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 서준 프리랜서] 최근 부산의 한 노래주점에서 방을 착각해서 들어온 한 만취녀를 다른 방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여성은 일행들과 술을 마시다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다른 방으로 들어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은 성폭행범의 카드전표로 인해 쉽게 풀렸지만, 문제는 왜 노래주점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느냐는 것.
사실 노래주점 등에서는 실제 업소의 종업원과 손님 사이에는 이러한 ‘룸떡’이라고 불리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 해당 사건의 성폭행범 역시 사건 발발 직후 ‘합의에 의한 것이며, 그 여성이 종업원인 줄 알았다’고 변명을 했다. 일단 이 정도의 변명의 여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일반 노래주점에서 룸떡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부 남성들은 이렇게 룸 안에서 직접하는 성매매에 중독되어 있으며 업소 측에서도 이러한 룸떡을 다소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래주점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는 룸떡에 대해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사실 룸떡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 정설이다. 수년 전부터 성매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자 일부 손님들과 업소에서는 ‘뭐하러 귀찮게 모텔로 이동을 하는가. 그냥 한자리에서 끝내자’는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외부로 이동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노출이 되기 때문에 단속의 가능성도 더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허가 받은 술집에서 술을 먹고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게 되면 아무래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업소 안에는 빈방도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모텔 대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손님의 입장에서도 별도의 모텔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1석 2조인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룸떡의 경우에는 왠지 낯선 곳에서 성매매를 하는 즐거움과 스릴까지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남성들이 이를 즐기기까지 한다. 한 직장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모텔비 들지 않아 남성에겐 1석 2조
“룸떡은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즉석에서 자신의 성욕을 풀 수 있고 일반적이지 않은 곳에서의 섹스이다 보니 한결 흥분의 강도가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행위 전후로 씻지를 못한다는 찝찝함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느끼는 즐거움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또 모텔에 왔다 갔다 하는 시간까지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부남들의 경우에는 늦은 저녁시간까지 시간을 뺄 수도 없고, 또 자칫 샤워를 했다가 비누냄새라도 나게 되면 아내의 의심까지 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차라리 룸떡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노래주점 여종업원들이 이 룸떡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여성들의 경우에는 ‘성매매는 할 수 있지만, 룸 안에서는 하는 것은 정말 싫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나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이 싫다. 그저 남자의 성욕을 푸는 대상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를 든다. 물론 여성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 사실. 하지만 역시나 돈을 내는 남성들이 룸떡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상, 그녀들도 남자손님들의 욕구를 완전히 거절하지는 못한다. 결국 자신도 룸떡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한 노래주점에서 근무하는 김모양과 ‘룸떡’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녀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솔직히 룸 안에서 섹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성들의 상당수가 그것을 원하곤 한다.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룸떡이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성들에게는 꼭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아무리 몸을 파는 직업을 가지고는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배려는 받고 싶은 것이 여성들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남성들이 그렇게 원하면 우리도 어쩔 수는 없다. ‘배려’ 때문에 ‘돈’을 놓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간이 샤워시설 완비 경찰단속 안하나 못하나
일부 노래주점에서는 여성들의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주점 안에 간이 샤워시설을 마련해 놓는 경우도 종종 있다. 청결 상태가 쾌적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손님에 대한 서비스 의욕도 상실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룸떡이 실제 경찰의 단속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노래주점의 경우에는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업소이기 때문에 단속기관의 입장에서도 아무런 영장이나 고발, 혐의가 없이는 함부로 단속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했다가는 자칫 ‘영업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단 고발이나 혐의가 있다면 가능하지만, 룸 안에서 일어나는 두 명의 섹스 행위에 대해서는 누군가 특별한 악의가 없다면 신고를 하기도 힘들고, 설사 현장에 갔더라도 증거가 없으면 이 역시 수사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룸떡은 어떤 점에서 남성들이 성매매를 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점들은 최근 일어나는 성매매 현장에 대한 단속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성매매 당사자들도 수사에 대해서 극도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기 때문에 섣불리 외부에 노출되려고 하지도 않고, 업소에 대한 예약 자체도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은밀하게 하기 때문에 이 역시 수사망에 포착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향후에도 이러한 룸떡을 선호하는 남성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모든 노래 주점에서 이러한 룸떡이 다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남성들이 이를 많이 요구하는 이상, 업소들도 더 이상 이러한 룸떡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수사 당국에서는 이러한 은밀한 성매매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룸떡에 대한 뭔가 특별한 대안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부 고발’에 대해 상당한 포상금을 지불한다든지, 혹은 업주들에 대한 교육과 상시 점검 체제를 갖춤으로 인해서 어느 정도 예방의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만약 이러한 룸떡이 방치된다면, 앞으로도 ‘성매매공화국 대한민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하 룸살롱과 지상 호텔의 연계 성매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곧바로 지하에서 지상으로 성매매를 하기 위해서 올라갈 수가 있고, 이 역시 외부에는 전혀 노출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문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