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숨은 황태女 찾기 >> 뭐? 그녀가 ...
재계 숨은 황태女 찾기 >> 뭐? 그녀가 ...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3-02-19 13:55
  • 승인 2013.02.19 13:55
  • 호수 981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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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지분 늘리기, 조용한 경영수업 통해 황태녀 등극 초읽기
朴당선인 효과, 여성 인재등용론 불거지면서 재계 여풍 지속

“어제까지 나의 직장 후배였던 사람이 오늘 팀장으로 돌아왔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일일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에선 힐링워터의 장남 백건욱(양진우 분)이 입사 며칠만에 사표를 쓰고 나갔다가 팀장으로 돌아왔다. 부서 팀장이던 천명관 과장(이두일 분)은 하루 아침에 후배에서 직장 상사가 된 그를 모시는 불운(?)을 맡게 됐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나타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일부 대기업 오너의 자녀가 조심스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일부 오너 측근들만 알고 있는터라 함께 일했던 동료들조차 감쪽같이 속았다며 손사레친다. 한 직원은 “정말 몰랐다. 그가 회장의 딸이라는 사실은 그가 퇴사 후 오너家 생일에 초대받고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차녀 박주형(35)씨의 경영참여설이 불거진 바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박씨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총 5차례에 걸쳐 금호석화 지분 1만6500주를 사들이면서 이 같은 경영참여설이 불거졌다. 지분 매입 대금도 모두 자기자금으로 한달 평균 매입 대금은 20억 원 안팎에 달한다.
그동안 금호家에선 선대로부터 내려온 공동경영합의를 통해 ‘남자에게만 상속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재계가 주목한다. 일각에선 금호석화의 후계구도 원칙 변화가 회사의 독립경영에 큰 탄력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첫 지분 매입 시점이 채권단 자율협약 졸업 승인일(지난해 12월 13일) 직후인 만큼, 향후 사업 성공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금호석화의 홀로서기에 오너 3세인 박씨가 힘을 보탠 것 아니냐는 것.
오너가 여성의 지분 보유를 허용하지 않은 선대 회장과 달리 평소 실력있는 여성인재 등용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 온 박 회장의 경영철학이 박씨 지분매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장녀 정남이씨는 아산나눔재단에 합류했다. 아산나눔재단은 정몽준 의원이 현대중공업 주식 등 4000억 원 이상의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재단이다.
아산나눔재단은 최근 기획팀을 신설하고 정남이씨를 기획팀장으로 보임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재단의 기존 주요 사업인 창업지원과 스타트업 육성, 글로벌 인턴십 파견 등을 총괄하고 신사업을발굴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1983년생인 정 기획팀장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 MIT 에서 MBA과정을 밟은 뒤 최근까지 컨설팅 전문기업 베인앤컴퍼니에 근무하다가 아산나눔재단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장녀 임세령(36)씨도 동생 상민(32)씨에 이어 대상㈜ 식품사업총괄 부문 상무로 임명됐다. 임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혼 후 대상에 입사한 터라 나이는 남들보다 많아도 사업 시작은 늦다.

대상그룹은 지난해 10월 임 회장의 차녀인 상민씨를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에 임명했다. 업계에서는 상민씨를 중심으로 3세 경영 체제가 짜여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언니 세령씨도 핵심계열사의 상무가 되면서 향후 그룹 승계구도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조용히 실무 경험 중인 황태녀
아직 경영 일선에 나서진 않았지만 조용히 실무 경험을 쌓는 이들도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첫째 딸인 이경후(28)씨다. 이씨는 CJ 계열사 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CJ에듀케이션즈의 마케팅팀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첫째 딸 김윤지(28)씨도 그룹 계열사인 제로투세븐에 마케팅팀 대리로 입사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첫째딸 담경선(28)씨 또한 비공식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ycros@ilyoseoul.co.kr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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