리장 건설과 하수도 정비까지 몽땅 합쳐서 그렇습니다. 4대강에서 홍수에 무방비하고 하천 수질이 계속 악화되는 것은 물론 하천에 물이 없어 식수마저 부족했음에도 4대강에 돈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인 치수(治水), 이수(利水)를 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4대강은 농약, 비료·생활하수·산업폐수 유입으로 영양물질이 증가하면서 부영양화(富營養化)가 일어났습니다. 녹조·적조 현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수초(水草)가 하천을 뒤덮었습니다. 하상(河床)이 높아져 여름철만 되면 범람으로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역대 정부에서 돈이 없다고 돈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도로에는 몇 백조 원을 투자하면서 4대강에는 돈을 쓰지 않았습니다. MB정부의 4대강 사업 22조 원은 역대 정부의 4대강에 투자한 돈과 맞먹는 금액입니다. 4대강 사업 현장을 가보십시요. 하상을 정비하였습니다. 하천 유지수가 확보되었습니다. 우려했던 수질 악화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천 생태계 피해도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 L팀장 : 그렇다면 4대강 사업은 계속 추진해야 합니까?
▲ 신 : 물론입니다. MB정부의 4대강 사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우리 문경시만 하더라도 4대강 사업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낙동강 상류지역 중 안동 지역만 정비하고 예산이 없어 문경구간인 영강천은 정비하지 못했습니다. 4대강 사업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4대강 사업에 포함되지 못한 구간까지 확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이 끝나고 나면 소하천 정비 까지 추진해야 됩니다. 물을 살려야 합니다. 강을 살려야 합니다. 그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입니다. 
이수(利水), 치수(治水)에 그치지 않고 물을 살리는 강을 살리는 생수(生水) 차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MB정부의 4대강 사업은 임기 중에 사업을 마무리하려고 너무 졸속으로 추진해 군데군데 부실공사가 이루어졌고 하천의 생태적 가치를 존중하는 생수(生水)차원의 접근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4대강 사업은 이수, 치수는 물론이고 하천의 생태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생수(生水) 차원의 4대강 사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5. 음식물 쓰레기
 
- L팀장 : 지난 1월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됐습니다. 시기상조 아닌가요.
▲ 신 :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방의 사정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의욕이 앞섰습니다. 지금이라도 보완책을 서둘러야 합니다. 음식물쓰레기가 골칫거리입니다. 물기가 많고 냄새가 많이 나지요. 처리도 쉽지 아니합니다. 2013년부터 해양투기도 금지되어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겠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시기상조입니다. 다소 시기가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일선 시·군의 여건이 준비가 안 되어 있지요. 시범 실시를 했는데 문제가 많아요. 분리수거통을 주택가에 설치했는데 용기가 적고 냄새가 나고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재활용품 차원에서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하는 것으로 충분했는데 환경부의 의욕이 앞선 것 같습니다.
 
- L팀장 :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연간 15조 원이라고 하는데 조금 과장된 건 아닌지요.
▲ 신 : 그렇습니다. 많이 과장된 숫자입니다. 몇 년 전까지는 연간 8조 원이라고 하다가 이제는 15조 원이라고 하는데 이해가 안 됩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위한 전략(?) 차원인지는 모르지만 많이 과장된 숫자임에 틀림없습니다. 물론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이 15조 원이라는 게 아니고 음식물로 준비한 자원 중 음식물쓰레기로 낭비되는 자원의 경제적 가치가 15조 원이라는 뜻인데 논리적으로 너무 비약입니다. 
음식물쓰레기가 연간 15조 원이라면 연간 환경부 예산이 5조 원인데 환경부 예산으로 음식물쓰레기 처리도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연간 15조 원이면 국민 1인당 연간 30만 원, 하루에 1인당 1000원 꼴입니다. 과장됐습니다. 부풀려졌습니다. 어떻던 음식물쓰레기는 골칫거리이지요. 각 가정에서 식당에서 먹을 만큼 준비하고 절약하는 게 상책입니다.
 
 
6. 축산폐수
 
- L팀장 : 가축분뇨 문제가 영세축산업가에는 큰 어려움입니다. 현행 축산폐수 규제가 너무 가혹한 게 아닙니까.
▲ 신 : 그렇게 생각합니다. 용어부터가 잘못됐습니다. 축산폐수가 아니라 가축분뇨이어야 합니다. 버려야 하는 폐수가 아니라 땅으로 돌려보내 흙을 기름지게 만들 자원으로 보아야 합니다. 가축분뇨를 산업폐수에 버금가는 폐수로 인식하여 폐수처리 차원에서 접근하면 답이 없습니다. 가축분뇨를 폐수로 인식하면 고농도의 유기성 폐수입니다. 가축분뇨를 산업폐수처럼 처리하려면 엄청난 정화시설이 필요하고 돈도 많이 들게 됩니다. 한우 100두 정도에서 배출되는 가축 분뇨를 산업폐수처럼 정화처리 하려면 정화시설 설치에 5억 원 이상이 소요되고 운영비도 연간 수천만 원이 소요됩니다. 현실성 없는 얘기입니다. 
지금 그렇지 않아도 소값이 떨어져 한우 농가의 어려움이 많은데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현행 환경법에서는 가축분뇨를 축산폐수로 다루고 있습니다.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저도 환경부에 근무할 때는 몰랐습니다. 시장을 해보고 농촌현장을 둘러보니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L팀장 : 가축분뇨는 어떻게 관리해야 되는가요.
▲ 신 : 흙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퇴비화해서 퇴비로 사용해야 됩니다. 땅도 비옥하게 하고 골치 아픈 가축분뇨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농업을 위해서도 가축 분뇨는 과수원이나 논·밭에 넣어야 합니다. 친환경농업의 필수가 가축분뇨를 논·밭에 뿌린다는 얘기입니다. 유기 농업의 전제가 가축분뇨를 땅으로 돌려줘야 합니다. 땅의 산성화를 막고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데 가축 분뇨는 필수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가축분뇨를 축산폐수라 해서 산업폐수처럼 다루는 나라는 없습니다. 가축분뇨를 과수원이나 논·밭에 뿌리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지요. 다만 축산분뇨를 냄새나지 않게 관리하고 주변의 2차 오염이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7. 생태계 문제
 
- L팀장 : 요즈음 시골에 가도 메뚜기·잠자리 제비가 사라졌고 벌과 나비도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 신 : 생태계 피해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제비가 사라지자 소나무 재성충이 활개를 치고 있지요. 벌과 나비의 감소는 농약의 과다 살포 때문이지요. 농약의 과다 살포에 필연적으로 벌과 나비, 메뚜기,  잠자리가 사라졌습니다. 벌과 나비의 개체수 감소는 과수의 결실에 악영향을 미치지요. 2006년 문경의 사과농가에서 A회사 제품의 농약 살포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유해 농약이 벌과 나비의 개체수 감소를 가져왔고 결국 사과 농가는 결실이 되지 않아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나중에 A농약 회사에서 100여개 피해 농가에게 21억 원을 보상했지요. 과다한 농약 사용의 결과로 보입니다. 요즈음 시골에 가보면 생물종의 수가 엄청나게 감소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심각한 수준입니다. 오염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1차 징후가 내성이 약한 종들은 사라지고 반대로 내성이 강한 종들은 오히려 개체수가 늘어나지요. 
지금의 우리 생태계의 변화가 그런 이상 징후이지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최근 나비와 벌들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과수농가들의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요. 실제 사과·배 등 과수농가에서는 인공수정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나비, 벌들의 부족으로 과수의 정상적인 결실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신현국 ilyo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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