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매매, 그 충격적인 실상
아기매매, 그 충격적인 실상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3-03-25 14:44
  • 승인 2013.03.25 14:44
  • 호수 986
  • 4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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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서준 프리랜서] 10대들의 낙태와 영아 유기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룻밤의 잠자리로 아이를 갖게 된 10대들이 아기를 출산한 후 이를 감당하기가 두려워 화장실에, 혹은 쓰레기통에 아기를 내다 버리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통계상의 수치는 아니지만 최소 한 달에 30명 이상의 아이들이 유기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중한 생명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병원에서 아기를 낳는 것은 다행이다. 혼자서 고통을 참으며 아기를 낳고 산후 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다 보니 산후 우울증을 겪기도 하고 심각한 정신적인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한 10대 쉼터에서 살아가고 있는 최모양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신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일인지는 몰랐다. 아이를 지워야 한다는 생각은 나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하룻밤의 잘못된 선택이 이렇게 큰 문제를 만들어낼 줄을 상상하지도 못했다. 모든 것은 나의 잘못이지만, 아무 것도 모른 채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프다.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도 불행하게 살 수밖에 없는 아기를 그냥 낳는 것도 힘들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평범한 가정주부였는데, 이제 정말 다시 아기를 가질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이러한 아기들이 ‘밀매’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명 ‘아기 브로커’들은 이러한 영아들은 30만 원에서 100만 원의 가량에 돈을 받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이들은 산부인과 등과 결탁해 영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 발 빠르게 이를 원하는 수요자들에게 연락을 해 거래를 성사시킨다. 심지어는 임신 상태에 있는 10대의 아이를 ‘입도선매’하는 경우도 있다. 출산비를 모두 지불하고 아기를 낳은 후 얼마 있지 않아 ‘시부모님에게 간다’고 한 뒤 아기가 사라지는 형태다.
이러한 브로커들은 대부분 심부름 센터나 흥신소들이라고 한다. 이들을 통해 팔려간 아기들은 ‘신분 세탁’을 거쳐 자신의 부모에 대해서는 영원히 알 길이 없어진다. 한 개인에게는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영아매매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행정당국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의 마련이다. 비록 10대 일지라고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때에는 이를 돌봐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어야 하고, 만약 아기를 놓기를 원한다면 정상적인 지원을 통해서 이들이 사회적인 정착도 하고 아기들도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 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분야의 복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유독 이러한 10대들의 임신과 영아 유기에 대해서만큼은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대개 ‘임신은 한 건 여자 잘못’이라는 편견이 뿌리내려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들의 잘못은 곧 어른들의 만들어 놓은 잘못된 문화의 한 갈래라는 점은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앞으로 더 많은 영아 유기와 영아 밀매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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