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당권 장악 시나리오 대공개
친노, 당권 장악 시나리오 대공개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3-04-01 10:42
  • 승인 2013.04.01 10:42
  • 호수 987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한길 대세론’ 무너트릴 대항마 찾았다

김부겸 불출마 선언하자 추미애 카드 ‘만지작’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민주통합당 전당대회가 계파 대결로 치닫고 있다. 김한길 대세론 속에서 친노가 이대로 당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주류인 친노의 입지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돼 친노진영은 ‘김한길 대항마’를 내세우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친노에서는 김부겸 전 의원을 ‘김한길 대항마’로 내세웠지만 불출마를 선언해 당권 접수가 여간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한길 대세론은 더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대세론을 무너트릴 대안은 무엇일까. 바로 추미애 의원이 김한길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컷오프에 통과한 인사들에게 힘이 실어질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김 의원이 당권도전에 실패한다면 친노의 입지는 견고해진다. 반면, 친노대리인이 죽을 쑤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친노의 당권 장악 전략을 들여다봤다. 

▲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민주통합당 당권 경쟁에서 과연 친노의 반격이 성공할까. 그 열쇠는 당사자들이 쥐고 있다. 자신들의 향후 입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친노, 강기정·이용섭 부정적

사실 친노는 지난 대선 패배로 인해 비주류로부터 융단폭격을 맞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나서지 말라’는 게 비주류의 요구다. 대선 패배론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이에 친노에선 김한길 의원도 책임이 있다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당내 역학구도로 볼 때 마땅한 대안이 없다. 하지만 1+1이 때로는 0이 되는 게 정치다.

친노에서는 김부겸 카드를 들이밀었지만 계산대로 되지 않았다. 김 전 의원은 향후 정치인생에 있어, ‘친노 딱지’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부겸 카드가 무산된 뒤, 친노에서는 또 다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 김한길 대항마를 내세우지 못하면 친노 인사들은 ‘뒷방 노인네’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그 동안 김 의원은 친노 대선 패배 책임론을 주장한 만큼 백의종군 압박은 물론 더 나아가 출당을 요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더구나 당권을 장악하면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장악,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친이계 대학살을 했던 것처럼 ‘친노 대학살’을 주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너에 몰린 친노로선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부겸 카드를 제시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는 친노에서 ‘반김한길 카드’로 맞서겠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나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친노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친노의 당권 장악 전략은 무엇일까. 현재 친노에서는 다양한 카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범친노계로 불리는 김부겸 대안으로 이용섭·강기정 카드를 내세우려고 했지만 호남지역 출신인 점과 무게감이 적다는 이유로 꺼려하고 있다. 때문에 친노에선 “이·강 카드로는 김 의원에 대항할 수 없다”며 강기정, 이용섭 카드를 버리겠다는 계산이다. 이 외에도 범친노계 인사인 정세균 의원이 원혜영 의원의 출마를 부추기는 등 다양한 카드를 올려놓고 고심했지만 본인들이 거절하면서 무산됐다. 

문재인-추미애, 교감 있다

현재로서 마땅한 카드가 없는 친노에선 일단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추미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노들의 활동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민주통합당 일각에서는 친노가 김한길 대항마를 띄우려고 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 의원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친노로 분류되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전대 후보 등록은 오는 8, 9일 실시되며 후보가 4명 이상일 경우 12일 예비경선을 통해 본선 진출 후보 3명을 가린다”며 “김 의원의 본선 진출이 확실한 가운데 추미애, 이목희, 이용섭, 강기정 의원 중에 두명이 컷오프를 통과하게 되면 친노에서는 본선 단일화를 추진해 김한길 대항마를 내세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친노에서는 ‘대선 패배론’에 발목이 잡혀 전당대회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는 반면 추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하면 추 의원을 중심으로 단일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징후는 이미 포착되고 있다.

추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두고 친노로부터 잇달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미 친노에서도 나쁘지 않은 카드라는 인식이 강하다. 또 원로인사들로부터도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감한길 대세론’이 당내에 팽배한 상황에서 친노에서는 왜 추 의원을 선택하려고 할까. 계파색이 얕고, 대선을 기점으로 비주류 및 주류와도 가깝게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호남지역 의원실 한 보좌관은 “정세균 전 대표가 강 의원의 출마를 만류했지만 본인이 스스로 나간 상황인 반면, 이 의원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지난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아, 친노로부터 ‘팽’ 당했다. 친노 일부에서는 김 의원 못지 않게 이 의원을 상당히 싫어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 의원의 경우 대선 캠프 때 문 전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또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당과 정면 배치되는 행위를 해 징계를 받았지만 대선 때 문 전 후보는 추 의원과 가깝게 지내면서 그를 다시 봤다”고 귀띔했다.

이어 “추 의원의 경우 친노와 권노갑 고문 등 원로그룹으로부터 출마권유를 받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인물일 뿐 아니라 같은 여성, 수도권이라는 메리트도 있어, 친노가 추 의원을 적극적으로 밀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실제로 추 의원은 문 전 후보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추 의원실 관계자는 “문 전 후보가 도와주겠다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추 의원이 역할이 필요하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친노가 추 의원을 ‘김한길 대항마’로 내세운다면 김한길 대세론도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본선에서 친노가 범친노계 인사들과의 연대를 꿰하고 김한길 대 추미애 구도를 만든다면 해볼만하다는 인식이다. 더구나 여전히 당내 최대 계파는 친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친노계 한 인사는 “중량감, 친노에 대한 대선 패배 책임론 등을 감안하면 김 의원이 가장 앞서지만 여전히 친노가 당내 최대 계파인 만큼 전대를 앞두고 세만 제대로 결집된다면 뒤집기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노인사들은 본선 경쟁이 본격 시작됐을 때 서서히 움직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노 의원실 한 보좌관은 “본선 후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을 때 친노인사들이 대거 뭉쳐 어떤 후보를 밀 것이라는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 현재로선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하면서 물밑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7122love@ilyoseoul.co.kr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