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젊은층 맹목적 애국주의 만연
중국 젊은층 맹목적 애국주의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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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8-05 09:00
  • 승인 2004.08.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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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취재와 관련, 몇 명의 중국인과 한국인들을 접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기자가 중국생활 중에 우려하던 것이 비단 기자 개인의 기우만이 아님을 확인하게 되었다. 다름아닌 중국인에 대한 중국정부의 통제력 약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중국에서 계획생육(計劃生育)이라는 1자녀 갖기 등의 산아제한 정책이 시작된 것은 1978년. 따라서 대부분의 70년대 생은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세대중의 하나이다. 바로 이들로부터 중국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기존의‘중국인다운’ 중국인과는 여러모로 뚜렷이 구분되는 또다른 중국인이다.

이들은 중국을 건국한 마오쩌뚱과는 거리가 멀며 오늘날의 중국을 규정짓고 있는 문화대혁명과도 무관하다. 그들이 아직 채 태어나기 전 혹은 아주 어렸을 때 마오쩌뚱이 사망했으며 혁명의 소용돌이도 가신 상태였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우리가 흔히 머릿속에 연상하는 경직된 중국과는 거리가 먼, 덩샤오핑의 탈이념, 실용주의 노선시기에 탄생 혹은 성장한 첫 성인세대이다. 좀 더 달리 표현하자면 출생과 더불어 서방 자본주의적 환경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태에서 성장해 온 ‘신중국인’ 세대인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언행은 기존의 중국인들과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집단의식이나 검소함, 자족 등과 같은 기존의 중국적 사회관념이 더 이상 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부모세대들은 없는 살림 아껴가며 한푼두푼 저축으로 일관해왔지만 이들은 돈 없으면 대출받고 카드 긁어가며 자동차를 구입하거나 취미활동을 위해 지출하는 등 발전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과실을 향유하며 철저히 개인적인 삶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정부에 의해 중화민족의 우수성을 줄기차게 주입받아온 그들의 ‘중국’과 ‘중화민족’에 대한 맹목적 애국주의와 애족주의가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그 한 예를 올해 초에 있었던 한국의 축구응원단 ‘붉은 악마’에 대한 축구 응원단의 폭력행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중국’과 ‘중화민족’이라는 단어앞에는 순식간에 냉정을 잃고 흥분하며 폭력도 불사하게 된다.

그들의 이와 같은 경향은 중·일관계나 중·미관계와 같은 국제관계에서 잘 나타나는데 특히 중·일관계에서는 일본과의 우호관계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는 중국정부를 신랄히 비난, 인터넷 등을 통해 격렬하게 반일운동을 주동하거나 중국에 있는 일본관련 시설이나 일본인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교육을 시켜 온 중국정부도 급기야는 마치 키워 준 맹수새끼에게 물리듯 이들의 요구를 무시하거나 경시할 수 만은 없게 되었으니 13억 인민의 정제되지 않은 민족주의의 분출은 상상만 해도 대단히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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