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기업인 독무대 … 가맹단체 55개중 체육인 수장 고작 9명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체육단체는 체육인 출신으로 체육행정과 조직활동 경륜가의 손에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은 최근 취임일성을 통해 “이제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라면서 “체육계도 이제 정치인과 기업인에 기대는 관성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체육단체는 체육인 출신에 맡겨야 하고, 정치인과 기업인은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다할 때 한국 체육계가 진정한 선진체육으로 거듭난다는 주장이란 해석이다.
방 회장은 지난 5일 치러진 대한농구협회장 경선에서 이종걸 민주통합당,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을 당당히 누르고 농구인 출신으로 처음 당선됐다.
체육인 출신이면서 체육행정과 조직활동가인 김정행 대한체육회 부회장(기호 1번)과 지난해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기호 2번) 간 맞대결로 오는 22일 치러지는 한국 체육의 컨트롤 타워인 ‘대한체육회장’ 선거의 새로운 여론의 흐름이 나타나는 이유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한체육회는 정(正)가맹단체만도 55개에 달하고, 지난 13일 현재 회장을 선임한 단체는 52곳인데 올해 선거의 특징은 정치인의 대약진과 기업인 파워의 재입증으로 요약되기 때문이다. 정치인 단체장은 8명으로 늘었고, 기업인은 35곳이나 되며, 체육인 출신 수장은 고작 9명에 불과하다.
현역 정치인 출신의 체육계 수장은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의 이병석(대한야구협회), 김태환(대한태권도협회), 홍문표(대한하키협회), 김재원(대한컬링경기연맹), 이학재(대한카누연맹) 의원 등 5명이고, 야당에서는 신계륜(대한배드민턴협회) 의원 1명이다.
기업인은 대부분 대기업 출신들로 현대가 파워가 단연 눈에 띄는 가운데 삼성가, GS, LS, SK, 한화, 한진, 포스코 등이 체육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다.
박희찬 서울시체육회 이사는 “체육단체는 정치인과 기업인이 뛰는 무대가 아니다”면서 “한국 스포츠가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을 위해서는 체육행정과 스포츠조직가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준호 기획취재부장> richappa@ilyoseoul.co.kr
조준호 기자 richapp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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