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보좌진·대선캠프·인수위 출신 청와대 접수
친박 보좌진·대선캠프·인수위 출신 청와대 접수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3-03-04 10:45
  • 승인 2013.03.04 10:45
  • 호수 983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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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사 대해부

[일요서울|최은서 기자] 박근혜 정부는 정부 조직이 정상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정부와 청와대에 포진한 당 출신 인사들을 연결고리로 당·정·청 협조체제를 가동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허태열 비서실장, 이정현 정무수석, 김선동 정무비서관이 3각 편대로 박 대통령의 정무와 정책 구상을 보좌한다. 박 대통령은 초선의원 시절부터 자신을 보좌해온 최측근들에게 청와대 안살림과 문고리를 맡겼다. 인수위 출신들도 대거 중용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내각과 청와대 수석 인선에서 강세를 보였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들은 이번 인선에서 주춤했다.

▲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청와대는 장관급인 3실장(허태열 비서실장,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과 차관급인 9수석으로 구성된다.
3실장-9수석이 출신이 워낙 다른데다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거의 없어 팀워크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슬림한 청와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해 청와대의 기능이 축소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측근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작지만 강한 청와대’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인선에서는 지역 편중 현상은 다소 완화돼 호남 출신이 3명, 서울 출신은 2명만 포함됐다. 영남은 4명, 충청은 2명이었다. 내각 인선 때는 없었던 강원 출신도 1명도 포함됐다.

3실장-9수석체제

당·정과 교감하고 조율하는 청와대 정무라인의 최고 꼭짓점은 허태열 비서실장이다. 허 비서실장은 의정부 시장과 부천 시장, 충북도지사를 두루 지낸 ‘행정통’으로 평가받는다. 또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자 박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뛰어난 정무능력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당(새누리당) 정(정부) 청(청와대)’ 간 거중조정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허 비서실장은 9수석을 총괄하고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기 때문에 3실장의 선두에 서 있다는 평이다. 수석 4명이 성균관대 후배이고 3명이 행시 후배라는 점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잇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라인의 최고 실세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는 국방정책 전문가로서 박 대통령의 국방·안보 분야 공약을 주도했다. 김 안보실장은 국방·안보를 총괄하기 때문에 외교안보수석과 외교장관, 국방장관, 통일장관을 사실상 통솔하는 위치다. 경호실장과 국방장관은 육사후배다. 국정원장 후보에도 육사출신 인사가 거명된다. 청와대-군-국정원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신실세로 부각될 조짐이다.

경호실은 박흥렬 경호실장이 책임지게 됐다. 그는 40년 이상 군에 몸 담아온 4성 장군 출신이다. 박 경호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1월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됐다. 바로 직전 중장에서 대장으로 승진한 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의 보직을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참모총장직에 올랐다. 육군의 최고 수장이 청와대 경호실장을 맡는 것에 대해 “경호실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해도 전임 육참총장의 위상에 맡지 않는 자리”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군 안 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정현 정무수석은 박 대통령의 ‘복심’이자 ‘입’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시절부터 현재까지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해왔다. 이 정무수석은 18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호남의 각종 숙원사업을 꼼꼼히 챙겨 ‘호남 예산지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예능 PD 출신으로 보도본부장을 지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대중 정부 때 사내 주요 요직에 중용되며 고속 승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상화 춘추관장 내정자는 친박 인사로서 대선 캠프에서는 직능총괄단장, 인수위에선 대통령 취임준비위실무단장을 맡았다.

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은 18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과학기술특보를 지냈으며, 곽상도 민정수석과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최성재 고용복지수석,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은 인수위 출신으로 청와대에 직행했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정통 외교관으로 프랑스 대사와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모로코 대사 등을 지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옛 재정경제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래 재정경제부 정책조정심의관, 경제정책국장을 거치며 정통 경제관료로 경력을 쌓은 인사다. 참여정부 말기에 재경부 차관보를 맡았다.

비서관 인선 ‘깜깜인사’ 논란

청와대는 수석비서관과는 달리 비서관 인선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관보에만 게재한다는 방침이어서 ‘깜깜 인사’, ‘불통 인사’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또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1일로 닷새가 지났지만 비서관 41명 가운데 6명의 인선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무수석실의 국민소통, 민정수석실 민정과 민원, 교육문화수석실의 문화체육과 관광진흥, 고용복지수석실의 여성가족 등 비서관 6∼7명이 미정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관료 출신이나 대선 과정에서 활약했던 친박계 보좌진들의 입성이 두드러졌다.

이재만(총무)·정호성(1부속)·안봉근(2부속) 비서관 내정자는 15년 동안 박 대통령을 보좌해 온 최측근이다. 국무위원과 청와대 인선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만 전 보좌관은 총무비서관에 내정됐다.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만큼 청와대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총무비서관이 적격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연설 원고 작성과 정무를 담당해온 정호성 전 비서관과 박 대통령의 외부행사 수행을 담당해온 안봉근 전 비서관은 제1·2부속비서관을 각각 내정됐다. 제1부속비서관은 대통령 일정과 주변을 관리한다. 제2부속비서관은 청와대로 오는 민원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선동 정무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을 당시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친박계 핵심 인사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 중앙선대위 직능종합상황실장과 종교특별본부장을 동시 수행하면서 대선 승리를 견인했다.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내정자 역시 2007년부터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해 왔으며, 이번 대통령 취임사 작성에도 관여했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선동 정무비서관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친박계로, 대선 캠프에서 직능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백기승 국정홍보 내정자는 대우그룹 홍보맨으로 2007년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대선 캠프 공보위원으로 활동했다. 인수위에서 청와대로 직행한 대표적 인사는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내정자다. 그는 인수위 대변인에 이어 ‘대통령의 입’을 맡게 됐다.

인수위 시절 ‘밀봉 인사 발표’, ‘추가 설명 브리핑 거부’ 등으로 언론과 마찰을 빚었지만 결국 ‘쓴 사람을 계속 쓴다’는 박 대통령 특유의 인사 스타일에 따라 청와대에 입성했다.

김행 대변인은 손꼽히는 여론조사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전문성과 보수적 성향이 발탁의 주요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원 홍보기획비서관 내정자는 조선일보 부국장 출신으로 지난달 26일부터 돌연 출연하지 않아 수석급이 아닌 1급 비서관이 불만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사회안전비서관에는 강신명 전 경북지방경찰청장이 내정됐고 공직기강비서관에는 조응천 변호사가 내정됐다. 경제금융비서관에 내정된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내정됐다.

이 밖에 오균(국정과제), 문재도(산업통상자원), 장진규(과학기술), 김용수(정보방송통신), 김재춘(교육), 연제욱(국방), 홍용표(통일) 비서관 내정자가 모두 인수위 전문위원 출신이다. 특히 홍 내정자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처남으로 알려졌다.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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