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데뷔 14년을 돌아본 백지영 단독 콘서트 ‘7년만의 외출’
[종합] 데뷔 14년을 돌아본 백지영 단독 콘서트 ‘7년만의 외출’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2-22 09:35
  • 승인 2013.02.22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댄스에 발라드까지… ‘대체 못하는 게 뭐야!’

▲ 백지영 단독 콘서트 ‘7년만의 외출’ <사진출처 = WS 엔터테인먼트>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영화 ‘7년만의 외출’ 속 마릴린 먼로의 지하철 통풍구 씬을 기억하는가. 새하얀 홀터넥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바람에 휘날리는 치마를 애써 붙잡고 있는 모습은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까지 설레게 만들기 충분하다. 이는 마릴린 먼로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회자되는 장면일 뿐 아니라 그녀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대표작이다. 뿐만 아니라 특별한 노출이나 자극적 상황 없이도 미국의 대표적인 섹시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대한민국의 대표 여가수 백지영에게 있어 ‘7년만의 외출’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7년 만에 개최한 단독 콘서트에 붙인 이름이라 단순하게만 여기기에는 그녀에게 2013년 2월 16일은 너무 소중한 하루로 자리매김했기 때문. 수만 명의 팬들 역시 이날을 ‘백지영을 기억할 수 있는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으며 먼 미래에도 추억할 듯 보였다.

▶ 파워풀한 음색 · 댄스,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1999년 여름. TV 음악프로그램 우측 상단에 위치한 ‘라이브(LIVE)’라는 글귀가 무색할만한 폭풍 신인이 등장했다. 파워풀한 음색의 백지영은 열정적인 댄스에도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녀가 데뷔한 90년대 말 K-Pop 시장은 아이돌 그룹의 등장과 함께 립싱크 활동이 만연했던 시기였다. 특히나 당시의 댄스 가수는 입만 뻥긋거리는 ‘립싱크 가수’라는 인식이 당연시됐던 때였다.

이 같은 상황에 혜성처럼 등장한 백지영은 립싱크 가수에 길들여진 대중들의 답답함을 해소해줬다. 당시 소찬휘, 김현정 등 내놓으라 하는 실력의 솔로 여가수들이 이미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가창력과 댄스 실력을 동시에 겸비한 여가수의 데뷔는 잇단 관심을 얻기에 충분했기 때문.

그녀는 데뷔곡 ‘선택’ 이후 ‘부담’과 ‘대쉬(Dash)’ 등 발표하는 곡마다 숱한 화제를 몰고 오며 대한민국 섹시 여가수의 한 획을 장식했다. 특히나 전문적인 살사 기술에도 빈틈없는 가창력을 선보인 ‘새드살사(Sad Salsa)’는 그녀의 전성기라 표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후 백지영은 ‘사랑 안 해’를 통해 발라드 가수로 재탄생했다. 대중들의 색안경 낀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한층 더 성숙해진 음색과 음악으로 돌아온 만큼 ‘사랑 하나면 돼’, ‘총 맞은 것처럼’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대중들의 의구심에 실력으로 정면 승부한 셈이다.

이런 그녀가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OST 퀸’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이리스 ‘잊지 말아요’, 천일의 약속 ‘여기가 아파’, 시크릿 가든 ‘그 여자’ 등 참여하는 OST마다 히트곡 반열에 오른 것.

이처럼 백지영은 모든 장르를 어우르는 능력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여가수의 자리에 올랐다. 콘서트에 응원차 등장한 이승기 역시 “댄스와 발라드가 모두 가능한 유일무이한 선배”라고 극찬할 만큼 그녀의 실력은 그 누구도 반증할 수 없다.
 

▲ 백지영 단독 콘서트 ‘7년만의 외출’ <사진출처 = WS 엔터테인먼트>

▶ 베일에 감춰둔 백지영의 매력, 7년 만에 빛을 발하다

백지영 단독 콘서트 ‘7년만의 외출’은 총 7개의 파트로 구성됐다. 그녀의 주특기인 댄스와 발라드를 비롯해 어쿠스틱, 포크, 라틴 등이 어우러진 이번 공연은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재발견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목소리’와 ‘총 맞은 것처럼’을 열창하며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백지영은 “공연 시작 전 여기 오신 관객 분들 수만큼 떨렸다”며 소감을 전했다. 7년만의 단독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과 부담감 때문일까. 공연 초반에는 약간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최고의 여가수’라는 타이틀답게 데뷔 14년차의 관록이 묻어나는 안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여기가 아파’, ‘로스트 스타(Lost Star)’ 등의 잔잔한 음악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적시는가 싶더니 이내 ‘입술을 주고’, ‘굿보이(Good Boy)’를 연달아 부르며 함성을 이끌어냈다. 특히 ‘굿보이’ 무대는 피처링을 담당한 그룹 비스트 멤버 용준형이 지원사격을 나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후 그녀는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로 어쿠스틱한 매력을 발산했다. 또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손담비의 ‘미쳤어’를 적절히 믹스(mix)해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이밖에도 MBC ‘나는 가수다’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나훈아의 ‘무시로’를 열창하며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의사선생님이 이제는 댄스곡을 연달아 두곡 이상 부르지 말래요”라며 공연 내내 볼멘소리를 내던 백지영은 1976년생으로 이번 해 서른여덟 살을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드걸(Bad Girl)’과 ‘내 귀에 캔디’ 등 난이도 높은 댄스곡을 모두 라이브로 선보이며 농익은 모습을 보였다.

앞서 ‘내 귀에 캔디’는 띠동갑이라는 나이차가 무색할 만큼 2PM 멤버 옥택연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던 곡이다. 백지영의 음악 인생에 빠질 수 없는 파격적인 곡이다보니 이번 콘서트의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예상은 역시나 빗나가지 않았다. 한때 국민 남동생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던 이승기와의 듀엣은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만큼 현장에서의 반응 또한 폭발적이었다.

댄스와 발라드를 적절히 섞어가며 구성했지만 이번 공연은 전반적으로 잔잔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7년만의 외출’이라는 타이틀답게 재기 이후의 곡들로 꾸며진 것. 그러나 관객들은 그녀의 주옥같은 댄스 명곡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관객들의 아쉬움을 눈치 챈 것일까. 그녀는 이내 ‘선택’과 ‘대쉬’로 화려한 무대를 꾸몄다. 이는 마치 무언가 부족했던 공연에 한줄기 단비처럼 느껴졌다. 엔딩무대로 꾸며진 ‘새드살사’는 전성기 시절 그녀가 돌아온 듯 했다.

한편 백지영은 ‘7년만의 외출’인 만큼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대전 등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 콘서트로 감춰뒀던 그녀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길 기대해본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