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뒷담화]현대판 심청이 윤진숙 내정자 성공스토리
[여의도 뒷담화]현대판 심청이 윤진숙 내정자 성공스토리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3-03-04 12:05
  • 승인 2013.03.04 12:05
  • 호수 983
  •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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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관 후보자 또 없습니까?”

어머니는 치매…자신 부각되는 것 싫어 장관직 고사
박 대통령 삼고초려…정치권 “장관 내정자 롤 모델”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지방대 출신의 미혼 여성이 있다.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에 프로필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생소한 이름이다. 그런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내정자(58)가 요즘 화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장관직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고사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 인사들은 ‘대단하다’는 평이다. 왜 일까. 바로 윤 내정자의 ‘흠집 없는 사생활’때문이다.

지난달 17일 정치권들이 쑥덕거렸다. 해양수산부장관으로 발탁된 윤진숙 내정자에 대해 “누구냐”란 의문이 제기됐다. 윤 내정자에 대한 정보가 워낙 없어서다. 지금까지도 베일에 ‘꽁꽁’싸여 있는 그는 이력은 물론 얼굴조차 생소하다. 언론에도 좀처럼 노출된 적이 없다. 인터넷에서 윤 내정자에 대한 프로필조차 자세히 나와 있지 않을 만큼 인생역정을 알기 힘들다.

정치권에선 “윤진숙이 누군지 며느리도 모른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 해양수산업계와 정관계 인사조차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다만 윤 내정자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입사한 이래 줄곧 개발원 내에서 연안관리와 해양 연구 개발 분야만 종사했을 뿐 다른 이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해수부가 폐지됐을 때 윤 내정자가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해수부의 필요성을 말한 것을 박근혜 대통령이 눈여겨 봐 발탁했다는 정도가 전부다.

검증팀 하루만에 철수

깜짝 인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전매특허’다. 따라서 윤 내정자의 경우도 어찌 보면 크게 화제될 거리가 아니다. 그런데 윤 내정자는 유독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역대 장관 내정자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 유명하지 않은 윤 내정자가 유독 관심을 끄는 이면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윤 내정자의 개인사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1995년생인 윤 내정자는 북에서 피난 온 부모 밑에서 자랐다. 부산여고를 나와 부산여대를 졸업한 그는 경희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서울대 출신이 다수인 내각에서 피난민에 부산여대 출신은 유일무이하다.

특히 윤 내정자는 기존 장관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부각되고 있다. 병역기피, 재산증식, 전관예우, 불법증여, 부동산, 국적 등 정치권의 검증 공세 단골 메뉴에서도 완전히 자유롭다. 미혼 여성인 데다 대학 강사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으로 검소하게 산 덕분에 재산 증식 문제에서도 별다른 흠집이 없다. 다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시절 출장비 31만 8000원을 허위 청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윤 내정자는 “비록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지만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액수가 너무 작아 검증하는데 있어서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흠집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일까. 윤 내정자를 검증하기 위해 파견됐던 국토해양위 관계자들이 단 하루 만에 철수했다고 한다. 재산 문제 등이 인사 검증 항목에서 결점이 없을 뿐 아니라 전문성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윤 내정자는 어머니 집에 살고 있어 본인 소유의 부동산도 없다. 고위 공직 진출이 처음이라서 전관예우 시비가 나올 수가 없다. 더구나 윤 내정자는 국토부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넘어오는 각 부서로부터 주요 현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풍부한 지식과 날카로운 질문으로 보고자들의 진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때문에 산하기관 본부장 출신으로 부처 장악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한 순간에 날려버렸다.

‘숨겨진 비밀’은 현대판 효녀 심청

이런 가운데 대중들의 흥미를 끌 만한 ‘비밀’이 숨어있다. 바로 윤 내정자와 윤 내정자 어머니 얘기다. 여기에 윤 내정자가 박 대통령의 장관직 제안을 처음에는 거절했다는 사실이 나돌면서 감동을 더한다.
어느 가정이든 숨기고 싶은 가족사가 있다. 그 중에서도 ‘부모님’ 얘기만큼은 언급조차 꺼려진다. 장관 내정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윤 내정자 역시 그렇다.

윤 내정자는 어머니와 살고 있다.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어 윤 내정자가 손수 돌보고 있다. 이른바 ‘효녀 장관 내정자’인 셈. 정치권에서조차 '현대판 효녀 심청이'로 불릴 정도다.

그는 어머니 곁을 한시도 떠날 수 없는 입장이다. 곁을 지키지 않은 이상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 더구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출신도 아니고 본부장 출신으로 활동한 그가 장관으로 크게 부각되는 것조차 꺼려해 해양수산부장관직을 고사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 윤 내정자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해양수산부장관직을 맡아달라고 설득에 설득을 한 것. 윤 내정자만한 적임자가 없고, 그만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정치권 관계자들은 “윤 내정자를 검증해 봐도 특별한 흠집이 없다”며 “박 대통령이 그나마 윤 내정자만큼은 제대로 발탁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모든 장관 내정자들이 윤 내정자만큼만 개인적 흠결이 없다면 좋을텐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윤 내정자가 모든 장관 내정자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7122love@ilyoseoul.co.kr

 

야당 A보좌관 청와대행…여·야 ‘부글부글’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에서 실무를 담당할 행정관들이 속속 배치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A보좌관도 청와대 행정관으로 합류해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한 보좌관은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 인사가 청와대에 가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원칙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보좌관도 “A보좌관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권력에 눈이 멀어 청와대를 갔을 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에 갔다 왔으면 됐지 왜 또 가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캠프에서 직능파티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을 도왔던 인사들은 청와대에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에 몸 담으면 인수위에 들어가 있다가 박 대통령이 ‘국회로 복귀하라’는 말에 복귀했다. 그런데 의원과 사이가 좋지 않아 ‘백수’가 될 신세인데 이들을 챙겨주지 않고 야당 보좌관을 챙겨준다는 것 자체가 웃을 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민주통합당 A보좌관은 이정현 정무수석의 콜을 받고 청와대에 합류했다. 해당 보좌관을 데리고 있는 P의원은 A보좌관이 일방적으로 면직처리를 해달라는 요구에 무척 황당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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