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생태공원
- L팀장 : 문경새재 생태공원에 2가지 원칙을 적용해서 성공시켰지요.
▲ 신 : 그렇습니다. 문경새재 생태공원은 제가 환경부에 있을 때 170억 원 가까운 국비지원을 받아 조성된 사업입니다.
그런데 시장이 되어 가보니 ‘식물원’이었어요. 관광객들이 외면했어요. 문경시민조차 흥미를 갖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에게는 의미 있는 식물원일지 모르지만 생태공원으로서는 분명 실패였지요. 그래서 생태공원에 대해 2가지 질문을 던졌지요.
먼저, 아름다우냐는 질문에서 생태공원은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생태공원의 식물보다 문경새재에 있는 야생 소나무가 더 아름다웠습니다. 재미있느냐는 질문에도 생태공원은 아무 재미가 없었습니다.
아름답지도 않고 재미있지도 않은 생태공원을 관광객이 찾지 않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 L팀장 : 그래서 어떻게 고쳤는가요.
▲ 신 : 먼저 생태공원에 동물을 입식시켰지요. 원숭이·사슴·타조·오리·닭·토끼·조류(鳥類)를 조화롭게 배치시켰지요. 그래서 식물과 동물의 조화가 이루어진 새로운 생태공원을 만들었지요.
생태공원 내 호수에도 오리를 넣었고 물고기도 넣었지요. 호수에 분수도 설치했습니다. 생태공원에 닭이 뛰어 놀게 하고 토끼가 움직이고 조류관에는 여러 종류의 새들이 날아다니게 하였지요. 여기에 전통 초가집을 지어서 토종돼지, 한우를 입식시켰습니다. 코뚜레를 한 한우였습니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재미있어 했습니다. 워낭소리가 무엇인지 모르는 도시 학생들에게 한우는 신기한 존재였습니다. 토종돼지도 처음 보는 신기한 동물이었습니다. 토종닭조차 볼거리였습니다.
다음으로 생태공원을 건너가는 육교를 멋지게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생태공원 옆에 목조로 된 테크(Deck)를 설치했습니다. 문경새재를 찾는 관광객들이 좋아했습니다. 이제 생태공원은 문경새재 관광의 또 하나의 명품으로 변모했습니다.
3. 시청 담장을 허물다
- L팀장 : 시청의 담장을 허문 것도 2가지 원칙을 적용한 것이지요.
▲ 신 : 그렇습니다. 처음 시장이 되어 출근을 하는데 시청담벼락이 눈에 거슬렀지요. 답답하고 앞이 꽉 막혀 숨이 막힐 지경이었지요. 취임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총무과장을 불러 당장 담장을 허물어 버리라고 지시했지요.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담장을 허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민들과 언제나 벽 없이 대화하고 가까이 가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시민을 위한 청사인데 왜 담장이 필요합니까? 그리고 보기에도 흉합니다. 그래서 긴급히 추경예산을 세워 담장을 허물고 예쁘게 새단장을 했지요. 아름다운 돌도 가져다 놓고 나무도 심어 조경을 했어요.
시청의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시청이 밝아졌습니다. 시청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지요. 시청 담장을 허물고, 이어서 문경새재 옛길 박물관 앞 담장도 허물었습니다.
박물관 앞 담벼락도 흉물이었지요. 교도소 담벼락 같았습니다. 옛길 박물관을 잘 단장했지만 담벼락 때문에 옛길 박물관이 묻혀있었습니다. 담장을 허물고 멋지게 조경까지 했습니다. 소나무도 심고 돌도 가져다 놓고 잔디도 심었습니다. 작은 연못도 만들어 물고기도 넣었지요.
그 후 문경시의 모든 옹벽과 담장을 다 허물어 버렸습니다. 옹벽이 사라지고 담장이 허물어진 문경시청사, 옛길 박물관은 아름다운 문경, 새로운 문경, 밝은 문경, 열린 문경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4. 모전 도서관
- L팀장 : 시청 테니스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모전 도서관을 건설하였지요.
▲ 신 : 그렇습니다. 제가 후보시절 모전동 주민들은 모전동에도 멋진 도서관을 하나 건설해 달라고 얘기하셨습니다. 모전동 쪽에는 아파트도 많고 젊은 층이 많이 사는데 중앙 도서관과 흥덕 도서관까지 가기가 불편하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도서관을 지을 부지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지만 도서관을 지을만한 부지가 없었습니다. 모전동을 샅샅이 둘러보았지요. 아무리 돌고 돌았지만 적당한 부지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하다가 무심코 시청 테니스장을 들렀습니다. 직감적으로 시청 테니스장을 모전공원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도서관을 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다음날 출근하여 참모들을 불러 모전 도서관 건설을 지시했지요.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멋진 아름다운 도서관을 건설해야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기존의 도서관을 둘러보아 좋은 점을 벤치마킹했습니다.
요즈음 도서관은 참 다양합니다. 단순히 책을 찾고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공부도 하고 책도 찾고 만남의 광장으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전도서관 역시 여러 가지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했지요.
어린이 열람실, 주부도서실, 학생 열람실, 모든 시민이 함께 책을 보고 만남의 장이 이루어지는 다목적 도서관의 건설이었습니다.
흉물스럽고 옹벽으로 답답했던 시청 테니스장 자리에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서관이 건설된 것이지요.
5. 영강 문화센터
- L팀장 : 영강문화센터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서울의 유명한 회사에서 디자인한 것인가요?
▲ 신 : 아닙니다. 다들 건물 디자인 참 예쁘다고 아름답다고 칭찬을 합니다. 특별히 설계비를 많이 들여 서울의 유명한 설계사에서 디자인했느냐고 묻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역 업체가 설계했고 설계비도 조달청 단가대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의 관심이지요. 발주처의 관심에 따라 결과는 180도 다릅니다.
우리가 집 한 채 지을 때도 주인이 관심을 갖고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야 합니다. 저는 설계서 초안이 납품되면 설계서를 꼼꼼히 챙겨 봅니다. 저 혼자 보는 게 아니라 담당직원, 시청간부들과 함께 품평회를 갖지요. 그리고 우리들의 생각과 의견을 설계자에게 전하지요. 한마디로 퇴짜를 놓지요. 2차 시안이 나오면 또 다시 검토 하지요. 또 마음에 안들면 또 퇴짜를 놓습니다. 만족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돌려보냅니다. 시간이 걸려도 만족스런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복 합니다.
“문경시청 일 맡으면 골치 아파요. 문경시청 일하려면 본전 못 뽑아요…”
이런 소리도 들었지만 저는 설계에서 시공까지 꼼꼼이 챙기고 또 챙겼습니다. 나중에 준공된 건물을 바라보면 뿌듯합니다. 영강문화센터도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건물입니다.
영강문화센터란 이름도 고심했습니다. 내용상으로는 ‘문경노인복지센터’지요. 그런데 부르기 좋고 아름다운 이름을 붙이고 싶었지요. 그래서 영강문화센터로 했던 것입니다. 게다가 콘텐츠도 전국에서 가장 충실하게 설계했습니다. 당구장·탁구장·도서관·DVD상영실·바둑·장기실·휴게실 등 없는 게 없다고 할 만큼 내용이 충실하지요. 2가지 원칙 때문에 문경의 어르신들이 행복한 것 같습니다.
- L팀장 : 모전공원에 음악분수를 넣고 전투비행기를 추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지요.
▲ 신 : 당초 설계에는 음악분수는 없었지요. 나중에 설계변경을 통해 음악분수를 추가 했습니다. 그리고 공원 꼭대기에 팔각정으로 설계되어 있었는데 아무래도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마침, 예천공항에서 전투비행기 2대를 무상으로 주겠다고 하여 팔각정 대신에 전투비행기를 집어 넣었지요. 학생들이 좋아하고 재미있어 합니다. 학습효과도 있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공원 조성을 위해 조경에도 신경썼습니다. 산림과장을 불러 문경시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를 찾아서 조경을 하도록 부탁했지요. 추가 조경사업비까지 배려를 했습니다.
제10장 농민시장
1. 농민시장
- L팀장 : 시장님의 트레이드마크는 농민시장입니다. 일등농촌을 부르짖었고 늘 농민시장임을 자처했습니다.
▲ 신 : 저는 솔직히 젊을 때는 농과대학 나온 것을 후회했습니다. 환경부 근무할 때 그것이 제게는 큰 콤플렉스였습니다. 그런데 고향에 돌아와 시장을 하게 되니 농과대학 나온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지요.
제가 농과대학을 간 것이 운명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진정 농민시장이 되고 싶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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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국 ilyo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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