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개인정보 빼돌린 곳이… ‘A사 위탁업체’
코웨이 개인정보 빼돌린 곳이… ‘A사 위탁업체’
  • 유수정 기자
  • 입력 2013-02-13 15:56
  • 승인 2013.02.13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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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코웨이에서 198만 고객의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된 가운데 관련 정보가 대기업 A사 정수기 위탁판매업자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드러나 두 업체 간의 악연이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코웨이(구 웅진코웨이)의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를 받고 있는 김모(49·여) 씨는 빼돌린 정보를 A사 정수기 위탁판매업자에게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1년 코웨이 경기지역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7~8회에 걸쳐 회사 보안서버에 접속해 고객 198만 명의 개인정보를 빼냈다.

이후 지난해 6월 말 전 직장 동료인 H&C 일렉트로닉 대표 김모(43) 씨에게 해당 정보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H&C 일렉트로닉은 A사 정수기 위탁 판매법인 8곳 중 판매실적이 가장 좋은 회사다. 김 대표는 2011년 말 코웨이를 퇴직한 뒤 지난해 1월부터 H&C사를 운영해왔다.

김 대표는 전달 받은 고객 정보를 직할본부 판촉 활동과 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 등 8개 지사에 전달해 A사 정수기 판촉 활동에 사용했다.

특히 코웨이 고객 정보에 기재된 정수기 제품명과 이용 금액 등을 살펴본 뒤 동급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거나 같은 가격의 고급 모델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에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한 달 평균 350건, 총 2000여건 가량의 판매실적으로 4억 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코웨이 직원 김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김 씨로부터 고객정보를 넘겨받아 텔레마케팅 영업활동을 하며 4억 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H&C 일렉트로닉 대표 등 1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 사건이 A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계기로 두 업체 간의 악연이 다시 한번 재 조명됐다. 국내 최대 정수기 업체인 코웨이와 후발 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A사와의 경쟁 구도가 그동안 숱한 갈등의 양상을 일으켜왔던 것.

앞서 두 업체는 2011년 A사의 광고 문구로 인해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당시 A사는 자사 정수기 광고 문구로 ‘정수기 플라스틱 수조로 받은 물은 먹는 물이 아니라 씻는 물’이라는 네거티브 마케팅 방식을 사용해 플라스틱 수조를 사용하는 코웨이의 제품을 직접적으로 비방한 바 있다.

이에 코웨이 측은 자사 제품을 비난한 것이라며 A사에 즉각 이의를 제기하고 방송 광고 중지요청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홍준기 코웨이 사장은 “A사 측에 스테인리스가 플라스틱보다 더 낫다는 이유를 대 보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그 이후로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었다.

이밖에도 지난해에는 A사의 손연재 스페셜 에어컨(매직 윈도우) 제품이 코웨이의 초슬림 공기청정기 디자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양사가 공방전을 펼치기도 했다.

crystal07@ilyoseoul.co.kr

유수정 기자 crystal0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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