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류계 아가씨와 결혼 어떠세요
화류계 아가씨와 결혼 어떠세요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3-02-25 13:02
  • 승인 2013.02.25 13:02
  • 호수 982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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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화류계에 들어간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고민이 있다. 이는 세상에 물든 남성들보다 오히려 순진한 남성들이 더욱 많이 하는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주제는 바로 ‘과연 화류계 아가씨들과의 결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들은 일반 남성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조차도 하는 고민이라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직장인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화류계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한 5년 정도가 됐다. 그런데 한 여자에게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밖에서 만날 때쯤이면 어김없이 평범한 20대 중반의 아리따운 여성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런 여성이 밤마다 술 취한 남성들에게 몸을 허락한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비록 아직은 내가 그녀에게 많은 돈을 주어 그녀를 화류계에서 탈출시키기도 힘들고, 부모님들을 속이면서 결혼을 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나야 그녀를 감싸줄 수도 있지만, 또한 그녀가 느끼는 평범한 삶에 대한 거부감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문제로 고민한지가 벌써 6개월이 넘었다. 남들에게는 별로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고민일 줄은 모르겠지만, 나 자신에게는 정말로 고민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어떤 경우에는 업주나 화류계 종사자들조차도 이런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 역시 고민은 거의 비슷하다. 화류계 여성들에게서 일종의 ‘사랑’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녀들과의 만남을 심각하게 고민한다는 것. 하지만 그들 역시도 사회적인 편견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둘이만 행복하게 살자’고 다짐한다고 해도, 결국 둘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과거’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들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아니다. 화류계 아가씨들 역시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남성과는 쉽사리 결혼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화류계 7년차 아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과연 나 스스로도 이러한 화류계 생활을 접고 평범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차라리 완전히 나의 과거를 숨기고 결혼을 할 수는 있어도, 나의 과거를 아는 남성과 결혼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은 결혼할 때 처음부터 약점을 잡히고 들어가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평탄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화류계 아가씨들도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물론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실제 결혼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호빠 출신의 남성과 룸살롱 출신의 여성이 가정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고 해도 행복하게 함께 잘 사는 경우는 극히 일부라는 것이 화류계 사람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일단은 남녀 모두 이성에게 끌릴 만한 매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소한 행동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경제적으로 힘들 때에는 돈을 잘 벌 때였던 과거로 돌아가는 성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평탄한 결혼 생활이 결코 쉽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런 커플들은 ‘역시 화류계 여자(남자)와는 결혼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러한 생각들이 화류계 전반으로 퍼져 나간다는 이야기다. 물론 실제 이렇게 결혼을 해서 성공적으로 결혼 생활을 하는 커플들도 있겠지만, 그런 커플들의 경우는 극소수라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화류계가 존재하는 한 이러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ilyo@ilyoseoul.co.kr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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