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국 전 문경시장 자서전 20
신현국 전 문경시장 자서전 20
  • 신현국
  • 입력 2013-03-04 10:36
  • 승인 2013.03.04 10:36
  • 호수 983
  • 2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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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친환경 농업
 
- L팀장 : 시장님은 ‘친환경농업과’를 신설하고 친환경농업이 문경의 살길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 신 : 그렇습니다. 이제 농업은 친환경만이 경쟁력입니다. 친환경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가 없지요. 저는 5년6개월 동안 시장직에 있으면서 친환경농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우렁이농법, 오리농법도 동원했습니다. 문경의 친환경쌀을 육성시키고 학교급식에도 성공했습니다.
 
- L팀장 : 친환경 농업이 만능은 아니지 않습니까?
▲ 신 : 그렇지요. ‘친환경=품질저하+생산량 감소’의 등식이 성립합니다. 친환경은 예외 없이 품질저하와 생산량 감소를 가져오지요. 농약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여야 합니다. 무농약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100% 유기질 비료로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것은 아직 이상(理想)입니다. 꿈입니다. 우리가 추구하여야 할 목표임에도 틀림없지요. 그러나 현실은 현실입니다. 
몇 년 전 일본에서 농약을 전혀 사용치 않고 무농약으로 사과농사에 성공했다고 대서특필했습니다. 그 분이 한국에도 왔고 문경에도 들러 저도 그 분을 만났지요. 그런데 소수가 무농약사과 재배에 성공했다고 그것을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작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직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현실입니다. 
벼농사의 경우 농약을 안치고도 우렁이 농법, 오리농법으로 대체 가능하지요. 벼농사의 경우 무농약으로 생산하여도 생산량 감소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수작목은 아직 그렇지 못합니다. 제초제는 사용을 금하지만 어느 정도의 살충제 사용은 불가피합니다. 사과의 경우 살충제는 8번 살포까지를 친환경 기준으로 삼고 있지요. 그만큼 과수농사에서 살충제 사용은 불가피한 게 현실입니다. 저는 시장하면서 농민들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친환경은 우리들이 지향하는 목표입니다. 친환경농업으로 가야합니다. 그러나 친환경에 대해 너무 앞서가지는 맙시다. 시장에서 친환경에 대해  가격으로 보상해주지 않는 상태에서 친환경을 고집하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으로 손해를 봅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을 찾지만 제품의 품질 저하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품질이 떨어지고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을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어느 누구도 친환경으로 인한 손실을 보상해 주지 않습니다. 그것이 친환경 농업의 현 주소이고 어려움이지요.
 
- L팀장 : 문경지역의 친환경쌀은 문경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지요.
▲ 신 : 그렇습니다. 문경 친환경쌀은 영순면 지역에서 생산 됩니다. 영순 친환경 쌀은 서울과 수도권지역 학교 급식으로도 유명합니다. 농약 대신에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지요. 논에 우렁이를 집어넣어 우렁이가 해충들은 잡아먹지요. 우렁이가 살충제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친환경 농업에서 반드시 신경 써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미질(米質)입니다. 밥맛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친환경이라고 해도 소비자로부터 사랑 받을 수 없지요. 좋은 미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질이 좋은 품종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을 추수 때 조금 일찍 베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분관리이지요. 14~15% 정도의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영순지역에는 대규모 저온 저장고를 확보하고 있지요. 친환경 쌀을 집단으로 수매하여 저온 저장고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출하직전에 도정 공장에서 도정하여 공급하지요. 1년 내내 햅쌀 같습니다. 그것이 밥맛을 보장하는 비결입니다. 
 
6. 생명산업
 
- L팀장 : 현대 농업의 또 다른 의미로 생명산업임을 강조하셨습니다. 
▲ 신 : 농업의 또 다른 가치이지요. 누가 뭐래도 농업은 우리들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생명산업입니다. 농업은 우리들의 건강문제와 뗄 수 없는 산업입니다. 게다가 농업은 환경정화 산업입니다. 도심의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자정작용을 합니다. 천연필터 역할을 하지요. 산뜻한 산소를 공급하는 기능도 합니다.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타소(CO2)를 흡수하는 역할도 합니다. 농업의 환경적 가치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 L팀장 : 고용효과도 중요하지요.
▲ 신 : 그렇습니다. 쌀 산업은 연간 10조 원의 산업입니다. 그런데 쌀농사 짓는 농민은 전국적으로 100만명에 달합니다. 전 국민의 2%이지요. 100만명의 고용효과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쌀 산업을 단순경제 논리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지요. 요즘처럼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100만명을 고용하는 10조 산업이 쌀 산업이며 이러한 규모는 쌀 산업이 유일합니다. 
게다가 5000만 국민의 주식(主食)을 담당하고 생명을 책임지는 것이 쌀 산업입니다. 문경시의 경우도 문경시민 1만 명을 고용하는 500억 규모의 산업이 쌀농사입니다.
농촌진흥청 K박사는 “농업은 주력산업이기에 결코 단순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깨끗한 산소를 공급하는 환경정화 산업이다. 게다가 농업은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제11장 관광산업
 
1. 무공해 산업
 
- L팀장 : 시장님은 관광산업을 문경의 살 길이라고 부르짖었습니다.
▲ 신 : 그렇습니다. 저는 문경의 살 길은 관광산업이라 생각합니다. 관광산업은 무공해 산업입니다. 관광산업은 문경과 컨셉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문경은 옛날 광산으로 유명했지요. 전국 석탄 생산량의 15%를 문경에서 공급했지요. 광산으로 30년 가까이 잘 먹고 잘 살았지요. 그런데 광산이 문을 닫고 나니 인구는 줄고 시내 상권은 무너졌습니다. 공동화(空洞化)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폐광의 대체산업으로 ‘관광산업’을 문경의 대표산업으로 하고자 했습니다. 문경은 백두대간의 중심입니다. 명산이 많습니다. 주흘산, 조령산, 대야산, 황장산 등 대한민국 100대명산 중 4개가 문경에 있습니다. 천년고찰 역시 봉암사, 대승사, 김용사가 있습니다. 
특히 문경새재옛길은 문경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입니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께서 현장을 방문하여 포장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하라고 하셨지요. 그래서 아직까지 흙길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문경새재옛길은 문경의 자랑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보물입니다. 조령산과 주흘산을 사이에 두고 1관문, 2관문, 3관문까지 6.3㎞ 비포장 옛길은 놀라운 우리의 문화유산입니다. 
조선시대 영남의 선비들이 괴나리봇짐을 지고 넘었던 길입니다. 산세가 험하여 사람은 못 넘고 새들만 넘어가는 고개라하여 새재(鳥嶺)라고 불렀답니다. 문경새재는 문경(聞慶)이라는 이름처럼 경사스런 소식을 듣는 곳이라 하며 길지(吉地)로 소문나 있지요. 
8·15 해방을 앞두고 어느 학자는 해방의 소식을 듣는다고 제자들과 함께 문경새재로 달려왔습니다. 임진왜란 때는 소서행장이 이곳을 넘어 한양으로 진격한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철로 자전거도 문경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지요. 옛날 석탄을 운반하던 철길에 자전거를 놓았지요. 철길을 달리는 자전거입니다. 철길을 달리는 자전거는 한 폭의 그림입니다. 연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영강을 바라보며 달리는 자전거는 낭만이며 멋입니다.
가은읍에 위치한 석탄박물관도 문경관광의 명소이지요. 채광하는 광부들의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문경석탄박물관은 역사의 현장입니다. 초·중·고 학생들에게 잊혀져가는 역사를 체험하는 교육현장이지요. 
5일장 전통시장인 아자개 장터도 새로운 명품입니다. 문경가은읍은 견훤이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곳입니다. 견훤왕의 아버지인 아자개의 이름을 따라 가은읍 왕릉리의 전통재래시장을 아자개 장터로 개장했습니다. 5일장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지역의 농산물, 대장간, 도자기 체험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통의 멋을 살려 상가건물을 모두 초가지붕으로 지었고 대장간에는 낫과 호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관광도 즐기고 지역의 농산물도 살 수 있지요. 옛날의 국밥, 파전도 팔고 있습니다. 
 
- L팀장 : 사용연한이 지난 폐객차를 고쳐서 멋진 테마펜션으로 만들었지요.
▲ 신 : 그렇습니다. 2007년으로 기억합니다. 코레일에 근무하는 A씨가 “폐객차를 개조하여 펜션 사업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며 제게 아이디어를 주었지요.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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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국 ilyo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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