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학교와 함께하는 아프리카 대탐험, ‘하하 호호’ 웃음꽃
원숭이학교와 함께하는 아프리카 대탐험, ‘하하 호호’ 웃음꽃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2-18 10:14
  • 승인 2013.02.18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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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숭이 학교 공연 <ⓒ 일요서울 유수정 기자>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전시 및 컨벤션 장소로 유명한 양재 aT센터가 웬일인지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귀여운 원숭이들의 재롱과 무시무시한 킹코브라, 아프리카 동물들의 향연에 삼삼오오 모여든 아이들이 웃음꽃을 피웠기 때문. 지난 12일자로 서울 공연이 막을 내렸지만 아이들의 가슴속에는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10년의 전통과 역사를 가진 부안 원숭이학교의 원숭이 20여 마리가 즐거운 서울 나들이를 마치고 고향인 부안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12월부터 약 두 달간 최고의 장기를 뽐냈던 이들은 ‘학교’라는 테마 아래 꾸며진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50여분 남짓한 공연시간 내내 아이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개성 가득한 원숭이들의 재롱에 모두가 웃음 지었으며 절로 손뼉을 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기위해 함께 자리했던 부모 역시 완벽하게 훈련받은 원숭이들의 공연에 푹 빠진 듯 했다.

원숭이학교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진행됐다. 원숭이 학생들의 체육시간을 주제로 꾸며진 1부 공연은 상대적으로 아담한 체구의 원숭이들이 등장해 친근감을 더했다. 고집불통 반장 ‘우와’와 관객들을 웃음바다로 빠트린 ‘뿅뿅이’, “하늘이 포즈”라 외치는 조련사 선생님의 말에 모델 뺨치는 완벽한 포즈를 선보인 ‘하늘이’까지… 모두가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뽐내며 열심히 연습한 묘기를 선보였다.

이들은 앞구르기와 백덤블링 등 사람도 하기 어려운 고난이도의 동작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공중에 떠있는 훌라후프를 통과하는 모습은 플래시 세례를 받기에 충분했다.

2부는 천방지축 말썽꾸러기 원숭이 친구들의 생생한 수업 현장으로 펼쳐졌다. 이름부터 특이한 일본 원숭이 ‘스메끼리’와 잠옷 차림으로 등장한 ‘강쇠’, 늦깎이 학생 ‘할아버지’ 등 각각의 원숭이에 특징을 부여해 공연이 진행됐다.

총 11마리의 원숭이가 등장한 2부 공연은 산만한 교실의 풍경을 완벽히 재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한 반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원숭이들의 모습은 마치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봉숭아학당’을 연상케 했다.

개성 넘치는 원숭이들은 막걸리 병을 들고 등장하는가 하면 귀여운 의상을 착용해 깜찍한 매력을 발산했다. 또 오토바이를 타고 무대를 휘저으며 영화 비트 속 정우성과 고소영으로 빙의하는가 하면 커다란 축구공 위에 올라타 공 구르기 실력을 마음껏 뽐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다리를 다쳤다며 목발을 짚고 돌아다니고 119대원과 환자를 연기하며 들것에 실려 가는 열연으로 관객들을 폭소케 했다. 특히 공연 중간 중간 무대를 누빈 수위아저씨는 주연보다 더 비중 있는 카메오라는 애칭에 꼭 들어맞는 역할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책임졌다.

 

▲ 코브라쇼에 즐거워 하는 관객 <ⓒ 일요서울 유수정 기자>

aT센터에서 진행된 ‘원숭이학교와 함께하는 아프리카 대탐험’은 8000㎡(약 2400평)의 넓은 공간에서 진행된 만큼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했다. 부안 원숭이학교 학생들의 공연과 더불어 킹코브라 쇼와 3D 입체 영상관, 아프리카 동물 관람 등 다양한 행사장이 aT센터의 1층과 2층 전시관에 편리한 동선으로 꾸며졌다.

아프리카 마사이마라 계곡과 세렝게티 초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1층 전시관은 마치 아프리카 현지에 직접 방문한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쌍두사를 비롯한 야생 동물 270여 마리와 실제 크기로 제작한 동물 조형 60여점은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체험의 장으로 다가왔다.

특히 물리면 2분 만에 즉사한다는 맹독성 킹코브라와의 키스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을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먼 발걸음을 했다는 전문 조련사들과 사회자의 찰떡호흡은 조린 가슴을 한순간에 녹이기도 해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됐다는 의견이다.

이밖에도 희귀한 화석과 보석광물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 함께 펼쳐져 교육적 요소까지 더했다는 평이다.

유난히 길고 추웠던 올 겨울, 얼어붙은 아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녹였던 ‘원숭이학교와 함께하는 아프리카 대탐험’은 다음달 23일부터 부산 벡스코(bexco)를 찾는다. 어린이를 위한 문화공간이나 테마파크가 전무한 부산에서 오는 8월 25일까지 부산 및 경상도 지역 어린이들에게 뜻 깊은 기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전북 부안군에 위치한 ‘원숭이학교’에서는 원숭이학교 학생들의 활기 넘치는 무대를 상시 만나볼 수 있다니 재 관람을 원하거나 이번 서울 공연을 놓친 관객들은 한번쯤 찾아봐도 좋을 듯싶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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