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고질적인 성의 이중성을 없애라”
마광수 “고질적인 성의 이중성을 없애라”
  • 이광수 기자
  • 입력 2013-04-01 09:34
  • 승인 2013.04.01 09:34
  • 호수 987
  • 2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죽기전 진짜 야한 연애하고 싶어”

합법적인 성노동자 일터 도입 시급
늙으니까 먼저 대쉬하는 제자도 없네…

[일요서울|이광수 기자]‘즐거운 사라’로 화두에 오른 마광수. 그로 인해 징역형을 선고 받고, 연세대 교수직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최근에는 학생들에게 도서를 강매했다는 논란과 이외수 작가 폄하로 시대적 뭇매를 맞고 있지만, 언제나처럼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그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어떠한지 진솔한 대화를 나눠봤다. 

마 교수는 연세대 교수직에서 해직 된 지 3년이 흐른 뒤 1998년 복직하게 된다. 그러나 2000년 국문과 동료 교수들의 집단따돌림으로 재임명 탈락 사건이 일어난다. 학생들의 거센 발발로 학교 당국은 탈락을 보류하지만, 마광수 교수는 극심한 배신감으로 인한 외상성 (外傷性) 우울증으로 정신과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학교에 휴직계를 제출한다.

 2002년 한 학기 동안 복직하여 강의하다가 우울증 악화로 학기 말에 다시 휴직하고 2004년부터 건강을 간신히 회복하고 연세대에 복직한다. 머리가 많이 빠져 몰골이 흉하다며 모자를 쓴 마광수 교수는 성의 아이콘이자 자유의 표상이며 시대를 앞서간 문학가이다. 그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시대는 그를 철저하게 규탄하고 유죄를 선고함으로써 지독히 외로운 삶을 살아가게 했다.

19금 작가의 비애

요즘 몸이 좋지 않다는 마광수 교수. 담배를 물고 입을 열었다. “내가 벌써 62세다. 환갑이다 보니 아픈 곳이 왜 이렇게 많은지 이빨도 많이 뽑고, 얼마 전엔 위출혈로 졸도까지 했다. 요즘 제일 고통 받는 건 비염이다. 숨을 못 쉴 정도다. 게다가 담배는 줄 창 핀다. 그런데 의사들이 담배 피지 말란다. 이거 아니면 낙이 있어야지. 그렇다고 책이 팔리나 책도 안 팔린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내 책 대부분이 앞뒤로 19금 붉은 딱지가 붙어버리니 사람들이 사려 하겠나. 19금딱지는 작가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유독 내 저서에 19금을 많이 때리더라 표적수사나 다름없다. 검열관이 10여명인데 수천 권 책을 어떻게 다 읽겠어.” 마광수 교수는 1992년 10월 29일에 외설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유죄판결 받은 지 20여 년 됐다.

“나에 대한 선입관들이 있다. 무조건 마광수 책은 들고 다니기 싫어한다. 심지어 연세대 학생들도 도서관에서 내 책을 펼치면 놀린다. 원인이 뭐냐, ‘즐거운 사라’가 유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검찰에 찍히면 죄인으로 몰고 간다. 대한민국에서 검찰이 제일 무섭다”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 냈다.

“책으로 재판을 할 수 없는 거다. 죄라는 건 행동이 있어야 하고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글이 어떻게 행동이냐 피해자가 있어야 되고, 가해자도 있어야 한다. 마치 상상을 재판하는 꼴이다. 기준이 없으니 판사 마음이다. 내가 오해를 많이 받는 건 일인칭 화법을 쓰기 때문이다.

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마치 내가 한 것 마냥 속아 넘어간다. 재판에서도 ‘당신 해봤지’ 라고 물을 정도니. 반면에 미대에선 누드를 대놓고 그린다. 그러나 문학에선 글로써 표현하면 난리 법석들이다. ‘한 발짝 앞서가면 망하고 반 발짝 앞서나가면 괜찮다’ 이 말이 딱 나한테 해당되는 거다”라며 비주류로 분류되는 자신의 글에 대한 아쉬움을 야기했다.

룸살롱은 무죄
집창촌은 유죄?

마 교수는 최근 고위층 성상납 사건에 대해 “내가 말하는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성에대한 이중성이다. 입으로만 도덕을 외치지만, 숨어서 욕정을 풀어 버린다. 마치 소돔과 고모라를 보는 듯하다. 이 문제점이 어디서 오나 여성부가 성매매 특별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제일 가난한 사람들이 가는 집창촌에 창녀들. 나는 그들을 성노동자라 부른다. 그들이 자살까지 하는 상황까지 치닫게 됐다. 또 이들이 해외로 가 성매매 까지 하니. 이게 무슨 국제 망신이냐”며 집장촌 등은 사회의 하수구 역할을 하고 있으며, 흉악범죄도 성매매의 비범죄화로 일정부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 교수는“최근 통계를 보면,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성매매를 불법화하지 않는 나라들의 성범죄율이 우리나라 보다 훨씬 적다. 지금 잇따르는 성범죄들로 형량을 높이고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성매매특별법을 폐지하고, 국가가 일정부분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식 용어인 ‘공창제’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며 ‘합법적 성노동자 일터’로 추진하자고 촉구했다. 또 “국가가 성매매여성들을 등록하고, 세금을 부과해야 되며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해 에이즈와 같은 성병 등이 번지지 않게 막아야 된다”고 설명했다.

성매매 특별법이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말하며, 2004년 9월23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마치 유전무죄다. 비싼 곳, 룸살롱 같은데서 성행위를 하면 되고, 집창촌에서 하면 걸린다는 맥락과 다를 바 없다. 성자 성어거스틴도 매춘을 찬성했다. 하수도가 없으면 남자들은 미친다. 남성들은 배설을 해야 한다. 남자를 죽이기만 하는 여성부를 없애야 한다. 여성부 존재 자체가 남녀차별이다. 여성부가 정식적으로 여성가족부다. 가족에서는 남자도 있다. 여성부에서 남성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 있냐”며 목청을 높였다.

외로운 독거노인이야 

젊은 시절을 회상하던 마 교수는 28세때 홍익대학교 재직 당시. 제자들과의 연애사를 꺼내 놓았다. “제자들과 연애를 하는 것을 바탕으로 나온 책이 ‘사랑의 학교’야 그 당시에 여자를 둘씩 끼고 다녔어. 그때가 내 인생의 황금기였는데”라며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연세대 와서도 제자들과 연애했다. 내 주변에도 제자와 결혼한 사이도 많다. 이들이 변태짓을 하든 뭘 하든 상관없다. 그러나 강제성이 있으면 안된다. 합의하에 하면 상관없다”며 자신의 연애사를 당당히 밝혔다.  


“만나는 여자는 제자 밖에 없었다. 단 내가 먼저 제자에게 다가 간적은 없다. 그렇게 되면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나에게 대쉬하는 모든 제자들과 연애하는 건 아니다. 마음에 드는 제자만 받아 줬다. 늙으니깐 이제는 먼저 대쉬하는 제자들도 없다. 죽기 전에 진짜 야한 연애를 하고 싶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우리 젊은이들, 청소년 때부터 피임운동을 시켜야 해. 성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쉿, 쉿 거리는 세상이 너무나 우스워 ‘아는 것이 힘이다.’ 라면서 성 이야기만 나오면 ‘모르는 게 약이다?’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며 피임운동에 힘을 실었다.

“요즘 재미없다. 이제 독거노인이다. 마누라도 자식도 없다. 결혼해보니 이혼할 때 너무 힘들었다. 그 때문인지 내 평생 가장 후회되는 것이 결혼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동거 후 결혼해야 한다.”
시대의 빛을 받지 못하고 항상 구설수에 올라 뭇매를 맞고 있는 마 교수는 반항정신을 가진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 한다. 그는 오늘도 성에 대한 이중성을 뽑자고 혈안 중이다. 

pizacu@ilyoseoul.co.kr
 

이광수 기자 pizacu@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