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사퇴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사퇴
  • 조아라 기자
  • 입력 2013-03-25 10:36
  • 승인 2013.03.25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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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25일 사퇴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내정자는 이날 국외에 수년간 수십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며 탈세를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내정자 사퇴는 박근혜 정부 들어 6번째다. 앞서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법무차관, 김병관 국방부장관 내정자 등이 사퇴했다.
 
한 내정자는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되고 인사청문요청서가 국회에 제출된 직후부터 야당의 낙마 공세를 받아왔다.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한 내정자의 자산규모는 109억으로 과다하게 많았다. 상습 세금탈루 의혹도 제기된 가운데 김앤장, 율촌 등 대형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공정위원장에 적임인지를 놓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야당 측은 대형 로펌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대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온 한 내정자가 ‘경제검찰’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했다.
 
실제 한 내정자는 2004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서울 송파세무서와 용산세무서를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이 부회장을 대리했다. 총수 일가의 편법증여 관련 소송이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한 내정자에게 논공행상 차원에서 공정거래위원장 자리를 준 것이 아니냐고 비판해왔다.
 
한 내정자는 새누리당 대선기구인 국민행복추진위 정부개혁추진단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국회 정무위는 한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민주통합당과 합의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 와중에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한만수 후보자가 해외에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며 관련세금을 탈루해온 혐의가 짙다”며 “한 후보자가 2011년 국세청의 해외자산 자진신고 제도 도입을 계기로 해외 비자금 계좌를 뒤늦게 신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세청에 한 후보자의 해외 금융계좌 신고여부, 계좌규모, 계좌 개설 시점 및 개설국가 등 관련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한 내정자의 낙마를 결정적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고위공직 후보자가 해외에 수십억 원의 비자금 계좌를 개설해 수억원 대 세금을 탈루 했다는 의혹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한 내정자는 ‘사퇴의 변’을 통해 “저의 공정거래위원장직 수행의 적합성을 놓고 논란이 제기돼 국회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채 장시간이 경과하고 있고 이로인해 정부의 순조로운 출범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지위를 사퇴하고 본업인 학교로 돌아가 학자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chocho621@ilyoseoul.co.kr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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