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의원 배지 ‘담배꽁초와 함께 휴지통에 버려져’
오산시의원 배지 ‘담배꽁초와 함께 휴지통에 버려져’
  • 수도권 김장중 기자
  • 입력 2013-03-19 15:49
  • 승인 2013.03.19 15:49
  • 호수 985
  • 6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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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꽁초와 쓰레기 등에 묻혀버린 오산시의원의 버려진 어깨

[일요서울 | 수도권 김장중 기자] 경기도 오산시의 혈세로 만들어 진 ‘시의원 배지’가 휴지통에 버려져 시민들이 ‘뿔’났다.

배지를 휴지통에서 발견한 일부 시민들의 경우 “배지를 버린 시의원은 시민의 대변자 역할을 포기한 의원으로서, 누군지 정확하게 알아내 꼭 시민들 앞에 ‘석고대죄’ 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시의원 배지는 담배꽁초와 휴지, 시청 방문객들이 버린 침 등과 함께 뒤엉켜져 심한 악취와 함께 시의원 이미지 역시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상태다. 현재 오산시의회 시의원은 모두 7명이지만, [일요서울] 취재가 시작되자 배지를 버린 시의원은 아직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쓰레기통에서 배지를 발견한 시민 한모(가명·51)씨는 “시민이 뽑아준 시의원이 이렇게 배지를 함부로 휴지통에 버린다는 것은 이미 시의원의 자격을 잃어버린 꼴”이라며 “이런 사람들을 믿고 오산시 행정의 지도 및 감독 등을 맡겼으니, 보지 않아도 이들의 행동은 뻔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14일 시의회와 시민 등에 따르면 올해 시의원 배지는 6000원씩 모두 100개를 제작했고 이 가운데 3개만 시의원에게 지급됐을 뿐 현재까지 97개는 시의회 사무국에서 보관 중이다.

시의원 배지는 회기 일정 기간 중 시의원이 배지를 잃어버리거나 다른 옷에 걸어놨을 때 시의회 사무국으로부터 배지를 언제든지 재발급 받을 수 있다. 배지의 크기나 모양 등은 앞서 제작한 배지와 동일해 소비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휴지통에 버려진 배지는 있지만 배지를 버렸다는 시의원은 없어 시의원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이미 깨져 버린 꼴이 됐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시의원 배지에 대해 시의원 모두한테 확인을 했지만 버렸다는 시의원은 한 명도 없다”면서 “어떤 시의원이 버렸는지는 모르지만, 이는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오산시의원이 아닌 다른 지역 시의원이 오산시를 방문했다가 버렸을 수도 있으니, 단정적으로 오산시의원이 버렸다는 생각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휴지통에서 시의원 배지가 발견된 당일에는 오산시에서 다른 곳 시의원들과 함께한 행사가 없던 것으로 확인돼, 시의회 관계자가 ‘임기응변’식 답변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오산시 관계자는 “공무원들 앞에서나 큰소리치던 시의원들이 뒤에서는 자신들의 신분증과 같은 배지를 함부로 쓰레기통에 버린다는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시의원을 왜 우리가 뽑았는지, 개탄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kjj@ilyoseoul.co.kr

수도권 김장중 기자 k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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