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오병호 프리랜서] 이승연 현영 장미인애 등 프로포폴 연예인으로 사회적 논란인데 이어 박시후가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어 연예계를 비롯한 방송가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방송가 일부에서는 사정기관이 연예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검찰 주변과 방송가에서 “머지않은 시점에 사정기관에서 방송사를 본격 수사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방송가가 주요 타깃이 되는 것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 “방송사 내부의 뒷거래가 만연해 일부 연예인 또는 연예인 지망생의 투서가 잇따르자 검찰이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연예계에서는 검찰이 방송가를 수사하게 될 경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방송가를 중심으로 연예계와 재계 뿐 아니라 나아가 정치권 인사들도 방송가 비리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파다한 것도 이러한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연예기획사들 소속 연예인 출연 위해 천문학적 로비 정황
최근 연예계 성상납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 마동석 주연의 ‘노리개’가 대국민 모금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촬영을 마친 영화 ‘노리개’는 올해 상반기 개봉을 앞두고 지난 13일 전문 플랫폼 업체인 굿펀딩(www.goodfunding.net)을 통해 홍보비 1억 원을 모금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오픈했다.
‘노리개’는 제작과 투자,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수많은 어려움에 가로막혔다. 대기업과 매니지먼트들은 영화의 참여를 꺼려했고, 그로인해 제작은 번번이 무산됐다. 이는 노리개의 내용이 현실과 무관치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제작사 측은 “제작과정에서의 자본에 대한 끊임없는 외압 뿐 아니라 영화가 완성된 지금도 여전히 소송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며 “그러나 ‘노리개’는 연예인과 광고주, 언론, 정치인 등의 뿌리 깊은 유착의 고리를 바로잡는 전환점으로 작용할 작품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노리개’ 크라우드 펀딩은 굿펀딩 사이트를 통해 진행되며 최소 2500원부터 참여 가능하다. 펀딩 금액에 따라 시사회 초대권 및 예매권, DVD, 사인포스터 증정을 비롯해 배우와 제작진이 함께하는 특별 감사 모임 초대 등 다양한 리워드가 제공된다. 모금된 금액은 영화의 홍보에 필요한 제작물과 광고비, 시사회 개최 비용 등으로 사용 될 예정이다.

‘노리개’ 제 2의 ‘도가니’ 되나
‘노리개’의 제작에 법조계와 방송계가 긴장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노리개의 소재로 활용되거나 내용과 유사한 사건 등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사법부에 대한 불신론이 또 한 번 사회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화 제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방송계다. 방송사와 연예 기획사간의 추악한 뒷거래가 영화에 적나라하게 담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화제작 소식과 함께 사정기관 안팎과 방송가 주변에서는 “사정기관에서 방송가 비리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있다거나 검찰이 방송가 인사들을 내사 중이며 조만간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정기관의 칼날이 겨냥하고 있는 방송가 인사들은 대략 5~6명 정도이고 로비 등 비리 혐의 연예인은 7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기관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조사 대상 연예기획사는 4군데이고 이중 유력한 곳은 현재까지 일단 두 군데로 압축된 상태다.
사정기관의 한 소식통은 “특정 방송사 관계자들과 연예기획사간의 뒷거래 정황이 포착돼 제보 등을 수집하고 있는 중”이라며 “정황증거가 확보되면 관계자들에 대해 직접 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타발굴 위험한 줄타기
특히 이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검찰은 한류바람을 타고 우후죽순으로 신설되었거나 또는 운영 중인 각종 스타발굴 방송과 관련해 거대한 리베이트가 오고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검찰 주변에는 이에 대해 “어떠한 형태로든 연예사업이 사회적 이슈화될 여지가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방송가의 비리가 만연하기 때문에 검찰이 새정부 들어 한번은 메스를 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방송가 소식에 정통한 한 방송계 인사는 “방송사와 연예기획사간의 검은 거래는 이미 도를 넘어선지 오래”라며 “MB정부 들어서는 정치권 관계자와 연예기획사 대표가 검은 거래를 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사정기관이 수사를 하게 되면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사업이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 최고의 성장률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시장 감시기능이 부족해 곳곳에서 검은돈이 오고가고 있다는 것이다. 연예계와 방송사의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기획사들과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은 MB정부때 여러 번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수사를 받은 적이 없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을 중심으로 증권가 에널리스트, 방송계 PD그룹, 대기업의 광고기획사업체 그리고 성 접대 알선책까지 연계돼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며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첩보의 내용 중 주가조작, 성 접대, 방송사 상대 로비 등은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 이들 커넥션은 엔테테인먼트 업체의 국내외 대형공연을 둘러싸고 브랜드용품업체와 행사 주관업체 등을 동원한 검은 거래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사정기관이 접수한 제보다. 일부 방송사 PD들의 경우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신인 연예인을 발굴 부각시켜 주는 수법을 통해 상당한 리베이트를 챙긴다는 말이 돌고 있다.
방송사와 관련된 일을 하는 한 인사는 “이들 간의 막후거래는 현금으로 수백억 원대 이상이 조성되어 뿌려지고 있다”면서 “문제는 이 같은 조직적 비리를 처벌한다는 것이 사실상 한류에 직접적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아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병호 프리랜서>
오병호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