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노래하는 시장
- L팀장 : 시장님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꽃을 든 남자, 화장을 지우는 여자, 무조건, 시계바늘, 고장난 벽시계, 홍도야 울지마라 등 다양하지요.
▲ 신 : 어떻게 하면 시민들과 격 없이 가까이 지낼 수 있을까 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시민 다수를 대상으로 만나면 말이라는 것이 한계가 있습니다. 어색한 분위기, 딱딱한 분위기에서는 그냥 트로트 가요 한 곡을 함께 부르면 서로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 앞에서 부르는 노래는 기본적으로 빠른 노래여야 하고, 가사가 건전해야 되고 분위기에 맞는 노래여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다양한 레퍼토리가 필요하지요. 또한 유행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중요한 조건이지요.
- L팀장 : 노래방도 잘 안 가시는데 신곡을 언제 배우시는가요.
▲ 신 : 차 안에서 흥얼거리고 따라 부릅니다. 신곡을 가사 안 보고 부르기까지 수백 번 반복해서 부르고 또 부릅니다. 노래에는 재주가 없어 반복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하지요. 시민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결코 피곤하지 않습니다.
분위기에 맞는 노래가 필요합니다. 한 번은 시민 운동장에서 시민체전이 열리는데, 개회식이 끝난 다음 14개 읍·면·동의 응원석을 한 번씩 순회를 하며 노래를 불렀지요. 같은 노래를 계속 부를 수는 없었지요. 그런데 읍·면·동의 응원석이 바로 인접하고 있습니다. A읍·면·동에서 꽃을 든 남자를 부르고나면 바로 인근 읍·면·동에 가서는 화장을 지우는 여자를 부르고, 이렇게 하려면 여러 곡이 필요하지요. 한 번은 교직원협의회 주관행사에 내빈으로 참석했는데 교직원협의회장, 교육장, 교육감, 국회의원 순으로 축사를 했습니다. 저는 5번째로 단상에 올라갔습니다. 다들 지루해 했습니다. 비슷한 얘기를 반복해서 듣는 것 고통스럽습니다. 재미없는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얘기도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저는 노래로 축사를 대신 하기로 마음먹었지요. 제가 마이크를 잡고 “축사를 할까요, 노래로 대신 할까요” 했더니 예상한 대로 노래를 하라고 했지요. 그래서 그 분위기에 맞는 김종환의 사랑하는 날까지를 불렀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나왔습니다.
2006년 지방 선거 때 A화장품회사에 인사하러 갔습니다. 사장님께서 인사말이 끝나고 저에게 잠시 시간을 할애해 줬지요. 제가 인사를 드렸는데 다들 아무 반응이 없으셨어요. 한마디로 썰렁했지요. 그래서 노래를 한 곡 하겠노라 했더니 당장 박수가 나왔어요. 마이크도 없이 반주도 없이 그냥 노래를 불렀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어색할 때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대중가요가 최고라는 것을 그때 다시 한 번 느꼈지요.
그 뒤부터 크고 작은 행사마다 시민들은 저에게 노래 한곡 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분위기에 따라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래서 문경에서는 ‘노래하는 시장님’으로 통합니다.
5. 영상문화복합도시 건설
- L팀장 : SM과의 영상문화 사업은 결국 성사를 못 시켰지요.
▲ 신 : 가장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를 흔들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문경이 나갈 큰 방향 중의 하나가 영상문화사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KBS 왕건촬영지로 출발한 문경의 영상문화사업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요.
저는 시장이 된 후 우리 문경을 대한민국 최고의 할리우드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영화촬영의 본거지, 드라마 촬영의 메카, CF(광고촬영), 뮤직비디오등 모든 영상문화의 메카로 만들 계획을 세웠지요. 그래서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대표도 만나고 강재규 감독도 만나고 김종학 감독도 만나서 저의 포부를 설명했습니다. 저의 계획을 밝혔지요. 문화산업은 사람이 중요하지요. 인적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분들과 문경의 영상문화사업 추진에 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습니다. 장기 계획도 함께 마련했습니다.
저는 우리 문경을 대한민국뿐만이 아니라 극동아세아 최고의 영상문화단지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영화, 드라마, CF, 뮤직비디오 등 모든 영상사업은 문경이 중심이 되도록 하고 싶었지요.
그것은 어떻게 보면 국군체육부대보다 문경발전에 더욱 큰 프로젝트였습니다. 우리는 보았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SM이 주도하는 K팝의 위력을 보았습니다.
문화사업이 돈이 되는 세상입니다. 문화사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문화사업이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세상입니다. 문화사업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우리는 보았지요.
저는 이미 4~5년 전에 지금의 상황을 예견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뜻을 문경시민들에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우리 문경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사업임을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했습니다.
끝까지 반대하는 문경시의회, 시민단체가 야속했습니다. 제가 4~5년 공들여 SM의 이수만 대표를 설득하고 어렵게 그분들을 문경으로 모셨는데….
결국 제가 국회의원에 낙선함으로서 이제 문경의 영상문화복합도시 건설은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저 한 사람의 꿈으로 끝나고 말았지요. 저 한 사람의 공상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제13장 교육시장
1. 교육도시 문경
- L팀장 : 시장님은 평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문경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교육시장을 주장하셨지요.
▲ 신 : 그렇습니다. 문경은 인구도 적고, 청정지역입니다. 문화·관광·체육과 함께 교육도시 문경으로 발전 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도 인구가 적어 규모면에서는 길이 없지요. 질적 측면에서 승부를 내어야 합니다. 내용면에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유명한 학교 하나가 지역을 살리는 사례를 우리는 봤습니다. 경북관광고등학교는 문경관광과 함께 지역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지요.
- L팀장 : 시장님은 교육경비 지원에 대한 조례를 제정해 초·중·고에 예산 지원을 했지요.
▲ 신 : 교육도 돈이 있어야 합니다. 예산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정부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007년 조례를 제정해 지방세의 3%를 교육경비로 지원하도록 했지요. 이듬해 다시 6%로 증가시켰습니다. 이 예산으로 지역의 학교에 컴퓨터도 지원해 주고 시급한 시설 보수도 했습니다.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연계한 프로젝트도 추진했지요.
- L팀장 : 수도권 대학 제2캠퍼스 유치에 정성을 쏟았지요.
▲ 신 : 그렇습니다. 종합대학 1개를 유치하면 지역의 인구가 2만 명이 증가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문경대학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안동에는 안동대학교가 있습니다. 영주에는 동양대학교가 있습니다. 상주에는 경북대학교(상주캠퍼스)가 있습니다. 저는 우리 문경에 종합대학을 유치하는 게 간절한 꿈이었습니다. 종합대학이 오면 인구도 늘지만 젊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지역의 품격이 달라집니다. 저는 시장이 된 후 수도권 대학들을 찾아가 문경에 제2캠퍼스를 만들어 달라고 간청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접촉해보니 종합대학 유치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숭실대 연수원 유치와 서울대병원 연수원 유치에 성공 했지요. 숭실대 문경연수원이 앞으로 숭실대 문경 캠퍼스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중부내륙 고속도로가 있고 앞으로 중부내륙권 철도도 계획이 돼 있으므로 문경은 접근성도 좋고 경북신도청도 가까이 있으므로 많은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국군체육부대와 연계해 체육관련대학의 문경유치도 타당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2. 숭실대 연수원 유치
- L팀장 : 숭실대와 인연을 맺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요.
▲ 신 : 그렇습니다. 숭실대와는 개인적으로 인연이 많습니다. 제가 환경부에 있을 때 산업대학원에 출강을 했고, 이효계 총장님, 김대근 총장님과 개인적 친분이 있었지요. 시장이 된 후 직접 총장님을 찾아뵙고 문경과 인연을 맺자고 졸랐습니다. 문경에 오시면 잘 모시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좋은 땅도 많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문경까지가 너무 멀다고 느끼시는 것 같았습니다. 중부내륙고속 도로가 생겼다고 설명을 드렸지만 믿지 않으셨습니다. 틈나는 대로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틈나는 대로 학교 관계자도 뵈었습니다. 문경으로 초청도 했습니다. 그리고 문경시와 숭실대가 함께 큰 꿈을 꾸자고 건의 드렸습니다. 한 번, 두 번 만나면서 숭실대 문경연수원 건설에 합의를 했던 것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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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국 ilyo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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