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한전산업개발 횡령·배임 의혹 내사
[단독] 검찰, 한전산업개발 횡령·배임 의혹 내사
  • 최은서 기자
  • 입력 2013-02-20 09:21
  • 승인 2013.02.20 09:21
  • 호수 981
  • 2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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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산업개발 둘러싼 수상한 의혹 셋

[일요서울|최은서 기자] 검찰이 최근 한전산업개발㈜(이하 한산개발)횡령·배임 의혹에 관한 진정서를 접수하고 내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진정서 내용을 바탕으로 내부자 횡령·배임 의혹에 대해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 특히 대한철광㈜ 투자순위 조작 의혹과 양양광업소 선광장 설계 및 설비제작에 업체선정 비리 및 투자비 과다집행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앞서 한산개발은 검침원들의 집단소송에 이어 일각에서 횡령·배임 의혹, 주가조작 의혹까지 대두돼 곤혹을 치룬 바 있다. 한산개발의 횡령·배임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사정기관에도 이와 관련한 적지 않은 양의 첩보보고가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의혹제기에 한산개발 측은 “근거 없는 음해”라며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뉴시스>

한산개발은 자유총연맹이 51%, 한국전력이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2003년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한국전력이 한산개발 지분 51%를 매각했고 이를 자유총연맹이 인수한 바 있다.

투자 순위 조작 의혹

한산개발은 철광석 및 희토류 개발사업 계획을 세우고 2010년 11월 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철광㈜과 합작투자협약서를 작성하고 같은 해 12월 20일 대한광물㈜을 설립했다. 대한광물㈜은 대한철광㈜이 소유하고 있는 양양광업소를 인수해 철광 개발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철광㈜의 투자순위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투자하기 위해서는 공사에서 작성하는 업계 투자 순위가 25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하지만 당시 대한철광㈜은 업계 투자 순위가 50위 이하였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대한철광㈜의 투자 순위를 조작했다는 것이 의혹의 주요 내용이다.

한산개발 측은 사업내용에 대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산개발, 대한철광이 공동 투자한 사업이다”며 “국내 금속광산 재개발 사업추진을 통한 국내사업연료광물의 안정적 공급이 추진 배경이다. 2020년까지 10광종 50개 광산을 탐사했고 이 중 22개 광산을 재개발했다”고 말했다.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한국 “광물자원공사의 내부투자 심의 및 이사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투자를 시행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대한광물 입찰 비리 의혹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한산개발 관련 의혹은 이 뿐 아니다. 검찰은 또 대한광물㈜의 양양광업소 선광장 설계 및 설비제작 업체 선정 비리 및 투자비 과다집행 의혹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대한광물㈜는 한산개발의 계열사다.

일각에서는 이 사업 입찰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입찰에는 모두 3개 업체가 참여했다. 광산기공과 극동플랜트, ㈜지엠테크날러지(이하 GMT) 등이다. 광산기공은 1997년 7월에 설립된 업체로 자본금은 33억 원이다. 극동플랜트는 1998년 6월 설립으로 자본금 19억 원이다. GMT는 2009년 7월 설립된 업체로 자본금 2억 원이다.
당시 대한광물은 입찰제안서 접수 및 프리젠테이션 일자를 달리해 의혹을 낳았다. GMT만 다른 두 경쟁업체보다 2일 뒤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고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이에 대해 GMT가 두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유치에 있도록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입찰 공고에는 습식이 아닌 ‘건식’으로 공시했다. 따라서 광산기공과 극동플랜트는 공시에 따라 건식으로 입찰 제안서를 작성했다. 반면 GMT는 건식과 습식 2개로 입찰제안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이후 입찰공고와는 달리 ‘습식’으로 변경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는 사전에 GMT가 습식으로 변경된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거나 이같은 사실을 협의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산개발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이 입찰 선정과정과 관련해 “GMT는 선광장 설비를 제작해본 실적도 없고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회사”라며 “GMT가 제출한 실적은 모회사인 GMC의 실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특히 GMT는 공사 수주 후 설계 및 공사 일체를 다른 회사에 하도급을 주었다. 특히 설비제작 대부분을 입찰 경쟁 업체였던 광산기공에 하도급을 줬다. 이를 두고 이 소식통은 “GMT가 공사를 담당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 뿐 아니다. 유지보수능력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향후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산개발 측은 “대한광물 선광장 건설 업체 선정은 광산플랜트 전문업체 견적의뢰 및 적격 심사 후 최종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해당 의혹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명명백백히 증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12년 한산개발 내부 감사실 출자회사 회계장부열람 시행결과 특별한 문제점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업과 관련해 “국내 유일의 철광산인 한덕철광 공사사례 및 전문기관 자문 등을 시행했다”며 “광산업계 전문가들은 단시간 내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비 과다 집행했나

이와 함께 투자비 과다집행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대한광물은 2009년 11월 3일 양양광업소 선광장 설계 및 설비제작에 대한 투자비를 52억 원으로 책정하고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2011년 5월 2일 투자비를 89억 원으로 늘려 입찰을 진행시켰고 공사 진행 중이던 2011년 5월 16일 공사비를 97억9000만 원으로 더 높게 책정했다.

이 의혹에 대해 한산개발 측은 “선광장 운영의 효율성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사비 증액이었다”고 못박았다. 최초 계획에 반영되지 못했던 수처리설비와 골재생산라인, 제품 사일로(silo), 세륜대, 계근대, 전기시설 등의 필요설비에 필요한 비용이 추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상수원보호구역인 남대천에 인접해 있어 광산폐수를 외부로 유출할 수 없어 폐수를 재활용해야 했다. 때문에 친환경 수처리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또 골재 및 모래생산 설비 설치로 폐기물을 자원화해 폐기물 처리비 절감 및 부족 야적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choies@ilyoseoul.co.kr

최은서 기자 choie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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