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 강병오 FC창업코리아 소장]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 ‘업종’과 ‘상권’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상권 및 입지와 업종의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상권과 입지일지라도 업종과 궁합이 맞지 않으면 매출이 낮을 수 있다. 반면 상권과 입지가 그다지 좋지 않을지라도 잠재수요를 잘 분석해 적합한 업종을 고른다면 충분히 해 볼만 하다.
주택가 상권 혹은 골목상권은 역세권 등에 비해 유동인구가 적으므로 유동인구가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종보다는 재방문 고객 비중이 큰 업종이 적합하다.
문구점, 유아용품점, 미니슈퍼 같은 생필품을 취급하는 업종 외에, 주말 가족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음식점, 주점, 커피전문점도 입점이 가능하다.
하지만 업종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품질과 가격이다.
주택가상권, 고객 요구 부응하는 품질·가격 중요
주택가 상권은 단골고객을 얼마나 잡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 단골고객은 충성도가 높아 입소문도 내준다. 반면, 한 번의 실수로도 쉽게 돌아서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일단 손님이 찾아오면 질 높은 서비스로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하고, 계속적으로 밀착관리를 해나가야 한다.
서울 갈현동에 있는 커피전문점 ‘드립앤더치’(www.드립앤더치.kr)는 인근 구산역이 도보로 4분 거리에 있지만 주변은 빌라, 다세대주택이 많은 주택가로서, 상권이 발달돼 있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4월 이 점포를 오픈한 이재전 사장은 인근 주민 상당수가 커피전문점의 주 고객층인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층과 신혼부부들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실속 있는 가격으로 승부한다면 이곳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 확신한 이 사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평일 오후에는 젊은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즐기며 대화를 나눴고, 밤에는 동호회 위주의 단체손님과 중년남성 고객들이 많이 찾았다.
특히 주말에도 신혼부부, 대학생, 가족단위 고객들로 북적거린다.
드립커피와 더치커피로 차별화를 시도, 특히 드립커피는 일반 커피전문점보다 더 많은 양의 원두를 사용해서 추출하기 때문에 그 맛이 깊고 풍부하지만 가격은 일반 드립커피 가격보다 30%이상 저렴하다.
독특한 인테리어도 인기다. 실내에 가로등, 차양 등을 설치하고, 벽에는 큰 창문, 높은 천정에는 하늘을 나는 새 그림을 그려 넣어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노천카페에 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에서 크림생맥주전문점 ‘플젠’(ww w.plzen.co.kr)을 운영하고 있는 남덕호 사장은 서울은 권리금이 부담스러워 경기도 지역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지금의 점포를 발견하게 되었다.
동네상권으로 원룸형 다세대 주택이 대부분이며, 주변에 술집, 고깃집, 횟집 등이 있었으나 좋은 상권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남 사장은 플젠 같은 분위기 좋은 점포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인근에 있는 안산공단 사람들과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 밤에도 술 수요가 많다는 점도 고려했다. 주택가라 주중과 주말 모두 고객이 올 수 있으면서도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점도 끌렸다.
남 사장은 지난 10월 창업비용 1억3500만 원을 들여 1층에 92m² 규모의 점포를 오픈했다.
평일에는 40대 고객이 주를 이루며, 주말에는 20~30대 젊은층과 가족단위 고객이 많이 찾는다.
특히 일요일에는 피자메뉴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찾는 부모 등 가족손님들이 많다. 주변에 꼬치집이 없다보니 꼬치 종류 메뉴도 잘 나간다. 부드러운 맥주 맛 덕분에 여성 단골 고객도 많다.
상권과 업종을 맞췄다면 이에 어울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영업 전략이다.
남 사장은 손님이 나갈 때는 점포 밖에까지 나가 배웅을 하고, 벨이 울리면 바로 반응해 손님 눈높이에 맞춰 주문을 받는다. 손님 테이블을 주시하고 있다가 손님이 부르기 전에 먼저 다가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을 뽑을 때도 예쁘고 잘생긴 사람보다는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을 중시한다.
대학가 상권에서 주된 창업 아이템은 학생들이 먹고 공부하고 쉬는데 관련한 아이템들로, 피자집, 호프집, PC방, 커피전문점, 분식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특수상권, 타깃고객 겨냥한 업종이 유리
하지만 같은 음식점, 주점이라도 개성 있는 메뉴와 분위기, 이벤트 등으로 눈길을 끌어야 한다. 또한 대학가 상권은 방학기간 매출이 감소하기 쉬우므로 인건비 등 고정비용 비중이 큰 업종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내리에서 행사전문점 ‘파티큐’(www.partyq.net)를 운영하는 방명국(44) 사장은 대학가라는 특수상권에서 타깃고객을 겨냥해 성공했다.
일반적인 음식점 보다는 대학가에만 있는 축제, MT 등 행사 특수를 타깃으로 하는 사업이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든 방 사장은 지난 1월 중순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인근에 66m² 규모의 파티큐를 오픈했다. 파티큐는 음식 제공에서부터 행사에 필요한 용품을 빌려주는 사업으로 가장 많이 나가는 품목은 통돼지바베큐와 행사용 음식이다.
또한 의자 및 테이블, 천막, 무대장비뿐만 아니라 차량, 숙박, 행사관련 기념물 제작 등 모든 것을 서비스한다. 월 평균 10회 정도의 행사를 운영하는 방 사장의 월 평균 매출은 8000만 원 정도. 여기서 인건비와 원재료 비용을 제하면 순이익은 2000만 원 선이다.
한편 역세권은 유동인구가 많아 선택 폭이 다양하므로 주택가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유행을 타는 업종도 해볼 만하다. 고객 구성층이 다양한 만큼 특정 타깃을 정해서 전문점을 차려도 좋다.
고급 일식집이나 전문 음식점도 괜찮고 단가가 높은 고급 제품 판매점도 어울린다. 약속 장소로 이용되는 커피 전문점도 무난하다.
이곳은 어떤 업종이든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점포비 부담이 크고 상권에 따른 투자비 차이가 두드러지므로 투자 대비 수익률이 중요한 선택기준이 돼야 한다.
아파트 단지 상권은 최소 500세대는 돼야 안정적인 상권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아파트 단지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데다가 일반 주택가보다 구매력이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업종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교육 관련 업종이다.
특히 최근 한 자녀 가정이 늘면서 자녀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 어린이 교육사업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더불어 아파트 단지는 배달 업종도 유망하다. 중심상권 위주로 들어가던 뷰티숍들도 최근 가격을 낮춰 대중화에 나서면서 아파트 단지 밀집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