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혈세 전기료 대기업이 챙겨
국민혈세 전기료 대기업이 챙겨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3-03-12 08:36
  • 승인 2013.03.12 08:36
  • 호수 984
  • 3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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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한전이 부리고 꿀은 GS그룹이 꿀꺽


민자발전사 증가할수록 서민 전기료 부담
대기업 진출 따른 폐해 막는 정부 대책 시급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지난해 한국전력은 재무상태 악화를 이유로 전기료를 올렸다. 그것도 2년간 4차례에 걸쳐 20% 이상 올렸다. 서민물가의 부담이라며 일부 시민단체가 반발했지만 정부는 한국전력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런데도 한전은 재무상태가 호전됐다는 발표가 없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한전만 질타했다. 그런데 황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을 더욱 충격에 몰아넣었다. 한전이 힘들어할 동안 한전에 전기를 판매하는 대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동종기간 2배에 가까운 매출 증대 소식이 알려지면서 배신감 또한 두배로 커졌다. 그렇다면 그 기업은 어디일까. 바로 GS그룹 계열사 GS EPS다.

GS EPS는 1966년 정부의 민자발전사업 기본계획에 따라 국내 최초의 민자발전 회사로 설립됐다. GS그룹 계열사다. GS그룹의 에너지 전문성과 그룹사간 핵심역량 공유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전력회사인만큼 지난해 다른 기업들이 태양광 사업에서 고전할 때도 이 계열사만큼은 겉돌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그 이유는 더욱 뚜렷하다. GS EPS는 2008년 영업이익이 642억 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105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7.97%에서 12.61%로 상승했다. 불과 5년만에 매출 2배에 가까운 증대를 보였다.

한전의 전력단가가 오른 기간의 수익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발전사업 매출이 8380억 원으로 전체 발전 매출 8112억 원보다 많았다.
같은 기간 한전 계열 발전회사들의 전력판매단가는 GS EPS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남동발전은 같은 기간 KWh당 81원으로 민자발전 3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남부발전(95원), 동서발전(112원) 등 다른 발전자회사들도 민자발전사보다 전력판매단가가 훨씬 낮았다.
결국 대기업 발전회사가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동안 한전은 매년 급증하는 전력구매비용 부담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꼴이다. 게다가 향후 전력시장에서 민자발전사들의 비중이 더욱 늘어날 예정이어서 한전과 서민들의 가중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포스코파워, GS파워, MPC율촌, SK E&S등도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기를 파는 대기업에 대한 서민들과 일부 시민단체의 불만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에 전기요금 특혜로 인해 그 부담을 서민들이 모두 떠 안는다는 게 말이 되냐”며 울분을 토했다.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노영민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은 “민간발전사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게 되면 한전에 공급하는 전기가격을 올릴 수 있는 협상력을 확보해 보정계수를 명목으로 한전과 민간사업자 모두 전기료를 올리기에 훨씬 용이한 환경이 조성된다”라며 “향후 전기료가 폭발적으로 인상될 발판이 마련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kycros@ilyoseoul.co.k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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