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 전북취재본부 고봉석 기자]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빼어난 한지의 우수성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조선왕조실록(선조~철종) 복본작업이 또다시 시작된다.
전주시는 올해부터 3년간 총 18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주사고에 보관 중인 국내 유일본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제14대 선조에서 제25대 철종까지 297년간의 역사를 복원하는 복본화 사업(588책 7만9558면)을 (사)생물소재연구소(전주한지산업지원센터)와 함께 추진한다.
이번 사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주한지 연구개발기관인 전주한지산업지원센터(전주생물소재연구소 부설)가 사업의 주축이 된다는 점이다. 센터는 이번 사업에서 축적한 복본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연구 발전시켜 전주한지산업을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조선을 건국한 태조부터 철종까지 조선왕조의 모든 역사가 당시 한지 물성을 그대로 살려 현대로 되돌려 놓게 돼 진정한 의미의 조선왕조실록 복본을 완성하게 된다.
조선왕조실록은 1392년 제1대 태조부터 1863년 제25대 철종까지 장장 472년의 조선 왕조의 역사를 기록한 책으로 분량은 1893권에 888책이다. 전주시는 이 가운데 태조에서 제13대 명종(1567년)까지의 175년에 걸친 기록역사(806권 614책 5만3130면)를 지난 2008년부터 4년간 당시 한지 물성을 그대로 살려 현대로 재현하는 복본화 사업을 완료했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순종 27대 왕들의 기록을 정리한 것을 의미하나 고종과 순종은 일제에 왜곡되어 태조~철종 25대 왕들의 기록을 실록이라 칭하고 있다. 실록은 임진왜란 때 침략전쟁을 피해 전주사고에 보관 중이던 조선왕조실록(태조~명종 614책)을 정읍 내장산으로 옮긴 후 7년 전쟁이 끝나고 유일하게 보존된 전주사고본을 기반으로 다시 제작해 현재 규장각과 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이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는 규장각, 국가기록원과 더불어 조선왕조실록을 전권 보유하게 되는 유일한 자치단체로서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이 고스란히 전주에 보존되어 있다는 것은 전주가 문화중심도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주에서 편찬에 버금가는 조선왕조실록 복본제작은 한국 기록문화와 한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첫 걸음인 만큼 더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접해 대한민국의 뿌리를 되짚어 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복본이 완료된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을 경기전 어진박물관과 전주사고에 전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공개했다. 하지만 도난, 화재, 소실, 훼손 등 보관 중 손실위험이 커 지난 8일 10억 원 가량의 가치를 인정받는 유물보험에 가입한 바 있다.
시는 이 복본 외에도 문화재 6개소, 어진박물관, 역사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는 유물 9800여 점에 대해서도 손실에 대비한 유물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조선왕조실록이 추가적으로 복본화 되면 조선왕조실록 전권을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전시·공개해 우리나라 기록문화와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연구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취재본부 고봉석 기자>
전북취재본부 고봉석 기자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