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수록 살찌는 켈로그 ‘스페셜 K’?
먹을수록 살찌는 켈로그 ‘스페셜 K’?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4-02 09:51
  • 승인 2013.04.02 09:51
  • 호수 987
  • 3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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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시리얼의 불편한 진실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젊은 여성들의 대표적 다이어트 시리얼 농심켈로그(대표이사 나가오카 케이이치) ‘스페셜 K’ 제품이 체중감량에 있어 오히려 독이 된다는 주장이 일부 블로거의 글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더욱이 낮은 칼로리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광고와는 달리 영양소의 함량이 편중돼 건강을 해칠 수 있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눈 가리고 아웅’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
일반 시리얼 제품과 칼로리 차이 거의 없어

유명 포털사이트에 ‘스페셜 K’를 검색하면 “하루 두 끼 ‘스페셜 K’를 저지방 우유와 함께 먹을 경우 생각 외로 과다한 나트륨과 높은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는 글들이 속속들이 발견된다. 이에 [일요서울] 역시 검색해 본 결과 부작용이나 요요현상 등 이와 유사한 내용의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건강한 몸매와 다이어트는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고단백, 저지방, 저칼로리의 식단을 하루 3번 규칙적으로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우리 몸에 필요한 5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모두가 골고루 공급돼야 한다. 그러나 바쁜 현대인들이 하루 3번의 균형 잡힌 저칼로리 식사를 챙겨먹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리얼이나 영양바 같은 제품들이 대거 출시됐다. 여기에 체중조절 기능을 추가한 다이어트 제품 등도 연달아 인기를 모았다. 이에 업체들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고 낮은 칼로리와 간편함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요서울]이 직접 찾은 서울 소재 3사 대형마트의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코너에는 다이어트를 희망하는 여성들이 제품을 비교하기 위해 줄을 이었다. 매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단기간에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는 TV 광고를 보고 제품을 살펴보기 위해 매장을 직접 찾았다”고 말했다.

저칼로리가 다이어트의 해답은 아니다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스페셜 K’의 열량은 40g 기준 152칼로리다. 저지방 우유 200㎖를 포함하더라도 234칼로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현미밥 한 공기(210g)의 열량 321칼로리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일반적인 한식을 섭취했을 때보다 절반가량 낮은 수치의 칼로리를 섭취하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를 ‘소비자를 우롱한 완벽한 눈속임’이라고 표현했다. 이향숙 쥬비스 본부장은 “다이어트 시리얼은 체중감량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탄수화물과 합성 첨가물로 이뤄져 있다”고 꼬집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단순히 칼로리를 낮게 섭취하기보다는 음식 속에 들어있는 영양소들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다이어트 시리얼 제품은 정제된 탄수화물에 높은 함유량의 당분과 나트륨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우리 몸의 혈당 수치를 높이고 이 영향으로 인슐린 역시 증가해 오히려 지방을 축적시킨다. 인슐린은 포도당의 형태로 전환된 음식을 근육과 간, 세포 등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이와 함께 우리 몸은 인슐린과 당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당분을 요청한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저혈당증 및 당 탐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다이어트를 위해 섭취했던 시리얼이 단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도록 만들고 고혈당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 오히려 살을 찌운다는 분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공식품 속 과도하게 첨가된 식품첨가물이 몸의 면역력을 떨어트리고 간의 기능을 약화시켜 다이어트를 방해한다. 결국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섭취한 시리얼이 오히려 다이어트의 효과를 저하시킨 셈이다.

이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식약청에 확인해 본 결과 현재 우리나라에는 제품의 원재료 함량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해 식약청 관계자는 “사람에 따라 섭취량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 자체를 규정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며 “소비자가 제품의 함유량을 비교해본 뒤 자신의 상황에 맞춰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2주 동안 도전하세요’ 과연 결과는?

이 같은 실상에도 불구하고 ‘스페셜 K’의 광고는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2012년 7월 영국광고심의위원회(ASA)는 ‘스페셜 K’와 우유를 함께 섭취하고 있는 장면에도 불구하고 우유의 칼로리를 제외한 열량을 명시한 점을 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한편으로는 국내 광고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저칼로리 식단임을 강조했지만 40g당 열량이라는 점은 작게 표기돼 소비자들을 혼동케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 끼 분량으로 정한 40g은 식사대용이라기에는 너무 적은 양임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는 의견이다. 이에 결국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 됐다.

서울에 사는 김모(25)씨는 “독한 마음으로 2주간 하루 두 끼를 ‘스페셜 K’로 해결하니 단기적으로는 살이 빠진 듯 보였다”면서도 “시리얼 섭취를 종료한 뒤에는 오히려 전보다 체중이 늘었다. 평생 시리얼만 먹고 살아야 하나”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또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차모(27)씨 역시 “‘스페셜 K’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후 피부 트러블이 늘었다”며 부작용을 호소했다.

이처럼 화학적인 제품은 우리 몸에서 흡수가 잘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부작용이 생긴다는 단점을 지녔다. 이를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아토피 등의 피부 알레르기와 면역력 약화 등을 유발해 다이어트 효과를 저하시킨다.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위염이나 보상심리에 따른 폭식, 기초 대사량 감소, 우울증 등을 함께 동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으로 분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일반 시리얼 제품과 비교했을 때 칼로리의 차이가 거의 없어 소비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든다. 실제 ‘콘푸로스트’ 제품의 열량은 30g에 116칼로리로, ‘스페셜K’와 같은 용량으로 환산했을 경우 154칼로리 가량이다. ‘스페셜K’의 경우 40g당 152칼로리다.

이 같은 논란에 손보드리 365mc 비만클리닉 원장은 “식사대용 제품은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이 아니기에 하루에 한 끼 이상 먹지 않는 것이 좋다”며 “제품마다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설탕과 소금 함량이 높아 오히려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섭취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농심켈로그 측은 “식약청에서 정한 영양기준에 근거해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으로 입증 받은 제품”이라며 “체중조절에 효과가 없고 건강을 해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 없이 유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또 “국내 광고 역시 심의를 통과해 문제가 없다”며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에 40g당 열량과 우유를 함께 섭취했을 때의 열량이 함께 표기돼 있다”고 해명했다.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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