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방이 뜨는 까닭
샤워방이 뜨는 까닭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3-02-25 12:57
  • 승인 2013.02.25 12:57
  • 호수 982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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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새로운 재미?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변태 업소들이 등장했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빛을 보지 못했던 업소가 새롭게 복권(?)돼 호황을 누리는 경우도 있다. 과거의 콘셉트에서는 남성들의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지만, 최근 변화된 성향들에 잘 들어맞아 다시 한 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변태 업소들이다.

이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샤워방’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름은 새롭지만, 사실 그 업소의 내용 자체는 그리 새롭지 않다. 이미 2000년대 초반 한번 등장했었지만 대딸방이나 키스방 등 다른 업소들에 밀려 사그라들었고, 그렇다고 이 업소 자체가 아주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저 그런 유사성행위 업소 중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샤워방은 그 신속성과 샤워를 할 수 있다는 편리성 때문에 최근 급속도로 많은 남성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는 점심시간에도 간략하게 유사 성행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샤워방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직장인 최모씨에게는 최근 들어 점심시간에 새로운 ‘재미’가 생겼다.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식도락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먹는 것은 ‘대충 먹자’는 주의를 가진 그이기에 맛은 크게 따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요즘 최씨의 점심시간을 즐겁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과거 한때 유행했지만 자취를 감췄던 ‘샤워방’의 출입이다.
샤워방은 최근 새롭게 부활한 유사 성행위 업소 중 하나. 2000년대 초반 잠시 등장했다가 당시에는 많은 남성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곧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하게 불기 시작한 각종 변태 업소의 등장에 따라 새롭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업태다.

변태업소 기웃거리는 남성

사실 샤워방의 서비스는 비교적 간단하다. 업소에는 좁은 방에 조그만 침대와 샤워시설이 있을 뿐이다. 말이 샤워방이기는 해도 그저 다른 유사 성행위 업소가 해주는 서비스와 크게 다를 건 없다. 하지만 이 업소의 장점은 5만 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유사 성행위를 받을 수 있고, 또 바로 옆에 샤워장이 있어서 ‘일(?)’을 마친 후 곧바로 샤워를 해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대딸방이나 유사 성행위를 제공하는 이발소 등에서도 젖은 물수건으로 정성스레 뒤처리를 해주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샤워를 하는 것보다는 찜찜함이 남는 것은 사실. 그런 점에서 샤워방은 ‘샤워’라는 아주 간단한 서비스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샤워방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장점은 바로 5만 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과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끝내준다는 점에 있다. 대딸방만 하더라도 최소 7~9만 원 정도의 비용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샤워방의 경우 싸면 4만5000원 정도에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서비스 시간이 짧다보니 점심시간 1시간 이내에 식사는 물론 ‘욕구’도 함께 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쁜 생활을 해야 하는 도시인들에게 샤워방은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서비스들이 ‘성의가 없다’, ‘시간이 너무 짧다’는 이유로 배척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이러한 점들이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샤워방을 가끔씩 이용한다는 백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10만 원 안팎의 돈도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도 성욕을 풀기 위해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최근에는 값싸게 성욕을 풀 수 있는 곳이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한다. 샤워방은 여러 가지 장점을 모두 갖추었다. 거기다가 아가씨들의 수질 역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일반 대딸방보다 훨씬 경쟁력을 갖췄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종종 샤워방을 이용해볼 생각이다.”

단속 위해 법체계 바뀌어야

백씨의 이야기처럼 샤워방이 비록 저렴하다고는 해도 그 ‘수질’도 저렴해지는 것은 아니다. 비록 가격은 싸지만 서비스에 투여해야 하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도우미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유사 성행위 업소의 경우, 서비스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여성들도 좀 더 짜증이 나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이 이것저것 다양한 것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업소의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 변태적인 서비스까지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짧으면 어차피 남성들도 포기할 건 포기하고, 빠른 시간 내에 원하는 서비스를 받고자 하기 때문에 아가씨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편하고 수월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샤워방은 아가씨도 만족하고 손님도 만족하는 장점(?)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오히려 이러한 샤워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실질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업태라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고, 이를 경험하고자 하는 남성들도 상대적으로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수사 당국은 샤워방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말고 지속적인 단속을 해야 한다. 하지만 수사 상의 어려움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단 ‘성매매 현장’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 무척 어렵다. 기타 다른 업종의 경우 ‘콘돔’이 매우 유력한 증거다. 하지만 샤워방의 경우에는 유사 성행위 업소이기 때문에 콘돔을 사용할 일이 없다. 그런 점에서는 현장을 급습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인데, 이러한 ‘타이밍’을 맞춰서 단속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업소 곳곳에 비상구가 있고, 업소 정문과 곳곳에 CCTV가 있기 때문에 아가씨와 손님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시간을 벌 수 있다. 따라서 현장을 급습해 단속하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법체계를 바꾸는 것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잡을 수 없는 현장’을 잡아야만 유죄가 된다는 것은 일종의 논리적 모순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ilyo@ilyoseoul.co.kr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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