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조아라 기자] 국내 기술로 개발된 대잠수함 어뢰 ‘홍상어’가 전투적합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지난 6일 “홍상어가 지난해 7월부터 실전 배치된 이후 총 8발(연습용 5발, 실전용 3발) 가운데 5발만이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밝혔다.
홍상어가 군사용으로 적합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시험평가 때 75% 이상의 명중률을 유지해야 한다.
군 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홍상어 10발을 발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3발이나 목표물을 맞히지 못했다. 남은 2발을 맞춘다고 해도 75%를 넘을 수 없다. 사실상 군사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 셈이다.
군은 지난해 7월부터 수직발사시스템을 갖춘 이순신함급 구축함(5500t)인 왕건함과 강감찬함, 최영함 등에 홍상어를 우선 배치헀다.
그러나 실전배치 후 첫 시험발사에서 목표물을 맞히지 못하고 유실됐다. 지난해 10~11월엔 연습용 5발, 연말·연초엔 실전용 3발을 시험 발사했지만 불발탄이 더 많았다.
군 당국은 실전용 발사 때 실패가 집중됐다는 점에 더욱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연습용은 각종 센서가 달려 있어 실패 원인 규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홍상어는 사거리 20㎞, 길이 5.7m, 지름 0.38m, 무게 820㎏에 달한다. 1발 가격만 18억원에 이른다. 한 회 시험발사 비용도 30억이나 되고 홍상어 개발에 투입된 예산도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막대한 비용에도 홍상어 전력화에 비상이 걸리자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양산 담당 L업체, 방위사업청, 해군 등 관계기간은 지난 4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상세한 기술검토를 통한 근본적 원인규명과 해결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방사청은 올 8월까지 국방과학연구소의 기술 검토 후 보완사항을 반영해 추가 품질확인 사격시험을 실시할 방침이다.
그 결과에 따라 홍상어 2차 양산 재개 여부를 판단한다. 또 이미 도입된 50여발에 대해서도 추가 보완 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개발 유도무기 신뢰 향상을 위해 목표 명중률에 따라 최소 시험발사 수량을 정하기로 했다. 홍상어의 경우 1차 양산 전에 4발만을 시험 발사한 뒤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방사청은 유도무기 명중률이 70%일 때는 13발, 75%일 때는 12발, 95%일 때는 6발을 시험 발사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 국내 개발 유도무기 초도 양산품에 대한 품질인증 사격시험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국외 도입 유도기에도 도입 전 판매자 책임으로 수락 사격시험을 실시할 방침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앞으로 유도무기 개발 시 훈련 결과 분석이 가능한 비행기록장치를 함께 개발해 성능과 품질을 개선 하겠다”며 “홍상어 품질확인 사격시험을 계기로 높은 신뢰도를 갖는 유도무기가 군 전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