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태의연(舊態依然)과 환골탈태(換骨奪胎)
[기자수첩] 구태의연(舊態依然)과 환골탈태(換骨奪胎)
  • 김대운 대기자
  • 입력 2013-02-27 15:33
  • 승인 2013.02.27 15:33
  • 호수 982
  • 6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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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마(筆馬)로 돌아보는 성남시의회 제193회 임시회를 보면서

[일요서울 | 김대운 대기자]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는 성남시의회 제193회 임시회의의 주된 안건은 2013년도 집행부의 업무추진을 위한 의견 청취를 근간으로 의원 발의 된 각종 조례 안 등 제정 및 의결을 위한 심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의결 등 20 13년도 성남시의 살림살이 계획을 미리 들여다보는 중요한 회의다.

각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집행부에 대한 업무보고는 글자 그대로 의견 청취일 뿐이고 집행부가 보고하기 위해 제출한 업무 현황에 대한 미비점과 추가되는 사업 가운데 본예산에서 이미 승인된 것 외에는 보충 자료를 요구하는 선에서 끝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각 상임위에서 펼쳐진 집행부에 대한 업무보고 청취 모습은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된 양상이요 구태를 벗어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집행부 공무원을 길들이기라도 하듯 업무보고 의견 청취의 범위를 벗어나 행정 사무감사(?)행태를 띤 상임위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소관 상임위원회 업무도 아닌 것을 마치 소관 상임위에서 시정 전반에 걸쳐 질의를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웃지 못할 양상도 벌어졌다.

소관 상임위원회의 구성은 시민들이 시의원들에게 위임해 준 집행부에 대한 견제·비판·감시의 기능을 제대로 해 달라는 의지와 함께 의원들의 전문성 확보를 요구한 것의 표상이다.

그렇다면 소관 상임위원회는 각자 맡은 바 업무범위를 일탈해서는 안되는 것이 일반적 상식으로 통용되고 있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으로 보여진다.

모 상임위의 경우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갖는 조례안 심사 때는 물론 업무보고 청취 때에도 사전 지식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공부를 안 한 것인지 한마디 말도 못한 채 꿀 먹은 벙어리 모습으로 상임위 자리만 지키는 의원도 있어 매월 지급되는 의정활동비가 아깝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자들은 공통적으로 기초의원들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들고 나왔다.

후보자들은 지방자치단체 기초의원들의 활동에 대해 순기능과 역기능을 살펴왔고 정당공천제에 따른 기초의원들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다는 공통분모를 느꼈기에 제도의 개선책을 마련했을 것이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에 따른 폐단은 비단 성남시의회만의 현상은 아니고 거의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역의원들과 기초의원들은 정당공천제를 통해 직업 정치인들의 하수인 또는 줄서기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2014년 6월이면 광역, 기초 자치단체장을 비롯 광역, 기초의원 선출을 위한 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국회의원들은 정당공천제를 통한 광역, 기초의원들을 통해 해당지역의 표밭 관리 요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당공천제 폐지를 반대할 수도 있다.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이를 의식하지 말고 항상 초심의 마음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큰 비용이 들어가지도 않는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 입법부터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초의원 각자 전문적 소견도 당론이라는 미명하에 반대를 위한 반대에 파묻히고 마는 의원들의 비생산성 병폐도 정당공천제 폐지 이전에 먼저 버릴 것을 주문하고 싶다.

집행부의 업무청취인지 아니면 행정사무감사인지 구분이 모호한 성남시의회 193회 임시회에 임하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필마(筆馬)로 돌아본 느낌은 지방자치단체가 20년이 넘어 성년의 길에 들어섰음에도 지역 발전의 약(藥)과 기둥(堡)으로 거듭나지는 못 할망정 성장이 정체된 듯 소아병적 행태를 간직한 구태의연(舊態依然)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구태의연(舊態依然)의 사전적 용어는 ‘옛 모습 그대로’이다.

기초의회의 성장을 위한 환골탈태(換骨奪胎)는 먼저 의회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의원들의 정당공천제 폐지가 선행돼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하지 않는다면 기초의회의 발전은 묘연(渺然)할 것이라 본다.

지방자치의 구태의연의 모습을 간직할 것인가 아니면 환골탈태하여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할 것인가는 새정부의 어렵지 않은 과제다

25일이면 새로운 대통령시대를 맞이하는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이다. 축하와 함께 작은 것부터 실천되는 변함없는 신뢰와 소통의 정부가 되길 기대한다.

dwk0123@ilyoseoul.co.kr

김대운 대기자 dwk0123@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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