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미담’ 기사조차 당선인에게 ‘오더’ 받아야 할판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친인척 및 사생활 관리에 나섰다. 정치권 일각에서 역대 대통령은 대부분 가족 및 주변 지인들의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탓에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친인척이나 지인들이 구설에 오를 경우 사실상 박 당선인으로선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박 당선인이 친인척 관리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몸조심하라’, ‘인터뷰를 하더라도 오더를 받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령 한국재난구호 총재 부부와 남동생 박지만 EG 회장 부부가 구설수에 올라 ‘친인척 관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이 여권 내에서 나돌았다. 특히 박지만 회장의 경우 박 당선인의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1977년 육사에 들어가 1986년 대위로 전역한 박 회장이 육사 37기 출신이라는 점에서 ‘육사37기 동기생’들이 주목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박 회장은 최근 사람들과의 접촉을 삼가고 있다.
박지만, 일식집 방문 왜?
이런 가운데 박 당선인의 동생 박 회장은 오랜 친구사이로 알려진 O씨와 O씨의 지인 P씨를 지난 1월 31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서울]은 O씨의 지인 P씨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O씨가 P씨를 대동해 만날 이유가 없고,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왜 만났을까.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일요서울]이 사실 확인에 들어갔고 이에 대해 O씨의 지인 P씨는 “처음 만난 자리였다”며 그 자리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 3인이 만난 장소는 서울 서초구의 한 일식집이다.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일대에 위치한 S업소로 친목도모 차원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P씨는 “박 회장과 O씨는 친분이 두터워 서로 거리낌 없이 만난다”며 “이 자리에서 서로간의 안부를 묻는 정도였고, O씨와 가까운 A 전 의원이 사면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얘기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별 말이 없었다고 한다. O씨가 얘기하는 것을 들을 뿐 말도 극도로 아꼈다고 전했다. P씨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대한 말수를 아꼈고, O씨가 질문하는 것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라는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P씨가 박 회장에게 근황을 물었을 때 “요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P씨는 “처음 자리에 참석하다보니 주변을 의식해 말을 아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회장은 사람을 좋아 하기로 소문이 났는데, 누나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다보니 행동과 말을 매우 조심하고 있다”며 “박 당선인이 ‘세게’ 압박한 것으로 보여,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해 지금은 상당히 꺼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선 과정에서 삼화저축은행 비리 문제 등으로 구설에 오르내린 바 있다.
여기에 박 당선인이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 사전에 강력하게 예방하고 문제가 생기면 상설특검을 통해 즉각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박 회장 스스로 몸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생활 공개 부담스럽다?
이 뿐만 아니다. 박 당선인은 최근 주변 지인들까지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당선인의 삼성동 자택에서의 생활, 취미 등등에 대한 밀착 취재조차 힘들다. 일례로 한 언론에서 박 당선인의 친구나 지인들을 통해 ‘박근혜 사생활’을 취재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던 것.
해당 기자는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몇몇 인사들을 접촉했다. 박 당선인이 삼성동 자택에서 어떻게 지내는 지, 취미, 특기 등을 밀착취재하려고 했지만 만나는 지인들마다 박 당선인에게 ‘오더’를 받아야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당선인 사생활 관련해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에게 취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박 당선인의 오더가 떨어져야만 취재에 응하겠다는 답변을 받아 중간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이 공식일정 이외에 다른 일정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는 만큼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박 당선인이 사생활 및 ‘친인척·주변 지인’들을 철저히 단도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의 주변 지인들까지 철저하게 ‘보안’을 걸어놓은 탓일까. 정치권 안팎에서 박 당선인의 친구라며 찬조연설을 한 A씨에 대한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A씨는 “박 당선인의 친구가 아니다”라는 게 소문의 골자다.
박 당선인은 어린시절부터 퍼스트레이디 삶을 살아와 항상 경호원이 붙어 다녔다. 동기생 친구들을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때문에 참모들은 초중고등학교 동기생들을 수소문한 끝에 박 당선인과 일면식도 없는 A씨에게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그러한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당선인의 친구라고 하는 A씨에 대해 당선인 측에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하지 말라고 하는 등 집중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각 언론사에서는 A씨에 대한 취재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박 당선인이 ‘친인척·주변지인'으로 관리 대상을 넓히는 모습이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박형남 기자 7122lov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