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조아라 기자]뇌수술 중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국내 두 번째 ‘의인성 CJD’ 환자 백모(50) 씨가 최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계와 질병관리본부는 14일 백씨가 1988년 5월 뇌실질 부위에 외상을 입은 뒤 뇌경막 대용제품인 ‘라이오듀라(Lyodura)' 이식 후 증상을 보여 줄곧 투병해오다 지난달 27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11년 12월 백씨가 뇌경막 이식후 발생한 의인성 CJD의 두 번째 사례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주변 사람들은 백씨가 1988년 당시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가 머리를 다친 뒤 구치소에 있던 중 구토를 호소하다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뇌경막 이식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그 수술 이후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등 의인성 CJD로 의심할 만한 상태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백씨는 2011년 4월께부터 증상이 악화돼 병원에서 말기 치료에 의존하다 사망했다.
주목할 점은 국내 첫 의인성 CJD 환자와 백씨의 투병 기간이나 연령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첫 환자는 수술 감염 후 23년만인 54세에 사망했다. 두 번째 환자인 백 씨도 감염 25년만인 50세에 사망했다. 게다가 사망하기 1년여 전부터 증세가 급속도로 악화된 점도 비슷하다.
질병관리본부는 CJD 진단 환자들의 수명이 짧지만 의인성 CJD 환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명이 더 단축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는 뇌 속 프리온 단백질의 변형과 관련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잠복기간이 20년 이상이며 생존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추정된 감염 경로는 오염된 인조경막이나 각막이식 수술, 광우병에 걸린 소에 든 프리온을 섭치했을 경우, 유전, 돌연변이 등이 있다.
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