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기지촌’ 여성에 대한 편견이 남아 있어 외국인과 사귀는 것만으로도 ‘양공주’가 아닐까 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곤 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이런 모습을 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앞을 무심히 지나친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외국인들과 쉽게 관계를 가진 후 이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인터넷 사이트도 생겨났다. 이중 한 동호회 사이트의 게시판에 외국 남성과 잠자리를 가진 여성이 경험담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여성은 “주말에 친구가 물 좋다고 알려준 바에 가서 만난 흑인과 잠자리를 가졌다”며 “백인들에 비해 흑인들은 인종 차별의식도 없고 매너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 여성은 “잠자리에서는 크기와 테크닉 그리고 뒷마무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대만족이었다”고 소개하며 흑인예찬론을 폈다.불과 수 년 전만해도 따가운 눈총을 의식, 외국남과 한국녀 커플은 외국인의 집에서 성관계를 가졌으나, 요즘은 당당하게 여관을 이용한다. 외국남성 사냥을 위해 클럽으로 향하는 여성들은 주로 혼자 가거나 많아야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움직인다. 사람들의 눈총보다 소문을 더 경계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유학하는 여성들의 경우, 외국 남성과 동거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소문이 날 것을 우려, 한국사람이 없는 외곽지역에 거주하기를 선호한다고. 의학 공부를 위해 미국에서 생활한 적이 있는 오석현(34·가명)씨는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면 놀라는 부분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일부 한국 여성들의 자유분방함을 넘는 방탕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인들이 예전에 일본 여성들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옐로 프리캡’이라고 불렀다. 이는 ‘공짜 택시’라는 뜻으로 ‘노력없이 쉽게 섹스를 즐길 수 있는 대상’이라는 뜻이다”며 “최근엔 한국 여성들을 ‘옐로 프리캡’이라 부른다” 고 말했다.러시아로 6개월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박종민(28·가명)씨도 “러시아로 어학연수를 한 여대생이 연수 중 스리랑카 남성과 동거했다”며 “그녀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한국인이 없는 외곽지역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에서 알게 된 한 한국여성은 외국남성과 동거하던 중이었는데, 한국에서 남자친구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외국남성을 다른 곳으로 피신시켰다”며 “보름 후 남자친구가 한국으로 떠나자 동거남성을 다시 불러들이는 경우를 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여성들은 외국남성들을 연애파트너로 여길 뿐 결혼상대자로는 생각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후진국의 남성일 경우 이같은 생각은 더 강하다. 종로에서 S유학센터를 운영하는 김석현(42·가명)사장은 “한국 여성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이른바 선진국 남성일 경우 강한 호감을 갖고 결혼 가능성도 타진하지만, 중국이나 인도 혹은 동남아 국가로 유학 간 여성들이 현지 남성들과 어울릴 경우 단지 즐기는 것 이상의 의미는 두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학력, 집안, 경제력 등의 조건을 따지는 풍토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윤지환 jjd@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