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오는 3월 열릴 예정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3스피드스케이팅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2연패를 향한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이상화는 지난 19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94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일반부 500m에서 38초45를 기록,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국내 무대에서는 적수를 찾을 수 없는 이상화는 이날 오랜만에 실전 감각을 되살리는 등 컨디션 조율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벌어졌던 전국남녀스프린트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이후 두 달 만에 나선 국내 레이스였다.
이상화는 경기 후 “두 달 만에 국내에서 스케이트를 탄 것 같은데 나름대로 뿌듯했다”며 “남겨진 국제대회를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 초반 100m를 달린 뒤 코너를 도는 것, 400m에서도 코너를 도는 것에 더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이번 2012~2013시즌동안 이상화는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대회에서 세계 최정상 스프린터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상화는 월드컵 1차와 4차, 5차 대회 500m 1, 2차 레이스에서 단 한 번도 정상을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아울러 지난달 캐나다 캘거리에서 벌어진 월드컵 6차 대회 500m 1차 레이스에서는 36초99를 기록, 한국기록(37초24)을 0.25초나 앞당겼다.
그리고 매서운 상승세를 달리던 이상화는 지난달 21일 2차 레이스에서는 36초80으로 결승선을 통과, 기어코 위징(중국)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36초94)마저 갈아치웠다.
이에 대해 이상화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초반 스피드가 좋아졌고, 이후에도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기록이 좋아졌다”며 “허벅지가 굵어져서 그랬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화는 기록 향상의 원인에 대해 오히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이전보다 체중이 많이 빠졌다”면서 “근지구력이 좋아지고 몸이 슬림해졌다. 가벼워지면서 초반 스피드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상화는 또 “밴쿠버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1년 동안이 가장 힘들었던 기간이다. 부담이나 긴장감에 사로잡혀 있었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올림픽을 눈앞에 두면서 마인드컨트롤을 많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사이 이상화는 두둑한 포상금도 챙겼다. 그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특별포상금 1000만 원을 받았고, 이날 소속팀 서울시청으로부터 2000만 원의 포상금을 수여받았다. 이에 그는 “포상금은 모두 적금해두고 있다”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상화는 3월8일부터 10일까지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파이널대회와 3월21일부터 24일까지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를 출전할 예정이다.
지난해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500m에서 우승했던 이상화는 월드컵 파이널 보다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장소에서 펼쳐지는 전초전 성격을 띄고 있어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화는 “월드컵 파이널대회보다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 더 욕심이 난다”며 “올림픽이 열릴 장소에서 대회를 하니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장을 익히면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장한 각오는 없다. 늘 하던 대로 해야지 섣부르게 욕심을 내면 긴장해서 기록이 잘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늘 하던 대로 임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