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들의 연말 연시 ‘불륜대첩’ 아시나요?
유부남들의 연말 연시 ‘불륜대첩’ 아시나요?
  • 서준 프리랜서
  • 입력 2013-02-12 17:25
  • 승인 2013.02.12 17:25
  • 호수 980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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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불륜’~ 전술 통할까

[일요서울 | 서준 프리랜서]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의도에서 열렸던 이른바 ‘솔로대첩’이 많은 화제를 낳았다. ‘엉만튀’ 등의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면서 솔로들의 연애 이벤트 역사상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솔로들에게만 ‘솔로대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연말연시 ‘불륜애인’과의 이벤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유부남, 유부녀들의 ‘불륜 대첩’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연말연시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륜을 저지르는 남녀에게는 여간 고역의 시간이 아니다. 배우자의 눈치를 보면서 호시탐탐 외출을 할 기회를 노리지만, 아이들과 놀아주랴 집에서 연말연시 분위기를 내랴 영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연시 일부 유부남, 유부녀들이 배우자 몰래 벌인 바 있는 ‘불륜대첩’의 풍속도를 집중 취재했다.

유부남 직장인 이모(41)씨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었다. 자녀가 둘이나 있는 이씨지만, ‘내연의 여인’과 연말을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의 불륜 사실을 전혀 모르는 아내와 자녀들은 아빠와 함께 보내는 즐거운 연말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아이들은 아빠에게 선물을 바라고 아내는 남편에게 사랑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씨 역시 이러한 사실을 알기에 평소 꾸준히 가정에 충실해 온 것이 사실이고, 더 나아가 아빠로서의 역할도 잘 해오기도 했다.

아내와 애인,
그 둘 사이의 방황

그런데 문제는 연말에는 내연의 여인도 이씨에게 사랑을 바란다는 사실. 그런 점에서 연말에 하루라도 시간을 내 불륜녀와 서울 인근 드라이브라도 가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두 집 살림’까지는 아니어도 두 명의 여성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남성의 입장에서는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다.

가정에만 충실하자니 불륜녀와의 잠자리가 그립고, 또 불륜녀와의 잠자리만 추구하자니 아내와의 불화가 걱정스러운 것이다. 결국 이씨는 평일 잠시 짬을 내 불륜녀를 허겁지겁 만나고 저녁에 일찍 들어가는 방법을 구상했다. 하지만 직장인인 이씨가 불륜녀를 대낮에 만날 시간을 빼기란 그리 쉽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씨는 이러한 자신의 현실을 ‘대첩’이라고 불렀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물론 불륜이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현실적으로 남성들이 가정에만 충실하기도 쉽지만은 않다. 연말이 아닌 평소에는 출장이나 회식 등을 핑계로 불륜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지 않지만, 연말만 되면 시간을 빼기가 영 쉽지 않다. 거기다가 아내와 불륜녀가 모두 연말에는 자신과 시간을 갖길 원하기 때문에 유부남의 입장에서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물론 따지고 보면 불륜녀보다는 가정에 충실한 것이 원칙이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불륜녀와의 달콤한 잠자리를 꿈꾸게 되는 것이 아닌가. 정말이지 연말은 ‘유부남들의 불륜 대첩’이 일어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 이러한 상황에 놓인 유부남이 나 뿐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때로는 과감한 전략 전술로 이러한 불륜 대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남성들도 있다. 아예 한 달 전부터 ‘연말 해외 출장’을 예고하고, 적절한 시기에는 또다시 가정에 충실한 방법으로 양쪽 모두를 끌어안는 양동작전을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2월 초 순 경부터 ‘회사에서 신년 해외 프로젝트를 위한 워크숍을 간다’는 이유로 25일 이후부터 31일 전까지 해외 출장을 잡아놓은 후, 그 이후의 신정 연휴 등은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 당연히 ‘연말 해외 출장’이란 곧 ‘불륜녀와의 해외여행’을 다르게 표현한 말이다. 이렇게 사전에 치밀하게 전략전술을 짜 놓은 후 차근차근 계획에 옮기면 그나마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이 불륜대첩에 임하는 남성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직장인 박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실 유부남들에게 불륜은 치열한 머리싸움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금새 아내가 눈치를 채고 결국에는 꼬리를 붙잡혀 한 평생 ‘나 몰래 바람을 피웠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며 아내에게 구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처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불륜 유부남들은 치밀한 두뇌 플레이로 모든 시나리오를 사전에 대비하고 이를 철저하게 계획으로 옮겨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해외 출장이라는 것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편이다. 물론 자신들이 맡은 업무에 따라서 이러한 활용법은 다르겠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불륜대첩을 기획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다른 모든 영역은 아내가 개입을 할 수 있지만, 회사에서의 업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아내의 개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 걸리면
행복은 악몽으로 변해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꼭 유부남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때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유부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녀들 역시 엄연히 가정을 지키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혹은 자신이 사랑하는 남성과 꿀맛 같은 휴식을 위해 온갖 머리를 쓰며 시간을 내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런 경우는 대개 가정의 경제권을 여성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커플은 가정 내 발언권이 여성이 더욱 센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성들만큼 ‘불륜 대첩’을 치러내기가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그 중에는 동창모임, 사우나 모임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여성들의 모임이 있기 때문에 이를 핑계로 대면 그리 어렵지 않게 시간을 낼 수도 있다. 물론 이는 남성들이 지나치게 자신의 아내를 의심하지 않을 때의 일이다. 한 유부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제 남편과는 잠자리를 하지 않은지도 거의 1년이 되어갔다. 경제적 능력이 없고 무능한 남편과는 정이 다 떨어졌고, 더 이상 사랑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런 만큼 나에게는 새로운 남자가 필요했고, 그래서 6개월 전부터 지금의 애인과 만나왔다. 그런데 그 남자도 늘 나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연말에는 꼭 한번 여행을 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왔다. 비록 길지 않은 1박 2일 정도의 짧은 여행이겠지만, 그것만 갈 수 있어도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동네 아줌마들과 온천 여행을 떠난다고 하고 애인과 함께 여행을 갈 수 있었다. 비록 남편에게는 좀 미안한 일이기는 하지만, 나도 내 인생을 즐길 권리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연말에 애인과 보낸 시간은 정말로 행복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이러한 불륜대첩을 잘못 치렀다가 배우자에게 호되게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회사를 핑계로 해외 출장을 간다고 했다고 배우자가 회사로 전화를 걸어 출장일정을 체크해 보게 되면 이는 곧바로 ‘들통’이 나게 마련이다. 또한 비록 ‘동네 모임’이라고 하더라도 평소에 남편이 아내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가 느닷없이 전화를 걸어보게 되면 이 역시 곧바로 탄로가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불륜대첩은 늘 위험성을 안고 있게 마련이다.

게다가 이렇게 한번 들통이 나게 되면 적으면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배우자로부터 원망을 듣게 되고 이것이 ‘원죄’가 되어 자신을 괴롭히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2년 전 필리핀으로 불륜 여행을 떠났다가 아내에게 걸린 적이 있다는 김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정말이지 그날부터 악몽의 시작이었다. 아내는 곧바로 이혼을 요구했지만, 나는 결코 이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정말이지 그때부터 구박이란 구박은 모두 당해봤고, 집과 회사 밖에 없는 생활을 해야 했다. 말이 ‘남편’이지 정말 노예와 같은 생활을 했다. 달콤했던 불륜여행이 악몽으로 변했다.”

많은 유부남, 유부녀들이 ‘나는 걸리지 않겠지’라는 생각에 이러한 불륜대첩에 과감하게 임한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러한 현실에서 자신이 겪여야 할 시련은 정말이지 만만치 않은 것이다. 때로는 불륜에 대한 달콤한 유혹보다는 가정에 충실하고 현재 자신과 함께 있는 배우자와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한 인생을 위한 보다 나은 선택일지도 모를 일이다.

서준 프리랜서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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