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이광수 기자]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전 고위층 관련 성접대 동영상이 세간의 화제다. 강원도 한 초호화 별장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돈, 권력, 여자가 등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의 이 호화 별장을 둘러싸고 사회 고위층 인사들의 실명이 불거지면서 갖가지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별장 주변 마을과 지역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일요서울>은 사건의 정점에 있는 별장을 직접 가봤다.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에 위치한 별장은 원주터미널에서 차를 타고 30~40분을 족히 달려야 도착할 정도로 도심과 떨어져 있다. 택시 기사 김모(45)씨는 “거기 외딴 곳에 별장 짓는답시고 비포장 도로였던 곳을 전부 포장 해 놨다. 얼마나 대단한 곳인가 보려고 하면 건장한 체구의 남성 4명이 길을 막았다”며 예전 기억을 되새겼다.
마을주민 B씨는 “종종 외제차가 들어오는 것을 봤다. 건설업자 윤 회장인가 하는 사람이 남한강 축제 때 가수들을 초대해 놀고 그런다”며 고위층을 초대해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인 듯 말했다.

베일 속에 가려진 별장
하지만 주변 분위기는 초호화 별장치고는 낯선 느낌을 줬다. 가구는 1km에 하나씩 존재할 정도로 적막했고, 인적이 매우 드물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 요새를 이루고 있는 별장은 낮은 산을 한참이나 올라서도 그 전경을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다. 또한 외부에서 별장 안쪽을 보기 어렵게 정원수를 빼곡히 심어 놨다.
별장 주변을 따라 흐르고 있는 남한강변은 사건과는 무관하게 적막하게 흘러 별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파란 대문을 통해 비춰진 내부는 마치 영화 세트장을 연상케 했다. 아기자기 하면서도 중세시대 백작들만 사용했을 법한 성처럼 꾸며졌다. 또한 별장 내부에는 고급스러운 건물이 6채나 들어섰고 수영장, 정자, 이국적인 풍경의 풍차 모형까지 있었다. 별장에서는 남한강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 올 만큼 전망이 좋았다. 건물의 창문은 대부분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내부는 볼 수 없었지만, 별장 주변에 있는 수영장과 풍차 등이 별장의 호화로운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부분의 마을주민들은 “별장이 있는 줄도 몰랐다. 신문과 방송을 보고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별장은 비밀스럽게 조성됐고 일반인들의 눈에 띄지 않게 감춰져 있었다.
여행객으로 가장해 별장지기를 따라 대문을 들어 가보니 돌다리가 잔디에 감춰져 조경에 신경을 쓴 듯 보였다. 건물 내부에 들어 가보니 나무로 짜놓은 바닥과 골프 채, 고급 소파가 있었다. 높은 천장은 움푹 파여 조명이 은은하게 번졌다. 별장지기가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별채가 이 정돈데 다른 곳은 얼마나 더할지 어림잡을 수 있었다.

건설업자 A씨의 측근들은 건설업자 윤모씨가 연락을 받지 않은지 오래 됐다고 말한다. 사건의 열쇠를 쥔 장본인의 행방이 묘연함에 따라 의혹만이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건설업자 윤씨가 2000년 이후 사기·횡령·간통·사문서 위조 등으로 20여 차례 입건됐지만 단 한 번도 형사처벌된 적이 없다는 점도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고소인 권모씨(여, 51)와 건설업자 윤모씨가 내연관계라는 등 소문도 퍼져 있는 상황이다. 세간의 관심은 이제 성관계를 담은 동영상 유출 여부에 쏠려 있다. 금명간 경찰은 관련 동영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재차 초호화 별장의 비밀스런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날 전망이다.


이광수 기자 pizacu@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