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家 딸들 ‘구설수’
재벌家 딸들 ‘구설수’
  • 박수진 기자
  • 입력 2013-02-12 15:13
  • 승인 2013.02.12 15:13
  • 호수 980
  • 3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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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치고 돈 떼먹고 마약까지 딸바보 회장님은 ‘속상해’

[일요서울│박수진 기자]재벌가 딸들의 성공적인 사회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그 이면의 모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성 경영인이란 타이틀 아래 선 굵은 경영을 선보이는 딸들도 있지만, 사기·마약·이혼 등으로 각종 구설수에 오른 딸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회장님들은 사고뭉치 딸로 인해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예부터 자식만큼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했던가. 이는 돈 많은 회장님들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인가 보다. 부족할 것 없이 자란 공주님들이 어쩌다 사건·사고로 회장님들의 속을 태우는지 들여다봤다.

남승우 풀무원 사장 장녀, 사기혐의 연루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차녀, 용역비 미지급 논란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딸, 마약하다 덜미
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딸, 부정입학 연루

전 남편과 함께 사기 혐의

남승우 풀무원 사장은 장녀 남모씨 때문에 한동안 속을 태웠다. 남씨가 이혼한 전 남편과 함께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당한 것도 모자라 파산 신청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파산 신청의 배경을 두고 ‘채무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고 지적해 남 사장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 남승우 풀무원 사장

남부럽지 않게 살았을 것 같은 남씨가 어쩌다 사기혐의에 연루된 것일까. 이는 남씨가 2010년 전 남편인 박모씨와 함께 지인 소개로 만난 정씨에게 40억 원을 빌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들이 빌린 돈은 박씨가 운영하고 있던 코스탁업체인 ‘네이쳐글로벌’의 유상증자에 투입됐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네이쳐글로벌은 대표이사의 횡령 및 배임 사건으로 4개월 뒤 상장 폐지됐고, 남씨와 박씨는 투자한 돈을 전부 잃었다. 

투자 금액을 고스란히 날린 남씨와 박씨는 정씨에게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했고, 결국 정씨는 두 사람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자 남씨는 지난해 5월 국내 대형로펌인 태평양을 선임해 파산 및 면책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원에 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씨의 파산신청을 두고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20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중견그룹의 오너 딸이 ‘돈 한 푼 없다’며 파산 신청까지 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 다는 것이다. 게다가 파산 신청을 한 사람이 막대한 수임료가 요구되는 국내 대형로펌인 태평양을 통해 파산신청을 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이를 두고 정씨는 한 매체를 통해 “남씨가 채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법을 악용하고 있다”며 “두 사람은 돈을 빌리기 전인 2010년 1월, 이미 서류상으로 이혼한 상태였음에도 차용 당시 자신들을 부부라고 속였다. 모든 게 계획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씨는 남씨가 청구한 파산 및 면책신청에 대해 법원에 채권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파산관재인을 통해 남씨의 은닉재산이 있는지 조사하는 등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한 내용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남편 사생활 뒷조사 의뢰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역시 차녀인 강모씨가 검찰에 고소되면서 얼굴을 붉혔다. 강씨가 경호업체 직원을 고용한 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질 않았다면서 용역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강씨는 2010년 12월 전 남편의 사생활을 캐달라며 한 경호 용역업체를 찾았다. 강씨는 업체 직원인 송모씨에게 전 남편의 내연녀로 의심되는 여성을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정확한 정보가 없었던 터라 송씨가 2개월간 밤낮으로 뛰어다녔음에도 강씨가 원하는 결과물은 찾을 수가 없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송씨가 대금 지급을 요청하자, 강씨는  성과가 없었다며 송씨의 요청을 묵살하면서 발생했다. 결국 송씨는 일을 그만뒀고, 2011년 3월 강씨 앞으로 ‘미수대금 1500만 원을 지급해 달라’는 내용증명서를 보냈다. 그러나 강씨는 이마저도 무시했다.

돈을 받을 길이 없었던 송씨는 같은 달 강씨를 상대로 용역비 청구소송을 법원에 냈고, 10개월이 흐른 지난해 1월 1심 재판이 끝났다.

재판부는 “강씨는 송씨에게 1500만 원과 이에 대해 2011년 7월 1일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소송비용도 강씨가 부담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강씨는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장을 제출했다.

마약에 부정입학까지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은 어린 딸의 마약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딸인 정모(22)씨가 지난달 21일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기 때문이다.

▲ 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검찰에 따르면 정씨 등 4명은 지난해 8월말 자택 근처 골목길에 세워둔 차량 안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대마초를 건네받고 함께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씨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부인하며 같은해 12월 해외로 출국했지만, 보름 뒤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혀 불구속 입건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경찰은 “정씨로부터 채취한 머리카락과 소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대마초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정씨도 범행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故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셋째 딸인 박모씨는 지난해 9월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에 휘말렸다.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중남미 국가의 국적을 취득한 것처럼 가짜서류를 제출했다는 혐의를 받은 것이다. 박씨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둘째 며느리이자, 김황식 국무총리의 조카며느리이기도 하다.

최현열 NK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최모씨는 남편 김모씨와 지난해 6월 비밀리에 이혼했다. 2008년부터 별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최씨가 김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3년간 지루한 공방 끝에 결국 갈라섰다.

soojina6027@ilyoseoul.co.kr

박수진 기자 soojina60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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