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초대 내각 인선 테마주
朴정부 초대 내각 인선 테마주
  • 박수진 기자
  • 입력 2013-02-26 08:41
  • 승인 2013.02.26 08:41
  • 호수 982
  • 3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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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톤글로벌 날고 SBS미디어홀딩스 기고…

[일요서울│박수진 기자]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정치테마주들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초대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인선이 이어지자 관련주들은 해당 산업이나 기업의 가치와 상관없이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선 테마주 열풍과 작전 세력의 기승으로 한 차례 몸살을 겪은 금융당국은 미리 감시를 강화하는 등 사전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본격적인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주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계속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관련 종목들 뜨거운 감자로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 내정에 SBS·미디어홀딩스 등락 엇갈려
한국전력 상승 마감 뒤엔 윤상직·현오석 내정자 효과 반영된 듯

새 정부의 ‘공룡부처’로 불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에 김종훈 알카텔-루슨트벨 연구소 사장이 내정되면서 증시시장에서는 ‘김종훈 테마주’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김 내정자의 손위 처남(정태영)이 공동대표로 있는 키스톤글로벌은 지난 17일 김 내정자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음 날 전일가 1805원에서 270원 오른 2075원에 상승 마감했다. 이후 닷새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지난 22일에는 3320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키스톤글로벌은 지난 12일 제3차 배정 방식으로 1224만6098주(약 220억 원)의 신주를 발행했다고 공고했다. 이후 15일까지 주가는 주당 1800원대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김 내정자의 장관 내정 소식에 회사 주식은 장중 내내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키스톤글로벌의 계속되는 상한가 행진에 한국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이에 키스톤글로벌은 “미국소재 광산의 석탄판매권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준비 중”이라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김종훈 내정자와 회사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신주발행 관련 공고는 회사 정권에 따라 주식납입대금 마감 2주 전에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내정자의 또 다른 테마주로 주목되고 있는 대신정보통신은 김 내정자 발표와 함께 기존보다 2배가량 뛰었다. 대신정보통신이 김 내정자가 몸담고 있었던 연구소 알카텔-루슨트와 업무제휴를 맺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내정자 발표 전날인 15일 765원에 마감했던 주가는 내정 발표 이후 나흘 연속 상승해 지난 22일엔 1080원에 마감했다.

모다정보통신 역시 강세를 보였다. 내정 발표 전 6500원이었던 주가가 발표 직후 7470원으로 껑충 뛰더니, 지난 19일엔 8150원에 장을 마쳤다. 이종희 모다정보통신 회장이 알카델-루슨트 벨연구소 출신인 점이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편입된 것이다.

하지만 알카델-루슨트의 거래처인 에이스테크는 발표와 함께 전일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이내 곧 하락해 지난 22일엔 3565원으로 평소 주가를 되찾았다. 

한편, SBS와 SBS미디어홀딩스는 이남기 SBS미디어홀딩스 사장의 청와대 홍보수석 내정과 함께 엇갈린 등락을 보였다.

SBS는 내정 발표 전인 15일 4만20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내정 발표 후 전일가보다 1600원 상승하더니 지난 22일엔 4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30일 최고가 4만7000원을 기록한 뒤 상장 이후 두 번째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SBS미디어홀딩스는 SBS와 달리 큰 변화는커녕 오히려 하락했다. 발표 직전 5580원에 마감했지만 지난 22일 5430원으로 50원가량 더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내정자 효과보다 SBS미디어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BS미디어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06억8700만 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50.9%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 역시 정치테마주로 엮였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윤 내정자가 한전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졌기 때문이다. 또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과 행정고시 14회 동기라는 점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전은 지난 18일 3만1300원에서 출발해 지난 22일 3만195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지식경제부 측은 "윤 내정자가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80년대 말 정부에서 공무원을 상대로 한전 주식을 공모했을 당시 받았던 40주가 전부다. 다량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이번엔 피해 막겠다

이처럼 정치테마주가 해당 산업의 육성 정책이나 기업의 가치와 상관없이 새 정부에 참여하는 인맥만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대선테마주와 관련해 시가 총액이 17조 원이나 증발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새로 형성되는 테마주에 대해서는 거래소와 함께 살펴보고 있다”며 “시세조종 등의 조사 필요성이 발견되면 즉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상에서 루머를 유포해 테마주를 형성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를 함께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도 지난 18일 시장감시위원회 산하에 예방감시부를 신설하는 등 사전 감시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방종식 한국거래소 예방감시팀장은 “테마주 문제와 증권방송 전문가 구속 사태가 끊임없이 불거지는 등 그간 사전 모니터링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며 “사후 감시에서 사전 감시로 패러다임이 점차 바뀌면서 예방감시부가 출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언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정치테마주들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기 상당히 힘들다”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주의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투자자들은 새정부 출범 직후 주가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계속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투자자는 “지난해 대선테마주에 이어 이번 정치테마주까지 끝날 것 같지만 끝나지 않았다”면서 “새정부가 공식 출범되면 테마주로 엮인 기업들의 주가가 또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soojina6027@ilyoseoul.co.kr

박수진 기자 soojina60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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